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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통계 뒤집어 보기] 세계 최고 이혼율의 진실

맑은샘77 2008. 7. 30. 11:01

한국 사회의 숨가쁜 세태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가 이혼율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혼은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한국의 이혼율은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했던 경제 파탄이 가정 붕괴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이혼율은 외환위기를 맞은 97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03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한국의 이혼율은 다시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각국과 비교해 볼 때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전통적인 유교국가임에도 아시아 최고의 이혼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국내 이혼율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높아지는 점은 수긍이 간다. 하지만 성문화가 개방적인 유럽 같은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이혼율이 높다는 점은 우리 실생활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이혼율에서도 현실과 통계치가 괴리되는 ‘통계 착시’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각국 인구구조나 성문화 등을 정확히 감안하지 못해 발생한다.

특히 결혼과 이혼 시기 등을 충분히 고려치 못하면 이혼율은 현실과 괴리된 통계 오류를 초래한다. 이런 점 때문에 이혼율은 잘못된 통계가 현실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요한 사례로 종종 활용된다. ‘이혼율 통계의 문제점을 기술하라’는 문제가 2008년 서울대 논술 예시 중 하나로 제시되기도 했다. 오류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이혼율 통계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작성된다.

하지만 국내 이혼율은 그 어떤 방식에서도 과대평가될 요소가 존재한다.

국내 이혼율이 사실보다 과도하게 높게 측정된 대표적 사례는 2004년 발표된 이혼율 통계다. 지금부터 불과 4년 전인 2004년 국내 이혼율이 47.4 %에 달한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이 수치는 국내 부부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한다는 의미여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다행히 곧 통계상 잘못임이 밝혀졌다. 특정 연도에 이혼한 부부 수를 동일 연도에 혼인한 부부 수로 단순히 나눈 게 화근이었다. 혼인 부부 수는 당해 연도에만 해당하지만 이혼 부부는 그 이전에 결혼한 사람들 중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지 못했던 것. 이 경우에 혼인 수보다 이혼 수가 커질 수 있어 결혼이 적은 해는 이혼율이 100%도 넘을 수 있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 OECD 등 국제 통계와도 비교가능하도록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 이혼율 통계 중 하나가 조이혼율(粗離婚率)이다. 이는 해당 연도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해당 연도의 총 이혼 건수를 그해 7월 1일 인구인 연앙인구(年央人口)로 나눈 후 1000을 곱한 것이 조이혼율이다. 이 지표의 문제는 인구구조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다. 이혼과 관련 없는 노인인구와 아동인구 비중이 크면 조이혼율이 낮지만 혼인 가능성이 높은 중간 연령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조이혼율이 높아진다. 한국은 아직까지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 진전이 덜 돼 중간 인구가 많아 조이혼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조이혼율이 결혼하지 않은 인구를 대상으로 한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이혼율’과 ‘유배우이혼율’이 함께 작성됐다. 일반이혼율은 총 인구 중 이혼과 관계없는 만 15세 미만의 인구를 빼 조이혼율과 차이가 있으나 역시 인구구조에 따라 통계 편차가 생긴다. 유배우이혼율은 특정 연도 중 이혼 부부 수를 같은 해 유배우 연앙인구로 나누고 여기에 1000을 곱해 구한다. 이 경우에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를 많이 하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혼인 신고를 철저히 하는 한국의 이혼율이 더 높게 나올 개연성이 크다.

이혼율의 과대평가는 자칫 이혼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켜 ‘이혼 도미노’ 현상을 유발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한국의 인구구조와 성문화 등을 감안한 보다 현실적인 이혼율 지표가 개발돼야 한다.

출처 : 가정고민.간통.외도. 정보공유
글쓴이 : smi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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