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처월드

독립된 부부로 생활유지… 부모는 조력자 관계돼야 - 김미영소장

맑은샘77 2014. 9. 6. 15:30

[S 스토리] “독립된 부부로 생활유지… 부모는 조력자 관계돼야”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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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든, 처가살이든 독립된 부부로서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61·여·사진) 소장은 5일 전화 인터뷰에서 “결혼 후 부모와 함께 살면서 문제를 겪는 상담자를 만나보면 배우자가 아닌 부모와 주된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많다”며 “부부가 서로에게 동반자가 되고 부모와 자식 부부가 조력자 관계가 될 때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년째 가정 불화 상담을 하고 있는 김 소장은 ‘처월드(처가살이를 뜻하는 신조어) 현상’을 우리 사회의 성 인식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사고와 충돌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우리 사회의 가족 문화가 부계 중심에서 모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성 평등 의식이 유입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정작 시집살이의 고통은 주체만 바뀌었을 뿐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A씨의 사례를 들며 지나친 모계 중심 문화의 부작용을 설명했다. A씨는 김 소장과의 상담에서 오랫동안 밀착한 관계를 형성한 장모와 아내의 틈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소외감을 피하기 위해 모든 식구가 잠들었을 때 귀가했고 가족들은 “가장이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A씨는 가족 구성원이 아닌 이방인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김 소장은 “딸도 아들처럼 많은 투자를 하며 키워낸 부모들은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딸이 사위에게 희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장서(丈胥)갈등을 막으려면 부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혼 후에도 친정에서 그대로 거주할 때 대부분 부모에게 지도를 받으며 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살게 되는데 이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부모와 함께 살더라도 독립적인 부부로 존재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부계 사회에 익숙했던 남성들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남편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가족은 남녀, 상하 등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