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결혼 - 신혼부부

결혼, 서로 다른 문화의 이해부터 시작하는

맑은샘77 2013. 9. 21. 15:22

결혼, 서로 다른 문화의 이해부터 시작하는 것 월간웨딩21 | 월간 웨딩 | 입력 2013.09.15 13:01

 

 

[월간 웨딩21 편집팀]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사람이 배우자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부감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다. 내가족에 대한 경계를 넘어 배우자의 원가족을 살펴보는 것. 그 안에서의 배움의 자세는 행복한 신혼생활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가족을 운명적인 집단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가족을 원가족(family oforigin)이라 한다. 원가족이란 배우자를 선택해서 결혼하기 전까지 내가 나고 자란 가족을 말한다. 원가족에서의 모든 경험은 내 삶의 상당 부분을 지배한다. 입맛이나 습관과 같은 것들은 물론 사람들과 관계하는 방식이나 인생의 가치관, 삶의 목표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가족 문화에 길들여지고 그렇게 사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서도 자신이 길들여져온 삶을 기대했다가는 부부 사이에 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늦게 들어와서 밥 달라는 남편에게 군소리 없이 밥을 차려줄 아내가 어디 있으며, 아내의 실수를 마냥 귀엽게만 봐 줄 남편은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부부는 끊임없이 아내에게 어머니이기를 요구하고, 남편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고 싶어한다.

아내는 어디까지나 아내일 뿐 결코 어머니가 될 수 없으며, 남편도 남편일 뿐 결코 아버지와 같을 순 없다. 부부가 행복하게 지내려면 결혼한 지 얼마 만에 이 같은 진리(?)를 깨닫느냐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부로서 서로 헌신하며 살겠다고 다짐한 이들이라면, 이 두 사람은 자기만의 방식을 따르도록 요구하기보다 서로에 대해 기꺼이 배우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배우려면 그가 원가족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사실 결혼을 해서 배우자의 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그리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마음에 안 드는 뭔가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잘 해드려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한 가족으로 살아가기'위해서는 갓난아기가 세상을 배워나가듯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어느 가족에게나 독특한 가족문화가 있으며, 때로는 그 속에 훌륭한 전통과 삶의 지혜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비록 서로의 원 가족 문화에 대해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을지라도 우선은 호기심을 갖고 배워보도록 하자.

내 며느리 혹은 내 사위가 이런 자세로 다가온다면 부모님은이들을 환영하고 기꺼이 도우려할 것이다. 두 가족의 문화적 전통이보다 생산적인 방식으로 통합될 때, 부부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성숙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부로서 서로 헌신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이들이라면, 이 두 사람은 자기만의 방식을 따르도록 요구하기보다 서로에 대해 기꺼이 배우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배우려면 그가 원가족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글 박정희 가족학 박사

저자는 가족관, 부모-자녀관계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주요 저서로는 < 여자가 다시 쓰는 결혼이야기 > , < 고부관계의 심리학 > 등이 있다.가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 부부 및 가족치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