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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서 ″유럽엔 없다″ 발언이 불씨… 기독인,십일조 폐지주장

맑은샘77 2010. 8. 28. 16:53

‘100분 토론’서 ″유럽엔 없다″ 발언이 불씨… 기독인,십일조 폐지주장에 당혹

국민일보 | 입력 2008.02.19 18:33

 
'십일조 안 내도 된다(?)'

종교인 과세 논란이 교인들이 내는 십일조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MBC가 최근 방영한 '뉴스후'와 '100분 토론' 프로그램이 불씨가 됐다. 지난 1월31일 방영된 '100분 토론'에서 종교인 과세 주장을 편 한 패널은 "십일조 제도는 구약에만 있고 신약에는 없으며, 영국 등 유럽에서는 이미 십일조가 사라졌다"고 주장함으로써 문제가 확산됐다. 이 프로그램이 전국에 방영되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언론회를 비롯한 목회자들은 '성경과 사실을 왜곡한 위험한 발언'이라며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십일조는 신약성경에 나오고 영국에서도 시행 =십일조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려 주신 율법으로 자기 소득의 10분의 1을 드리는 것을 의미한다(레27:32∼34). 십일조의 유래는 아브라함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창14:20). 이 의무는 계속 강조돼 훗날 선지자 말라기는 십일조를 떼어먹는 이스라엘 백성을 신랄하게 책망하는 것을 볼 수 있다(말3:6∼15).

문제는 '십일조가 오늘날 교회에도 유효한가'라는 점이다. 목회자들은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려 함이 아니라 '완전케' 하려 오셨다는 성경 말씀을 강조하며(마5:17), 십일조는 여전히 구약의 연속선상에서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십일조나 십계명과 같은 계명들은 주님이 그렇게 했듯이 율법의 본래적 의미를 따라 행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갑진 서울신대 교수는 "독일 같은 경우 종교세가 원천 징수되고 십일조를 넘어 전 재산을 헌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며 서구에서 십일조 제도가 없어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교회에서도 엄연히 십일조를 드리고 있으며, 십일조 제도가 신약에 없다는 것은 성경을 왜곡하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이런 주장을 공공연하게 하는 방송의 수준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약 성서에서 예수님이 십일조를 강조하는 부분은 마태복음 23장23절, 누가복음 11장42절에 나온다. 평신도사역형 교회연구소 소장 안창천 목사는 "예수님은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이 십일조를 한다고 자랑하자 책망하면서 십일조를 준수하되, 공의와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목회자들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교회는 세상과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마22:15∼22). '부자로 죽는 것은 치욕이다'라고 말한 카네기, 십일조를 삶의 일부로 여겼던 록펠러 등 세계 부호들의 지속적인 기부활동은 어릴 때부터 십일조에 익숙한 기독교 전통에서 나왔다.

목회자들은 '온전한 십일조'란 소득의 10분의 1이라는 수치적 해석에 국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십일조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재산이 다 하나님의 것이라는 청지지 정신에 철저했다는 설명이다(고후8:1∼15). 김성영 성결대 교수는 열 중에 하나를 드린다는 것은 나머지 아홉도 하나님의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님이 원하신다면 10분의 10, 생명까지 내놓을 수 있는 신앙 고백적 차원의 해석이 더욱 복음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렬 지구촌중앙교회 목사는 "하나님께 십일조를 드리면서 아낌 없이 후히 드리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십일조를 드리는 행위는 우리가 돈을 벌고 소비하고 모으는 모든 일에서 항상 하나님을 기억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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