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화-커뮤니케이션

영어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10가지 방법

맑은샘77 2010. 3. 22. 21:26

최지은의 미국통신 

저녁에 모임이 있다하여 엄청난 교통체증을 뚫고 달팽이관처럼 꼬불한 주차장에 곡예사처럼 주차를 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다들 와인잔 하나 접시들고 회의실로 이동을 한다. 뭔 회의실-.- 모임내용도 잘 안보고 뛰어 왔는데 이번 세션은 주제가 Effective communication-Public speaking이라고 한다. 한국말로 하면 효과적인 소통-대중연설 정도가 될 것이다. 




두 명의 연설자가 초대되었는데 두 명 다 이곳 스피커 그룹(매주 모여서 각자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을 서로 비평해주는 단체)소속이다. 한사람은 너무 장례식에 온 듯 우울하게 한사람은 자신이 5만 명 대중 앞에 선 듯 쩌렁쩌렁 연설을 한다. 진정 스피커 그룹에 다녀야 할 사람들이구만 하며 살짝 웃는데. 이 곳 멤버들도 돌아가며 Impromptu speech(즉석연설)을 시킨다고 한다.

에고 매번 모임도 빡빡하네 하면서 접시에 얼굴을 박고 앉아 있는데 제일 먼저 맨 가장자리에 있던 나를 시킨다. 웃는 걸 본 건 아니겠지 하며 먹던 접시를 내려놓고 일어서는데 자신이 제시한 주제에 맞게 3분 동안 이야기 하는데 1분이 지나면 파란불이 2분이 지나면 노란불이 3분이 지나면 빨간불을 켜준다고 시간 맞추어서 하라고 한다. 저런 장치는 사람들을 더 긴장하게 만들지 않나 하며 사람들 앞에 섰다. 주제는 대중연설을 할 때의 장애물에 대하여 라고 한다.


나의 연설시 큰 장애는 영어라고 어차피 모국어가 아니니 힘들다고 말을 시작한다. 이어서 몇마디 .....파란불이 켜지고 더하라는 손짓, 할 말 딱히 없고,  “그러면~~ 노란불이 켜지기 전에 우리들의 장애물이 무엇인지 한사람씩 재빠르게 이야기 해볼까요^^ ?”했더니 딱딱하고 무료하게 앉아있던 사람들이 모두 하하 하하 웃는다. 사람들이 영어를 쓰면서 힘들었던점 또 극복해 갔던 이야기를 질문 받아가며 대화해가며 거뜬히 몇 분을 넘겼다. 모두들 재미있어 한다. 빨간불 파란불 따위는 잊어버린 지 오래다.


사실 내 전공이 커뮤니케이션이니 그들보다는 이런 종류의 발표는 미리 연습을 많이 한 셈이었다.

미국 언론, 홍보, 매스 미디어 등의 학과가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은 대부분 필수로 이 대중연설 학(public speaking class)을 들어야 한다. 미국대학 입학 후 첫 클래스가 대중연설이었으니 지금생각해보면 어이없는 수업선택이었다. 이 수업에서는 총 7개의 연설, 자기소개, 결혼식 축하연설, 기업 프레젠테이션, 사실전달 위주의 연설, 설득목적의 연설, 소 그룹상대 연설, 즉석연설을 2주에 한번 씩 학기 내 내 본다. 


사실 첫 발표시험은 준비해간 종이에 머리를 박고 줄줄이 읽어 내려갔는데 보기 좋게 C를 받았다. 하지만 의지의 한국인답게 마지막 수업에서는 모두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전체평점 A를 받았었다. 사실 졸업장을 받아든 지금도 영어발표(연설)은 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배웠던 것 그리고 내가 연설들을 준비하며 고쳐나갔던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준비과정   





1.누가 대중인지 생각하자.


우선 영어연설이니 영어를 쓰는 사람들! 그러나 영어를 쓰는 대중도 다양하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직업도 여러 가지이고, 또 영어를 쓰는 외국인일 수도 있고, 학력, 경제적 계층, 도시 또는 시골사람 등 여러 가지에 따라 다른 종류와 질의 영어를 준비해야 한다.



2.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문장과 단어들로 연설문을 준비하자.


연설이라고 해서 멋있는 단어들을 써야겠다 싶어 잘 모르는 단어들과 문장들로 연설을 만든다면 단어에만 신경 쓰다 연설자체의 흐름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들 위주로 그 중 대중과 어울리는 단어들을 골라 연설문을 만들어 본다.
연설문을 준비한 후에는 문장과 단어들이 입에 붙도록 최대한 오랫시간 연습한다.



3. 연설문의 주제와 흐름을 기억하자.


