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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봉은사 땅밟기를 했던 찬양인도자학교 청년들에게

맑은샘77 2010. 11. 6. 16:46
봉은사 땅밟기를 했던 찬양인도자학교 청년들에게
바이블i 2010-11-01 Print
봉은사 땅밟기를 했던 찬양인도자학교 청년들에게 [2010.10.31 12:54]        
 

[미션라이프] 저번 글 마지막에 여러분과 담당 목회자를 너무 호되게 비판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어 다시 글을 올립니다. 

동영상을 몇 번이고 보면서 여러분이 교회에서 인정받는, ‘손가락 안에 드는’ 열심 청년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하나님을 열심히 섬기고자 훈련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했으리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무심코 올린 동영상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 예견했다면 아마 여러분은 카메라를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절대 봉은사로 향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순전히 젊은 날의 혈기와 정의감, 신앙열정 때문에 생긴 우발적 실수였다고 대신 변명하고 싶네요. 

하지만 여러분은 세상을 너무 가볍게 봤습니다.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해 24시간 눈을 부릅뜨고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사실 2000년대 들어 형성된 ‘안티기독교 프레임’이 언론, 특히 인터넷을 통해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개혁세력이라고 자부하는 일부세력과 교회 밖 특정 세력이 미션스쿨의 종교자유, 대형교회 건축, 세습 문제 등을 폭로하며 이슈화 시켰습니다. 

이들 세력은 서로 상승작용을 벌이며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대·재생산했습니다. 물론 한국교회 일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극히 부분의 이야기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2007년 7월 터진 아프가니스탄 선교대원 피랍사건은 최고의 ‘호재’였을 겁니다. 숭고한 봉사정신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사회는 ‘기독교=개독교’의 낙인을 찍는 데만 혈안이 됐습니다. 장로 대통령 당선 이후 기도세리모니, 지리정보 시스템 누락 등 종교편향 논란은 가중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종교편향 논란을 뒤집을 ‘포인트’가 생겼습니다. 바로 800억원 이상의 국가 재정이 투입된 템플스테이 사업입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종교편향 문제는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특정 종교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순진하게도, 여러분이 실수를 한 겁니다. 곧이어 준비라도 됐다는 듯 미얀마 선교대원 동영상과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동영상이 줄줄이 엮어져 나왔습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이번 사건을 반전의 기회로 여기지 않을까요. 

저도 10여년 전 C국 단기선교 때 땅 밟기 기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처럼 타 종교의 사원에 가서 동영상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만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릴 그날을 기대하며 기도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한 대학교 오솔길을 걸으며 그 땅과 국민을 향한 애절한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그곳의 사람들이 정말 잘 살고 행복해지길 기도했죠. 그래서 늦은 시간 땅 밟기 기도를 했던 여러분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그 당시 선교 대원들에게 했던 고백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C국 복음화를 위해 1년간 헌신하고 싶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그 말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천을 위해선 언어습득은 물론이고 한국에 돌아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영성뿐만 아니라 실력, 사회성, 재정 등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며 떠오른 것은 다니엘입니다. 다니엘도 여러분처럼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왕이 세운 금 신상에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극렬히 타는 풀무 불에 던져질 정도였으니까요(단 3장). 

단, 그는 반대세력이 아무리 뒷조사를 해도 허물이 발견되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단 6:4). 그러자 반대 세력은 정치적 모략을 꾸밉니다. 다니엘이 예루살렘을 향해 세 번씩 기도하는 것을 걸고넘어진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누구든지 30일 동안 왕 외에 어느 신에게나 사람에게 기도하거나 절하면 그 자를 사자굴에 집어넣자”는 반대세력의 모략에 걸려 사자 굴에 떨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셔서 사자의 입을 봉했기에 그의 몸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습니다(단 6:22~23). 

이런 다니엘은 깊은 환상의 기도세계에서 나온 후 왕의 일을 보았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단 8:27). 즉 입신할 정도로 깊은 영성을 지니고 있었고, 깨어나서 왕의 일을 볼 정도로 탁월한 실력과 사회성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나 사회 앞에서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사건을 통해 교회와 사회의 ‘코드’가 얼마나 다르며, 냉정한 사회 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나약하고 초라한 지 깨닫게 됐을 것입니다. 특히 진지한 고민 없는 행동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하며, 반기독교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말입니다. 

부디 영성에만 치중하지 말고 사회성과 실력을 키워 다니엘처럼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인재가 돼 주세요. 굳이 동영상으로 자신의 열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실력과 사회성, 영성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저절로 고개 숙이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그래서 무릎을 탁 치며 ‘예수 믿는 사람, 정말 대단하구나!’하고 감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기사원문보기 :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mis&arcid=0004274932&code=231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