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청년

혼전성문제...미국

맑은샘77 2007. 1. 25. 11:11
2007년 01월22일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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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혼전 성관계 경험 95% 달해
남녀 모두 비슷한 비율, 65세 이상 여성도 88% 달해
이해동 기자 dewlikelee@gmail.com
미국의 보수적인 교회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는 동성애와 낙태 문제를 올해도 주요 이슈로 부각시켜 미국 사회에 기독교적 관점에 기초한 윤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이들의 성(性)문화가 동성애나 낙태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각 교회는 이들에 대한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의 노력이 단순히 금욕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십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금욕을 강조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사회 혼전 성관계 만연

최근 미국내 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90% 이상이 혼전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율은 남녀 모두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1940년대에 출생한 여성의 경우에도 높은 비율로 혼전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거보다 최근년대에 들어서 혼전성관계가 급증했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뉴욕에 소재한 싱크 탱크 단체 ‘거트매처 연구소’(The Guttmacher Institute)의 리서치 담당자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로렌스 파이너(Lawrence Finer)는 미국인 대다수에게 혼전성관계는 평범한 일상의 행위이며 지난 수십 년 동안 행해져 왔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성에 대해 무조건 절제만을 가르치는 정부의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며, 이 연구결과는 美 의학전문지 ‘퍼블릭 헬스 리포트’(Public Health Reports)에도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이 연구논문은 연방정부 산하 ‘미국가정발달조사원(National Survey of Family Growth)’이 1982년과 1988년, 1995년과 2002년에 실시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3,000명의 여성을 포함해 총 38,000명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논문은 시대별로 혼전성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파이너의 분석에 따르면 응답자의 99%가 44세 이전에 성 경험을 했으며 이들의 95%가 혼전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1950년대 이래로 미국인들이 혼전성관계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왔으며 광범위한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성적 관계를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연구 논문은 여성의 경우 혼전성관계를 시작한 비율이 실제로 남성의 경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혼전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던 것으로 알려진 과거의 세대에도 이러한 남녀 혼전성관계의 비율이 유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1950년에서 1978년 사이에 출생한 여성들 가운데 적어도 91%는 30세 이전에 혼전성관계를 경험했으며, 1940년대에 출생한 여성들의 경우 88%가 44세 이전에 혼전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너는 주장한다.

정부 시책에 실효성 의문

그는 이러한 자료들이 십대와 성인들 모두 결혼 전에 이미 성관계를 가져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주장하면서 연방정부가 12세부터 29세 사이의 연령층을 대상으로 혼전성관계와 관련해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절제만을 강조하는 것은 그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안전하게 성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 당국자는 성인들의 성생활을 정부가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욕 프로그램은 십대에게만 적용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가 실시하는 프로그램은 십대들의 성 경험을 늦추어 성 접촉의 횟수를 줄이는 동시에 성병감염 위험을 감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 미국정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금욕 프로그램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보수적인 단체에서는 이 연구보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회복이 관건

미국사회에서 한때 ‘혼전 순결운동’이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1993년 미국 내쉬빌에 있는 로즈 튤립 그로브 침례교회(Rose Tulip Grove Baptist Church)에서 59명의 젊은이들이 가진 순결서약 예배를 시작으로 출발한 혼전 순결운동은 ‘진정한 사랑은 기다린다(True Love Waits)’라는 이름으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청소년들이 은반지를 끼워가며 혼전 순결을 서약했었다. 국내에서도 일부 교회와 사립학교에서 이러한 혼전 순결 서약식을 실시했었다.

이러한 혼전 순결 서약이 10대들의 성 경험 시기를 평균적으로 얼마간 늦추기는 했지만 정작 서약식의 영향력이 본래 의도했던 바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뉴욕 콜롬비아대학 연구팀이 혼전 순결 서약을 한 사람 1만5,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혼전성관계를 가졌으며 이들과 비서약자들 사이의 성병 감염률이 거의 동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과 어느 정도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이러한 사회현상이 우리에게도 현실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형식적인 혼전 순결 서약식 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의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현실의 통계를 앞세워 혼전순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안전한 성 관계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주장 또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젊은이들의 성 문화는 작게는 개인의 질병의 문제에서 시작해 사회변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세상이 다 그렇게 돌아간다는 식의 방관이 미덕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며,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그들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바르게 인도한다는 분명한 인식과 이에 따른 노력이 교회에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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