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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게임' 17세아들, 아빠가 컴퓨터 때려부수자…

맑은샘77 2014. 1. 18. 14:47

 

'하루 12시간 게임' 17세아들, 아빠가 컴퓨터 때려부수자…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 ①]현실과 다른 통계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원 기자 |입력 : 2014.01.17 07:01|조회 : 79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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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임에도 PC방은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로 발 디딜 틈 하나 없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 서울 잠원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49·남)는 게임에 중독된 고2 아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들은 1년 전 처음 접한 한 온라인 게임에 흠뻑 빠져 평일에는 6~8시간, 주말에는 끼니도 거른 채 12시간 이상씩 게임만 했다. 처음 몇 개월 동안 A씨와 아내는 아이를 혼내보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우이독경'이었다. 참다못한 A씨는 결국 망치로 아이 방의 컴퓨터를 때려부쉈다. 그러자 아들은 부모가 잠든 새벽마다 몰래 PC방을 찾았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롤)와 같은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이 급증하면서 청소년 게임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게임 업계 관계자 등은 국내 청소년 가운데 게임 중독자의 비중이 2% 수준에 불과하다는 근거를 내세워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소년 게임 중독 통계가 심각한 오류로 인해 현실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청소년의 2%만 게임 중독이라고?…진실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3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9~19세 청소년의 약 2%인 18만여명이 게임 중독으로 분류될 수 있는 '과몰입' 또는 '과몰입 위험'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자가 '게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다' 또는 '게임 이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기 힘들다' 등의 항목에 대해 '아니오'라고 응답하면 게임 중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정신과 전문의는 "하루에 6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하면서도 스스로 중독이라고 여기지 않는 청소년이 대부분"이라며 "당사자가 생각하는 게임 통제력이나 이용 습관으로 게임 중독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 중독은 단순히 '몇시간 이상 하면 중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게임 이용이 일상생활이나 학업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 게임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기자가 PC방에서 만난 고등학생 B군(16)은 "하루 3~4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이 많다"라며 "그래도 친구들 모두 중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부모와 자녀 간 대화가 해결법

한국중독정신의학회의 한 연구원은 "게임 중독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장애물중 하나"라며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연 10조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에는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게임을 술, 도박,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반면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스웨덴대사는 지난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에서도 게임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규제는 없다"며 "(게임 중독은) 개인의 문제이지 정부가 규제를 하거나 기업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게임 중독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이은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 책임연구원은 "게임 중독의 원인에는 개인의 정신병리적 요인,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의 부재, 대안 놀이 문화가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 등이 있다"라며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을 늘리고 친밀감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