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당원의 세계 최대 정당인 중국공산당이 7월 1일로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중국공산당의 질긴 생명력 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조직의 힘’ ‘학습의 힘’ ‘변신의 힘’ 등 세 키워드를 통해 2회에 걸쳐 살펴본다.
베이징의 천안문광장에서 서쪽으로 1.5㎞ 떨어진 시창안제(西長安街) 80호. 중국 최고의 권부(權府)인 중난하이(中南海)와 대각선으로 마주보는 이곳에 육중한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현판이 없다. 여기서 걸려오는 전화는 발신자 번호조차 뜨지 않는다. 근무자 또한 대개 명함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다.
영국의 중국전문가인 리처드 맥그리거는 중앙조직부를 인민해방군·중앙선전부와 함께 중국공산당을 떠받치는 3대 기둥 중 하나로 꼽는다. 8000만 명의 중국공산당원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통제하는 최고의 사령탑이자 800만 간부 인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조직부의 힘은 인사권(人事權)에서 나온다.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지만 평화 시기의 권력은 인사권에서 나온다. 미국 대통령은 의회 청문회 대상인 600여 자리를 포함해 5000여 개의 공직 임명권을 갖는다. 우리 대통령은 약 3000개의 자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다. 이를 두고 ‘제왕적 대통령’ 운운한다. 그렇다면 중국공산당 조직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임명권은 얼마나 될까.
케네스 리버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장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부가 임명권을 행사하는 간부 자리는 800만 개에 달한다. 중앙조직부가 중국 대륙 곳곳에 실핏줄처럼 깔아놓은 조직 수만 약 390만 개. 당원이 3명 이상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 지부(支部)를 만들 수 있다. 정부와 국유기업·대학·사회단체 등 조직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조영남 서울대 교수는 “조직부를 통해 발탁과 훈련을 반복하는 중국공산당 특유의 정치엘리트 충원 시스템이야말로 중국공산당이 갖고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특별취재팀=유상철·한우덕·신경진(이상 중국연구소 기자), 장세정 베이징특파원, 정용환 홍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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