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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열린우리당이 패배한 근본 이유.

맑은샘77 2006. 6. 1. 22:16
열린우리당 패배에서 배우자

5.31지방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마무리되었다. 열린우리당이 깊은 충격에 빠졌다는데 충격정도로 되겠는가 당이 바람과 함께 사라질 누란지위(累卵之危)의 형세인데.......이런 결과를 보면 과거는 <오래된 미래>라는 경구가 새삼스레 생각난다.... 과거 영국 정치사를 상고해 본다면...향후에도 열린당이 지금과 같은 정치적 보폭을 고집한다면 열린당은 그 옛날 영국 민주당의 불행했던 몰락을 답습해야 하는 불명예를 고통스럽지만 감수해야 할 것이다.

영국 정치사를 읽어보면 노동당은 독일의 항복 직후인 1945년 7월의 총선거에서는 393의석을 차지하는 압도적 승리로 1924년 맥도널드 내각이후 다시 C.R.애틀리의 단독내각을 조직하였다...그리고 자유당은 영원히 영국 정치에서 종속변수로 소멸되고 말았다...명료한 이념적 색깔이 없던 자유당의 소멸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귀결(歸結)이라 할 수도 있었다.

당시 노동당의 선거 슬로건은 주요산업의 국유화, 사회보장제도 정비였는데 선명한 좌파의 정치적, 이념적 좌표(座標)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었다...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현재 한국의 정치지형은 어찌 되었거나 한날당은 보수우익,열린당은 중도좌파, 민노당은 좌파의 정치 지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열린당은 중도 좌파 정당으로서 매사에 <진보 색깔의 이념적 지향성(指向性)>를 분명히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그런데 실상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문제였던 것이다. 진보를 표방하면서 신자유주의를 고집하는 이런 얼치기 좌파가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진보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집권한 정당이 실상에서는 진보적이지 않았다면 이런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작태가 세상에 또 어디 있단 말인가?...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소리 없는 불만은 공연한 것이 아닌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열린당 내에 실용이란 미명하에 정치적으로 우향우를 주구장창 고집하는 의원들이 있는데 그 허랑(虛浪)한 정치적 통찰력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선진 민주국가 어느 정당이, 어느 지도자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도 없이 정치를 진행한단 말인가?

미국을 예로 들자면... 대공황의 아수라장 속에서 집권한 루스벨트는 집권 1년 안에 부자들의 세금을 4배 정도 인상하여 그 재원을 바탕으로 사회 보장제도를 확충했으며, 뉴딜 정책을 실시 결국 파탄난 미국 경제를 바로 잡았다. 그 와중에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얼마나 격렬했을까는 불문가지(不問可知)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루즈벨트는 초지일관 선명한 진보 색깔의 정책을 추진하여 결국 나라도 구하고 본인도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그 이름을 올려 놓았다...좌파만 그러한가 아니다 미국의 현(現)대통령인 부시도 철저하게 우파의 선명한 기치 아래 정치를 진행시켜 나간다. 세금 삭감 같은 전통적인 우파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낙태나 교육과 같은 첨예한 이슈에서 한번도 우파의 가치를 포기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이러한 실례를 참고해 본다면 현재 여권의 근원적 위기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당정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진보, 좌파일 거라고 뽑아 놓았더니..국민통합이니,실용주의니 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남발하며 지지자들의 뒤통수를 사정 없이 까대니....핵심지지층의 실망과 이에 따른 이반 현상이야 불을 보듯 뻔한 이치 아니겠는가?

하지만 열린당 좌절하기엔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져 있다...<한겨울에도 움트는 봄이 있는가 하면 밤의 장막 뒤에는 미소짓는 새벽이 있다>라는 칼리 지브란의 혜안(慧眼)이 넘치는 시구에서 보더라도 최대의 위기는 곧 최고의 기회일수도 있지 않겠는가...

각설하고 차후에 열린당은 오늘의 참패를 교훈 삼아 한국 정치에서 자당의 정치적 스탠스를 분명히 했으면 한다...실용주의란 미명(美名)아래 우경화를 시도하는 분들이 있는 모양인데 바로 그 날이 열린당의 제삿날일 것이다...아니 열린당이 보수 흉내를 내면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열린당 찍습니까? 그분들이야 죽자살자 오로지 한날당인데...

열린당은 선명하게 진보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정치하는 것 이외에는 생존에 아무런 대안이 없다...정치,경제,문화,교육,문화 모든 면에서 오로지 진보의 이념과 가치를 선명하고 철저하게 실행할 때만 열린당에 장미빛 미래가 약속되리라 본다...만약에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어정쩡한 스탠스를 고집한다면 그 옛날 영국 자유당의 운명이 열린당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감히...분명하게 ...예단(豫斷)해 본다.




출처 : 자유토론방
글쓴이 : 프른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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