연설문 문장 문장을 완벽하게 외우는 것보다 전체 주제와 흐름을 먼저 기억한다. 혹 한 부분이 빠졌다고 해도 또 사람들이 질문 등을 해서 연설문대로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발표를 해 나갈 수 있다. 


4. 시각적 설명 도구를 사용하자.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 말로 설명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 요즘은 파워포인터 등 효과적인 소프트웨어가 있으니 되도록 시각적인 것들 위주로 연설이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꼭 기억하실 것은 2단계 3단계 대안을 꼭 마련하셔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연설장에 가보면 컴퓨터 스크린이 없을 경우, 자리가 스크린을 보게 되어 있지 않은 경우, 심지어 불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 갖가지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준비를 해 놓는 것이 좋다.



연설시  




5. 관객의 눈과 마주치자.


아마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듯싶다. 동양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거나 연설을 할 때 대부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미국사람들은 대화나 연설시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연설자가 무엇을 숨기고 있다거나 확신이 없다던가 관객을 염두에 두지 않는 다고 생각한다. 소규모일 경우 관객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쳐다보며 대규모일 경우에는 앞자리나 뒷자리 쪽이더라도 관객 쪽을 보며 연설을 해야 한다.
여러대중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말고 한사람 한사람 개개인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상상한다면 연설하고 있다는 중압감에서도 벗어나기 쉽다.


6. 대화하듯 연설하자.


외국어인 경우 책을 읽듯 연설문을 그대로 읽어나가면 관객은 무슨 말인지 거의 못 알아듣는다. 우리나라말도 책을 읽을 때는 톤이나 감정들이 모두 일정하게 되어버리듯 영어도 연설문을 그대로 읽어버리는 경우 악센트나 톤이 많이 사라진다. 이런 상황에 발음까지 정확하지 않으니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정확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관객을 보고 이야기하듯 말하면 톤과 악센트들이 살아나면서 관객들은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다.


7. 연설문은 카드에 준비한다.


연설문을 컴퓨터에 쓴 후 A4 용지에 프린트 한 후 연설장에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한번 문장위치를 잃어버리면 거의 다시 찾을 수 없다. 방송진행자들이 들고 하는 카드처럼 한 손에 들어오는 카드에 한 템포 쉴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끊어 하나의 카드에 적는 식으로 연설문을 작성한다.


8. 제스처를 많이 사용한다.


내용에 맞는 제스처를 많이 사용하면 더욱더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자신있어 보인다. 하지만 긴장할 때  머리를 자꾸 만진다던지 하이힐 뒤꿈치로 바닥을 찍는다던지 하는 버릇은 연설내용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된다. 고치기 힘들다면 머리를 묶는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버릇이 나오는 것을 막는다. 버릇 중 또 한가지 um(엄) 이나 I mean(아이 민)등 영어 문장사이 사이에 이런 말을 넣는 버릇은 관객이 집중하는 데 방해를 준다. 또한 다음 문장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I'm sorry를 연달아 이야기 하면 맥은 더욱 끊어진다.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정신을 차리고 제 흐름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말로 청취자를 이끈다.

9. 연설대 뒤가 아닌 무대 중앙에서 연설한다.


연설대 뒤에서 발표를 하는 것보다 무대 중앙으로 나서서 연설할 경우 관객의 장악력이 훨씬 커진다. 연극무대처럼 자신의 발표가 중심 일 때는 무대 중앙으로 가고 파워포인트나 시각적인 것을 보여줄 때는 스크린 바로 옆으로 빠져주고 하면서 연설 자체에 움직임을 주면 더욱 발표가 생동감 있게 느껴지며 흡입도도 높다.


연설뒤 



10. 질문에 대비하라.


미국발표시간이후는 무조건 질문을 받는다. 영어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알아듣기도 어려워 더욱더 긴장하게 되며 그런 상태로는 마무리하기까지 어려워진다. 되도록 많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 가고 만약 질문을 알아듣기 어렵거나 답을 정확하게 모를 경우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전문가 (학생인 경우 팀멤버 친구)들을 포진해 둔 뒤 그들이 대답을  할 수 있게 진행해 나간다.


                                                 * 관객이 알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말하라. *


기술적인 많은 것들이 잘 되었다 하더라도 내용이 관객에게 관심 없는 것이라면 관객은 집중하지 않는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말하는 뻔한 이야기보다 영어에 서툴러도 자신이 듣기 원하는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특별한 의견들 등에 미국인들은 더 관심을 두고 집중해 준다. 새로운 시각, 관객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연설문을 채운다면 조금 틀리는 발음이나 문장구조와 상관없이 큰 박수를 받으며 발표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