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우을증

2007년 1월 23일 (화) 15:50   데일리안

우울한 여가수의 자살

 

[데일리안 김용주 데일리안광주전라 편집위원/의학박사]인기연예인과 이루어 지지 못할 사랑을 괴로워한 호스테스의 자살에 이어 새 음반의 발표를 앞둔 여가수의 자살이 우리 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그들의 죽음을 보며 아무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살은 개인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위기나 어려움을 탈출하려는 시도이다. 시커먼 우울 속에서 죽음은 구원처럼 황홀하게 다가온다. 불꽃을 향하여 뛰어드는 나비들처럼 죽음의 신비한 빛에 취하여 들어간다.

죽음은 자줏빛 신비한 아름다움, 우리가 잡을 수 없는 영원한 공허이다. 낭만적이지는 않다.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길이다. 한번 이 세상에 태어나서 쉽게 죽음에게 자신을 던져 버릴 수는 없다.

◇ 가수 고(故) 유니양 '삼가 명복을 빕니다.' ⓒ유니공식카페

세상의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생명을 선택하지 않았듯이, 그 생명을 포기하는 일도 선택할 수 없다. 자살은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한 죽음이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한 것으로서 자살이라는 자신을 죽이는 그 잔혹함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상에서 기름에 불붙듯 번져가는 우리들의 절망과 괴로움을 어찌할까? 각박한 우리의 일상에서 자살은 늘어만 간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급증해, 현재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자살은 나이, 직업, 사회적 위치, 교육 수준, 종교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자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에 인류를 괴롭히는 10대 질병 중 하나로 우울증을 꼽았다.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자살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도 예방대책을 세우고 우울증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우울증은 높은 자살율 때문에 그 어떤 병 못지않게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고 있는 형편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15-20%가 자살을 시도하며, 연간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회는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여전히 공허하고 허기에 찬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삶은 활기를 잃어가고 시커먼 절망만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영혼은 한숨짓고 우울은 점점 커져간다.

◇ 따뜻한 사랑이야 말로 사회를, 사람을 구하는 한줄기 구원의 빛이다.

경쟁적 인간관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인간적 유대 관계의 악화 등 현대화 사회의 여러 문제 때문에 우울증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고 해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울증은 당뇨병, 심장병, 암과 같은 기존질환에 영향을 미치고 악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울증은 빨리 치료받을수록 효과가 크다. 또한 꾸준히 치료받아야 재발까지 막을 수 있다.

우울증이 악화되면 그 사람의 인생은 점점 가치 없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더욱 더 치료로부터 멀어져 가게 된다. 주위의 우리들도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어야 하였다.

자살충동이 심하면 격리치료를 하여야 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치료를 받아야만 안정감, 인생의 목적의식이 되돌아오게 된다. 우울증은 질병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죽음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살한 여가수가 절망의 어두운 터널에서 고통 받을 때 한줄기 구원의 빛이 절실하게 필요하였을 것이다. 자살을 택하기 보다는 흐르는 시간에게 며칠만이라도 자신을 내맡기고 다시 삶을 시작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울증 환자에게 가족은 물론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울증과 자살 등의 정신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사회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 김용주 데일리안광주전라 편집위원/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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