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청년

연애가 당신의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

맑은샘77 2014. 9. 13. 20:43

[커리어포럼] 연애가 당신의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 코스모폴리탄 | 입력 2014.09.12 09:03

누군가는 취업 준비 때문에 연애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상처받는 게 두려워 '썸'을 고집한다. 마음을 들키느니 쿨함을 가장한 섹스를 택하는 게 더 마음 편하다고들 말하는 시대. 정녕 낭만은 사라진 걸까? 왜 우리는 이렇게 사랑 앞에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걸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연애는 정말 사치인 걸까? 코스모가 2014년을 살아가는 싱글 남녀들의 연애 트렌드를 들여다보았다.

'Relation'보단 'Connection'?

단순한 남녀의 입장 차를 떠나 세대를 관통하는 연애 트렌드가 있다면 그건 바로 '진지한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다. '썸'도 그런 차원에서 해석하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누군가가 좋아지고 보고 싶고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바로 '연애'로 이어지면 참 좋을 텐데, 현실적으로 우리에게는 그사이에 어마무시한 비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예전에는 '좋아한다→고백한다→사귄다'가 연애의 근간을 이루는 3단계였다면, 요즘은 '좋아한다→(사귀면 꼬박꼬박 데이트를 하고 기념일도 챙겨야 하는데 그러기엔 돈이 든다, 그러다가 때가 돼서 결혼을 하려면 돈이 더 많이 든다)→돈이 많이 든다→지금은 돈도 없고 여유도 없다'라는 식으로 현실이 기어코 비집고 들어오는 거다. 소셜 데이팅 서비스 '이음'의 김도연 대표는 '썸'으로 대변되는 일련의 연애 트렌드에 대해 개인의 정서와 사회적 적극성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요즘은 너무 진지한 관계를 꺼려하는 시대예요. 그건 아마도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거고요. 예전에 남녀 관계라 함은 사귄다, 안 사귄다라는 이분법적이고 단순한 구조를 따랐는데, 이제 그사이에 '썸'이라는 완충지대가 생긴 거죠." 단지 '상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이 진지한 관계를 꺼려한다는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볼 현상은 아니다. 여기엔 인간관계 확장에 대한 욕구와 다양한 만남에 대한 기대치라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도 반영되어 있다고 김도연 대표는 강조한다. "점점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기대치가 눈에 띕니다. 요즘 세대는 크로스오버적인 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관심의 분야나 폭이 굉장히 넓은 거죠.

아날로그를 경험한 적 없는 세대가 아날로그를 추억한다든가 경리단길과 같은 크로스오버적인 장소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연상연하 커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듯이 만남에 있어서도 폭이 굉장히 넓어졌어요. 사람을 만나는 데도 마찬가지예요. '썸'이라는 건 누군가를 알아가는 단계이고, 그 단계에서는 대화를 통해 굉장히 다양한 인문학적인 밸류가 교환되죠. 그 관계가 꼭 연애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어떤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인간관계가 확장되는 그런 긍정적인 장치로서도 '썸'은 기능하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썸'은 '아는 오빠/동생'으로 남는다. '연애'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한때 좋은 감정으로 만났던 사람은 대개 좋은 관계로 이어지며 '인맥'의 영역으로 편입된다. 설렘이 연애라는 결실을 이루진 못해도 인맥은 남는 것, 이것이 어쩌면 사람들이 섣부른 연애보다는 '썸'이라는 완충지대를 선호하게 된 핵심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뜨거운 존재가 된다는 것

하지만 좀 더 살아본 언니이자 누나로서,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어쨌든 로맨스는 필요하고 이왕이면 '더' 필요하다는 게 코스모 에디터로서 나의 지론이며, 중요한 건 '연애'라는 관계 자체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뜨거운 감정'을 경험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누군가에게 한없이 소중한 존재였던 순간의 기억은 일평생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나와 전혀 다른 개체인 누군가를 나만큼 소중히 여겨본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무수한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배려와 이해와 존중이라는 미덕을 선험적으로 깨닫게 해주는 기회가 된다. TNS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이를 입증하는 대목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연애 중인 2535 여성의 경우 평균 취업 준비 기간이 8개월, '썸' 중인 2535 여성이 6.3개월인 데 반해 연애도 썸도 없는 '연포자'들은 9.6개월이라는 상대적으로 긴 취업 준비 기간을 거쳤다.

또 그들은 연애 중이거나 썸을 타는 2535 여성에 비해 "나는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8% 정도 높았고, "직장에서 성취감을 느낀다"고 대답한 비율은 무려 12%나 낮았다. 현재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경제 상태, 직장에 만족한다고 대답한 비율도 훨씬 낮았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이 눈에 띄었다. 연애가 취업이나 사회생활에 방해되는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명백히 '사랑받는 자의 자신감'에 있을 테고. TNS의 장정화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짓는다. "연포자들이 현재 당면한 문제는, 그래서 그들이 지금 본인이 선택한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이들은 본인의 현재 스코어에 대한 만족도가 연애 중이거나 썸을 타는 중인 또래 여성에 비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감을 품고 있거든요. 결정적으로 본인에 대한 자신감도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2535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본인의 역량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음에도, 2535 연포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감을 드러냈으니까요. 실제로 직장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다소 낮게 나타났고요."

연애를 못하면 일도 못하고, 어쩌면 이번 생은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결국 당신이 '더 나은 미래'를 핑계로 연애 사업을 미뤄두거나 방치한다면, 오히려 당신의 자신감을 좀먹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우쳐주고 싶을 뿐이다. 왜냐고? 누누이 말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뜨겁게 사랑받는 존재였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새로운 차원의 자신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며, 지금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신을 좀 더 활기차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단언컨대 이보다 더 필요한 미덕은 드물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이제, 마음 놓고 사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