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분노-불안

불안 장애 늘고 있다

맑은샘77 2006. 10. 13. 10:18

2006년 10월 13일 (금) 03:20   동아일보

"직장-가정 흔들흔들… 불안한 한국인 마음病 늘었다"

 


[동아일보]

평소 두통 복통 등에 시달리던 대기업체 부장 A(45) 씨는 회의 중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응급실로 실려 갔으나 검사 결과 신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정신과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형 장애(불안)’란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직장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정신장애를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처럼 불안감과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다 정신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급속히 늘고 있다. 북한 핵실험을 비롯해 대형사고, 무한경쟁, 가정 해체, 경기 침체 등 늘어난 불안 요소와 급속한 사회 변화가 정신장애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정신장애 환자 수는 2001년 134만4259명에서 2005년 170만6845명으로 5년 사이 27.0%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질환 환자 수 증가율 10.2%의 약 2.7배다. 정신장애 환자의 진료 건수는 42.8%(전체 질환의 경우 21.1%), 진료비는 58.7%(〃 32.7%) 늘어 전체 질환에 비해 2배 안팎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1∼2005년 국내 정신장애 진료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 정밀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국내 정신장애의 진료 현황 실태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신장애 환자는 1인당 연평균 3.6회 병·의원을 찾아 진료하고 진료비로 34만9200원을 썼다. 1회 진료에 9만6000원을 지출해 전체 질환 환자의 1회 평균 진료비 4만5500원의 두 배가 넘었다.

2005년 정신장애 환자 가운데 불안과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신체형 장애 환자의 비율이 39.4%로 가장 많았다. 신체형 장애는 각종 이상 증상이 있지만 검사로선 신체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 불안, 공포, 강박,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건강염려증 등이 대표적인 신체형 장애에 속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센터 우종민 소장은 “정신장애의 1차 원인은 스트레스지만 불안감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불안심리를 다스리지 못하면 정신장애가 올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원인이 알려진 정신장애 가운데 거식증, 과식증, 성 혐오증을 보이는 행동증후군 환자의 증가율이 101.2%로 가장 높았다. 18세 이하 유아청소년의 정신장애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정신장애 환자 가운데 유아청소년 환자의 비율은 2001년 5.0%에서 6.3%로 늘었으며 환자 수는 6만7065명에서 10만8306명으로 61.6% 늘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 비해 병·의원을 찾는 정신장애 환자가 늘어난 것도 환자 수 증가의 한 원인이지만 아직도 상담조차 꺼리는 사람이 많아 실제 정신장애 환자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불안의학회는 불안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13일을 ‘불안 선별의 날’로 정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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