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흡연·음주
음주·흡연 시작 시기 거의 대부분 일치, 상대적으로 술에 관대
흡연과 음주가 습관화된 학생들로부터 담배와 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8명을 만났고, 서울 한 보건소에서 실시한 여고생 21명 대상 설문조사를 들여다봤다. 모두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금연교육을 받은 학생들이다. 담배와 술에 대한 오해가 적잖았다.
지난 15일 만난 중학생들은 대부분 흡연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주변 환경에 의해 시작되는 것 같다"며 둘러대기도 했고 "담배를 피울 뿐인데 왜 비행 청소년으로 확대 해석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일부는"나쁘다고 생각하지만 끊기 어렵다" 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음주에 대해 느슨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음주는 괜찮다" "술은 가끔씩 마시는 게 좋다" "담배는 끊을 생각이 있지만 술은 계속 마셔도 문제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고려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박상희 교수는 "성장기 흡연은 사고 능력과 지적 의욕을 감퇴시킬 뿐 아니라 술, 본드 등 다른 약물을 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우려했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이승환 임상강사는 "고차원적인 사고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은 통상 16세에 완성된다"며 "청소년기 음주는 뇌의 손상을 가져오고 학습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흡연과 음주를 시작한 시기는 거의 일치했다. 중학생 8명 가운데 6명이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술과 담배를 동시에 시작했다. 공통점은 8명 모두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었다. 술을 처음 같이 마신 사람은 친구(6명)였다. 여고생 21명의 흡연 시작 시기는 중학교 2학년(9명), 중학교 3학년(4명), 초등학교 6학년(3명) 순이었다. 주량이 소주 1병 이상이라고 답한 학생도 3명이었다.
술을 마시는 곳은 어른들이 없는 친구 집과 노래방, 호프집 등. 교복을 벗고 호프집에 들어가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주류 반입을 검사하는 노래방도 없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이들이 주로 놀러다니는 곳은 PC방 노래방 놀이터 당구장 등이었다. 통제 받지 않고 담배를 피우기 좋은 곳들이다. 독서실도 가끔 가지만, 담배를 빼놓진 않는다. 이들은 "PC방에서 어려 보이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십중팔구 여중생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담배가 떨어지면 꽁초를 주워 피우기도 한단다.
유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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