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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승리를 축하한다.

맑은샘77 2006. 6. 2. 11:44
한나라당의 승리를 축하한다.

필명/아이디  karangbi / karangbi0415

한나라당의 승리를 축하한다.

지방선거 투표가 끝났다.

방송사 출구조사는 광역단체장 16곳 중 서울을 비롯한 11곳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전한다. 대전광역시장과 제주지사 선거만 경합으로 예상되고 호남지역의 3개 단체장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나눠가질 모양이다.

이번 선거는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지방권력심판론, 한나라당의 무능정권심판론, 민주당의 분열정권심판론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보수양당심판론 등 각당이 자당의 특색을 맞는 캐치프레이즈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서 나름대로 고군분투하였으나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일단 승리가 예상되는 한나라당 후보자, 당직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로 한나라당과 그당 지지자들은 내년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의 승리도 낙관할 것이지만 그건 지나친 예단이다. 그것은 대권 승리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되지 못하기에 그러하다. 약간의 가능성만을 확인해 준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어떤 이는 '한나라당은 정규직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규직은 법적 제도적 장치에 의해서 또 노동조합 등의 조직적 힘에 의해서 보수와 직업 안정성에 있어서 비정규직과 비교될 수 없는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빗대어 이른 말일 것이다.

한나라당은 보수표와 영남표로 대표되는 30% 내외의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 그들은 어떠한 정치적 격변기에서도 한나라당을 지켜 왔다. IMF의 외환위기 상황에서 치뤄진 97년 대통령선거 때도 차떼기와 탄핵광풍 속에서 치뤄진 지지난해 4.15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그 30%의 분들은 한나라당의 완패만은 막아냈다.

때문에 불과 50% 내외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30%의 국민들은 여전히 한나라당의 비토세력으로 남아 있고 40%의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행동거지를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간 한나라당은 자신의 주지지층인 30%만을 위한 정치에 몰입하여 왔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하면 영남패권주의 정당 그리고 기득권자들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정당을 떠올리는 국민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또 이번 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승리는 앞서 말한 국민들 중 상당수가 투표를 포기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임도 알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추구해왔던 "영남패권주의"와 "기득권 계층의 이익옹호"의 노선은 현재적 관점으로 보면 "한나라당"이라는 정당이 영향력 있는 정치집단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은 될 수 있을지언정 집권의 걸림돌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러한 노선은 반인권적인 것으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것이기에 집권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위적으로 포기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강남집값문제를 두고 정부여당과 끊임없는 대립각을 형성해 왔다. 선거전략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같은 한나라당의 태도는 결코 올바르다고 볼 수가 없다.

노대통령도 말했듯이 일부 지역의 집값폭등은 양극화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물론 그와 같은 집값폭등을 제때 막지 못한 노무현정권의 책임이 적다 할 수 없을 것이지만 잇따른 강력한 투기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폭등이 지속된 배경에는 정권교체, 즉 한나라당의 집권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임은 "2년만 기다리자"라고 하면서 버티기로 일관하는 강남부자들의 퇴행적 발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부동산문제에 대해 결연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과 한 입이 되어 강남부자들의 집값 지키기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니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승리의 여세를 몰아서 한나라당의 부동산정책을 관철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한나라당의 주지지계층 중 하나인 강남부자들의 이익은 지킬 것이므로 보은적 측면에서의 역할은 다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정책의 결과는 더욱더 강남부자와 서민대중으로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이는 반한나라당 전선 형성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임은 불문가지가 아니겠는가.

영남패권주의 문제도 그렇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의 집권기 그리고 이회창총재 재임기에 있었던 일들을 이 글에서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국민들은 지역패권과 지역차별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다시 한나라당이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그 분들은 언제든지 반한나라당 전선의 중핵이 될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 또 명심하는게 좋다. 그것이 대한민국에도, 한나라당에게도 그리고 국민 각자에게도 좋은 일이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