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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부교역자의 삶] 부교역자 70%, 사례비 月 200만원 미만 ‘고달픈 사역’ [2015-08-05 00:55]

맑은샘77 2015. 8. 9. 22:49
[한국교회 부교역자의 삶] 부교역자 70%, 사례비 月 200만원 미만 ‘고달픈 사역’ [2015-08-05 00:55]


① 몰래 흘리는 눈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지난 5월 초 ‘한국교회 부교역자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계에서는 부교역자들의 열악한 생활·사역 실상을 드러냈다는 평가와 함께 그동안 부교역자의 삶에 무관심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설문조사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부교역자들의 입장만 부각됐다는 담임목사들의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일보는 한국교회 부교역자 실태와 더불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상생·공존하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의 방향을 총 4회에 걸쳐 짚어본다.


서울 강서구 A교회의 전임 부교역자 B부목사(40대 초반)는 월 사례비로 150만원 정도 받는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면서 네 식구를 돌보는 가장의 수입치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성도가 150명 안팎인 교회 사정 역시 넉넉지 못해 주거 지원도 못 받고 있어 경제적으로 빠듯한 형편이다.


경기도 남양주 C교회의 L부목사(30대 중반)는 “하루하루가 5분 대기조 같다”고 말한다. 교회 사택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정해진 휴무는 없다. 성도를 돌보는 목양 사역부터 담임목사의 차를 운전하거나 짐을 옮기는 사소한 뒤치다꺼리까지 전부 그의 몫이다.

한국교회 부교역자의 삶은 고달프다. 수치상 나타나는 사례비 수준으로 보면 부교역자(목사·전도사)들은 기초생활수급자에 가깝다.


◇전임 부교역자 70%,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의 삶 = 기윤실이 지난 5월 전임 및 파트타임 부교역자 9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회 부교역자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임 부교역자 가운데 70.2%는 월 사례비가 200만원 미만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지난 4월 결정한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대상(4인 가구)의 월소득 기준(211만원)보다 훨씬 낮다.


전임 부교역자 중 36.2%는 월 사례비가 150만원 미만이었다. 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기준 4인 가구 최저생계비(166만8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은 부교역자 자신이나 배우자를 부업전선으로 내몰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부교역자의 배우자 10명 중 6명 정도(59.2%)는 경제활동 경험이 있었다. 부교역자 중에서도 37.5%는 ‘투 잡(two job)’을 해봤거나 지금도 하고 있었다.


◇10명 중 7명, 법정근로시간 초과 근무…“인격적 대우 못 받아” = A교회의 경우 부교역자들은 심방이나 예배가 없는 공휴일에도 출근한다. 목회자들의 유일한 휴일이나 마찬가지인 월요일에도 일이 생기면 부교역자들이 먼저 달려가야 한다. 인천의 한 교회 전임 부교역자 D목사는 “교회 일 때문에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사흘은 집에 못 간다”고 털어놨다.


기윤실 조사에 따르면 파트타임 전도사를 포함한 부교역자들 가운데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 범위에서 사역하는 비율은 26.6%에 그쳤다. 54.6%는 하루 평균 8∼12시간, 16.4%는 12∼16시간, 2.4%는 무려 16∼20시간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사례비나 ‘고무줄’ 근무시간보다 부교역자들을 힘들게 하는 건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일이다. 담임목사나 장로들이 부교역자들을 함부로 대함으로써 부교역자들이 입는 정신적·정서적 상처는 생각보다 깊다.


전임 부교역자 D목사는 “그것도 못해?” “별꼴이야” 등 담임목사의 거친 말투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 교회의 담임목사는 성도들의 교회 출석률이 낮다는 이유로 해당 구역 담당 부교역자를 성도들이 보는 앞에서 두 손 들고 벌을 서게 한 일도 있었다. 부교역자들 중에는 담임목사의 횡포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다.


◇일부 담임목사들 “부교역자들의 고충, 지나치게 과장돼” = 기윤실의 조사결과는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일부 담임목사들은 “마치 부교역자들은 피해자이고, 담임목사는 가해자인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교회 담임목사는 이메일을 통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업무내용 등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할 때 부교역자들의 업무 강도를 일반 업체 근로자들과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업체의 급여 수준과 부교역자 사례비를 액면 그대로 비교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교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부교역자들은 사례비 외에 주택이 기본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다른 직군과 비교할 경우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목회자들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교계 인사는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에 달하는 성도들을 직간접으로 상대하는 목회 사역의 특성상 부교역자들의 업무시간이 고정적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일반 직종과 달리 사명감과 헌신이 요구되는 부분을 계량화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반면 부교역자들 중에는 공감을 표한 이들이 많았다. 일부는 부당한 처우를 당한 사례들을 알려오기도 했다. 한국교회 내 소통과 공론의 부재가 부교역자 문제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박재찬 이사야 양민경 김아영 기자

기사원문보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187634&code=23111111&sid1=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