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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써 비뇨기계를 청소하자

맑은샘77 2008. 2. 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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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속의 하천을 가꾸자
비뇨기과전문의
황국형
주말 저녁 가벼운 운동을 위해 오래간만에 부산의 온천천 주변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썩은 물이 흐르고 부패되어 악취가 심하던 온천천 주위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일부 구간에는 아담한 인공폭포와 시민 공원이 꾸며져 있기도 하며 흐르는 물도 많이 맑아져 있었다. 떠올려 보면 최근 온천천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이 한창이던 때가 기억이 난다. 부산시에서는 온천천의 수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지하수와 낙동강의 원수를 끌어와 온천천으로 유입시킨다고 홍보하곤 했다.

이런 것을 보면 세상 이치는 다 똑같은 것 같다. 인체에서 비뇨기계라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몸의 찌꺼기를 걸러서 배출하는 하천이라 생각하면 된다. 홍수가 나면 하천이 맑아지듯 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소변이 맑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즉, 하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맑은 물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가뭄이 들면 하천의 물이 썩어 냄새가 나고, 여기 저기 석회가 끼고 이끼도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에서도 이와 같이 섭취하는 물의 양이 적으면 소변이 짙어지며,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냄새가 난다. 이러한 과정이 심해지면 방광에 고여 있는 소변에 염증이 생기게 되며 이것을 방광염이라고 한다.
방광염의 증상은 하복부 통증 또는 불쾌감을 유발하며,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 요의를 참을 수 없는 절박뇨 등의 증상이 흔히 동반하고 배뇨시 통증, 배뇨 후에도 소변을 또 보고 싶은 잔뇨감 등이 흔하다.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회음부의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하고, 꼭 끼는 옷은 피하여야 한다. 규칙적으로 배뇨를 하고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아야 하며, 방광 자극증상이 있는 커피, 알콜, 맵고 짠 음식을 삼가는 등의 여러 가지 유의사항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염증이 방광 뿐 아니라 상부로 요관을 타고 신장에 까지 퍼져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의학용어로 신우신염이라 하며 젊은 여성에서 호발한다. 증상은 주로 옆구리 통증과 함께 고열 및 오한, 전신 근육통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젊은 여성의 경우 감기 몸살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기 몸살의 증상이 있는데 기침을 하지 않거나 소변이 불편한 증상이 동반되면 반드시 비뇨기과 진료가 필요하다. 신우신염의 경우 입원하여 치료를 하게 되는데, 매일 항생제 주사를 맞고 절대 안정을 하여야 하며, 많은 양의 수액으로 비뇨기계를 씻어내는 치료를 하게된다.
이외에도 농축된 소변의 찌꺼기들이 뭉쳐서 단단하게 되면 이것이 요로 결석이 되며 흔히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신장기능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로 결석의 경우에도 필요에 따라 체외 충격파 쇄석술이나 요관 내시경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4mm 이하의 작은 결성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많은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약 85% 까지 자연배출이 된다.
또한 소변의 찌꺼기 및 염증이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요로상피를 자극함으로써 노년에 호발하는 방광, 요관 그리고 신우의 암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처럼 비뇨기계의 질환에 있어서 물은 만병 통치약이다.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위에서 열거한 비뇨기과 질환 대부분에서 예방효과가 있다.
최근 웰빙 바람으로 나라 전체가 쾌적한 친자연적 환경, 집 주위의 깨끗한 하천을 외치는 이 즈음하여 우리는 너무 자신의 몸에는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집 주변의 환경을 가꾸기 이전에 내 몸속의 하천부터 깨끗하고 쾌적하게 가꾸고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