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감각환경 치료는 치매환자의 인지능력과 일상생활능력을 개선시킨다. 치매환자들이 반짝이는 조명을 보며 시각자극 치료를 받고 있다. /서초구치매지원센터 제공
강원대 작업치료학과 노효련 교수팀은 전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중증 치매환자 2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한 그룹은 다감각환경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다른 그룹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다. 다감각환경 프로그램은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 치료법으로, 전문 실험실에서 진행했다. 실험실에는 음악의 음파에 따라 움직이는 매트나 물침대, 조명이 달린 물기둥처럼 생긴 어항·흔들의자·음향장비 등을 갖췄다. 치매환자들은 물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에 따른 물침대의 움직임을 느끼고, 어항 안에 있는 물고기를 관찰했다. 작업치료사는 환자들의 느낌을 물어보며 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다감각환경 그룹은 의사소통·배변조절 등 일상 활동능력 점수가 45.92점에서 48.08점으로 증가했다(126점 만점). 언어·시간·장소를 구별하는 등의 인지기능은 다감각환경그룹이 평균 9.54점에서 10.77점으로 올랐다(30점 만점). 반면, 비교 그룹은 각각 41.08점에서 39.62점, 8.09점에서 7.46점으로 감소했다.
노효련 교수는 "클래식 음악, 푹신한 소파나 의자, 부드러운 인형 등만 있으면 집에 거주하는 치매 환자도 이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감각환경 치료는 서울 서초구치매지원센터·금천구치매지원센터 등에서 하고 있다.
이 연구에 대해,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는 "중증 치매 환자는 밤에 배회하거나 남을 때리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는데, 다감각환경 치료로 이런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 거주 치매환자가 할 수 있는 다감각환경 프로그램을 노효련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하루 30~40분씩 매주 3~5회 시행하면 된다.
△부드러운 인형을 쓰다듬고, 만지고, 껴안으면서 대화한다. 접촉과 대화를 통해 정서가 안정되며, 공격적인 성향이 줄어든다. △푹신한 이불이나 담요 위에서 구르거나 눕기, 뒹굴기 등의 여러 자세를 취한다. 치매환자는 자신의 신체 기관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져, 손과 발이 지금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잘 모른다. 다양한 자세를 취하면서 자신의 신체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일정한 시간 동안 어항 속의 물고기를 관찰하면서 보호자와 이야기한다. 물고기에게 말을 걸어도 된다. 집중력이 높아지며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된다. △편안한 자세로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정서가 안정되고 공격적 성향이 감소한다. 시끄러운 음악은 공격적인 성향을 더 부추긴다. /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한유림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