인생주기/노인문제

[스크랩] 고령사회의 노인(2)

맑은샘77 2006. 10. 10. 21:13
고령사회의 노인(2) -김일훈

평균수명이 천천히 늘어난 고령화 사회

 

 20세기 초 미국의 평균수명이 47세였던 것이 오늘날 평균 77세(남자 74, 여자 80세)로 장수하게 되었으니, 100년 사이에 30세가 증가한 셈이다. 19세기 말까지 인류역사 5천년간에 평균수명연장이 20년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단숨에 30년 수명연장을 이룬 불가사의의 20세기에 태어난 우리는 참으로 복을 타고났다고 하겠다.

 

 선진국가에서 20세기 초(1900년)의 사망원인은 그의 전적으로 전염병을 주로 한 급성질환이었고, <그림 1>의 맨 위의 평균수명선(From Birth)에서 보듯, 이러한 질병이 퇴치됨으로서 1950년부터 선의 상승이 낮아져서 선의 “직선화”에 근접했다.


 유아사망률 감소, 항생제와 면역왁친에 의한 전염병퇴치, 그리고 최신의료기술과 치료법 덕분에 20세기 전반(1900-1950)의 평균수명은 20세(47세부터 67세까지)나 연장했다가 다음 주춤했다.


 이 기간에 급성질환이 정복되고 다음 만성질환으로 대치됐으며, 미국의 3대 사망원인은 심장질환과 암과 뇌혈관질환이고 한국도 순서가 다를 뿐 마찬가지 노년기질환이다.


 1990년대에 들어 주로 예방과 생활양식개량으로 만성질환이 감소됨에 따라 수명이 더 연장되었으니, 금연과 운동과 음식조절, 그리고 이상적 체중유지 등이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오늘날의 의학은 급성이 아닌 만성질환, 병의 치료보다 만성병예방, 노인병의 완치보다는 연장, 병 없는 기간보다는 삶의 질(QOL)이 있는 기간 등에 초점을 맞추어야하며 그렇게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950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평균수명증가가 주춤했다가 다시 10세(67세부터 77세까지)가 올랐다. (참조: 표1-1의 맨 위의 선-From Birth).


 20세기 후반에 서서히 이룬 평균수명 10년 연장은 생활습성병 예방으로 성취한 결과라는 점에서 특기할만하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75세까지 장수한 노인의 잔여수명은 100년 전(1900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표 1-1에서 보듯 맨 아래 From Age 75의 점선은 평탄한 직선이다. 이 직선이 뜻하는 바는 급성질환을 모면하고 섭생을 잘하여 노화현상이 적었던 옛날노인은 현대장수노인과 다를 바 없이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미국인수명의 연대별 통계표를 보면 80세까지 장수한 미국남자는 120년 전(1880년)에는 평균 6.8년 더 살수 있었는데(잔여수명이 6.8년), 107년 후(1987년)에는 80세 노인의 평균 잔여수명이 그 때와 다름없다 할 7.0년이다. 다시 말하자면 섭생을 잘했던 극히 일부의 옛날 80세 노인들이나, 허다한 현대 80세 노인들도 죽는 시기는 비슷하다.

 

 앞장에서 언급했듯이 현대과학의 힘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최장수명은 일정하다. 따라서 고령화시대의 노년기의료는 노화방지와 생활습성병 예방에 주안(主眼)을 둘 것이며, 노인들은 거동이 힘든 골방노인이 되지 말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속하며 보람있는 잔여인생을 살아가게끔 유도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상적인 고령화시대의 죽음-

 

 위의 사실을 유의하고서 노년기 인생사에 최선을 다하다가 때가 오면, 즉 자기에게 주어진 숙명에 이르면 조용히 물러서는 것이 이상적인 인생종말일 것이다. 노력해서 성취한 “인공생명”을 끝까지 살다가, 마치 1년생 식물(植物)의 일생과 같이 시기(MLS. Maximum Life Span)가 오면 일제히 인생을 하직하는 것이 고령화사회의 이상적인 인간상일 것이다.

 

 1백년 미만의 우리 인생이 짧다고도 하겠지만, 어느 시일에 이르면 갑자기 소멸하는 잔여인생을 <그림 2>의 곡선커브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표를 보면 100년 전(1900년) 인간이 50세까지 살수 있던 확률은 50%를 좀 넘었으나, 1980년 후는 근 100%가 되었다. 그리고 80세 까지 장수할 확률은 100년 전엔 10% 전후였고, 20년 전에는 35%에 불과했으나, 현재(Ideal)는 90%에 가깝다.


 최근의 사망연령도 <그림 3>에서 보듯 전적으로 80세 안팎이다.


 표1-2서 이전에는 연령별사망형태가 천천히 하강하는 경사곡선이었으나, 만성질병을 극복하고 자연사에 이르는 현재는 ㄱ자형의 급전직하하는 곡선(rectangular survival curve)을 이룬다.

 

 장차 이 곡선형으로 죽는 것이 이상적이라 해서 이를 "Ideal곡선"이라고 부른다. 이상적 사회여건에서 자연사하는 연령은 이 곡선에서 보듯이 85세에서 멀지가 않다.


 Ideal 곡선커브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는 노년기만성질환을 극복하며 오래 살고 나서 “직각하락”하는 종말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이라는 것이다.

 

 최근 사망한 영국여왕 모후는 101세까지 천수를 누리다가 마지막 순간(MLS) 잠자면서 숨을 거두었다. 사망한달 전에 먼저간 딸 마가렛 장례식에도 지팡이를 집고 참가했던 그녀의 죽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자연사라 하겠다.


 20세기 후반부터 주로 섭생이라는 각자의 노력으로 연장된 노년기의 “인공인생”을 즐기다가, 때(MLS)가 오면 미련도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라는 뜻이 담겨있다.


 벚꽃과 같이 끝까지 피었다가 때가 오면 하루아침에 일제히 지는 듯 하라는 말이다.

 

-활동을 장려하는 노년기-

 

 문제는 고령화사회가 아무리 길어도 MLS이라는 한계선이 있음으로, 노인들 수는 어느 정도 늘다가 멈추게된다. 만성질환과 노화현상을 막음으로서 활동하는 노인, 사회에 도움 주는 노인층이 증가하여 사망직전까지 사회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건강한 노령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즉 어두운 고령화사회를 밝은 사회로 만드는 길은 노년기의 건강수명을 연장하는데 있다.


 과거에는 간호 받고, 음식도 먹여주고, 보호만 받던 삶이었으나, 앞으로는 여기서 벗어나 독립생활하며 자기표현의 기회를 갖고 자기결정권을 가지며 다방면의 활동으로 자아성취도 달성하는 노령기사회를 기대해본다.


 현 미국노인은 법적으로 은퇴연금과 노인보험혜택 받는 65세부터 시작이나. 앞으로 10년 내에 67세로 연기될 전망이다.


 일본은 의료보험법 개정에서 특별혜택 받는 노인연령을 종전의 70세 이상에서, 2003년도부터 75세 이상으로 올렸다. 75세까지 건강한 노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건은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 듯이, 심장, 폐, 근육, 관절 등 인체장기도 많이 사용해서가 아니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노화 즉 기능장애가 빨리 온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많이 사용함으로서 닳는 것이 아니라, 녹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 최신의학의 개념이다.


 그래서 심장전문의는 "앉아만 있지 말고 달려라", 그리고 관절전문가는 "쓰든지 잃든지 알아서 하라"는 경고를 한다.


 암의 예방에 있어서도 2002년도 미국암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운동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있다.

 운동(활동)은 건강음식 및 이상적 체중유지와 더불어 동맥경화와 암을 예방하는 3대 요소로 오랫동안 지적돼왔으며, 특히 21세기부터는 3대 요소 중 첫 번 서열로 손꼽게됐음을 알린다.


 2002년도 AMA의 국민건강을 위한 결의문 내용에도 “매일 적절한 운동을 하라"는 것이 포함되어있다.


 현대적 노년기는 옛날의 골방인생에서 뛰쳐나와, 야외의 활동적인 삶을 즐김으로서 건강수명 마지막까지 달리는 인생이 될 것이다.

출처 : 사랑말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