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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민 목사 - 동양선교교회

맑은샘77 2006. 11. 17. 16:32
강준민 목사의 아주 위험한 성공
LA 동양선교교회, 11월 5일 임시공동회의 통해 담임목사 교회 전권 장악

   
 
  ▲ 강준민 목사는 동양선교교회에 사임을 했다가 번복하고 재기했다. (동양선교교회 홈페이지 캡쳐)  
 
사임에서 장악으로, 극적인 반전

미국 LA에 있는 동양선교교회 강준민 목사가 교회를 사임하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오히려 개혁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는 소식을 10월 중순 한국에 있을 때 들었다. 몇몇 인터넷 언론의 보도 내용을 보고는, "잘 나가는 목사 하나가 장로들 시집살이를 못 견디고 쫓겨나는구나" 싶었다. 동시에, "강준민 목사가 매우 유약해 보이는 사람인데, 교회개혁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염려도 했다.

마침 11월 초에 LA를 들러서 뉴욕에 갈 일정이 잡혀 있던 차라, 교회 상황도 궁금하고 인사도 할 겸 강준민 목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두 번의 메일에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한 채 LA에 도착했다. 거기서 교회에 전화를 걸었으나 비서실에서는 "아무도, 특히 기자는 일체 만나지 않고 있으니 이해해달라"고 정중히 거절했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심경이 복잡한데다가 공동회의(교인총회)가 며칠 안 남아 있으니 기자를 만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뉴스앤조이>가 강준민 목사의 책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기 때문에 기자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LA의 교계에서 활동하는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동양선교교회 사건이 뜨거운 관심사였다. 그런데 한국에서 몇몇 인터넷 언론을 통해 접했던 내용과 현지에서 듣는 얘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점을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한다.

왜곡된 여론, 강 목사에 절대 유리

국내 교계 언론이나 미주 일간지에 실린 내용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은, 당회에서 장로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만들어진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담임목사의 리더십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장로들이 추진하는 헌법 개정안은 "장로의 65세 임기를 70세로 연장한다"는 것과 "부목사의 신임투표를 당회에서 매년 실시한다"는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 내용만 보면 장로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연장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목사들의 숨통을 움켜쥐겠다는 고약한 심보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장로들과 함께 동역을 한다는 것은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장로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꼭 절반이 강 목사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절반 아니라 한두 명만 맘 먹고 목사를 흔들어도 강철 심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견디기 쉽지 않다.

강 목사는 10월 4일 당회 직후 당회 서기 장로에게 사의 표명을 하고, 8일 주일에 광고 시간을 통해 사의를 밝힌 이유를 교인들에게 설명했다. 당회 서기는 그날 교인들에게 공동회의 소집을 위한 서명을 받는다고 했고, 이날 청년들은 통일된 티셔츠를 입고 "담임목사 사의 표명 철회 및 교회개혁을 위한 임시 공동회의 개최" 청원 서명을 받았다. 반전의 출발이었다.

문제가 불거진 지 꼭 한 달 뒤인 11월 5일 주일. 이날 열린 공동회의에서 "담임목사 사의 표명 철회"가 2194명 찬성, 227명 반대, 31명 기권으로 89.5%의 지지를 받았다. "교회 제도, 조직 개선 및 헌법 개정을 포함한 개혁을 담임목사에게 위임"은 2028명 찬성, 278명 반대, 35명 기권으로 86.6%의 지지를 얻었다. 강 목사는 "오늘부터 당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운영위원회 체제로 갈 것이다"고 선언했다. 반전의 완성이었다.

위의 내용으로만 보면, 낡아빠진 사고를 가진 기득권 세력들이 부임한 지 몇 년 안 된 담임목사를 사사건건 괴롭히다가 마침내 헌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뜯어고치려 했는데, 오히려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의 폭발적인 힘이 모아져 교회를 개혁할 기회가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득권을 가진 장로들 중심으로 형성된 당회를 없애고 훈련된 일반 신도들이 교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간다는 내용은 일반 신도들에게 지지를 받기 좋은 내용이다.

"헌법 개정안 통과"냐 "헌법개정위원회 구성 통과"냐

하지만 내용을 알아보니 몇 가지에서 사실과 다른 점이 발견됐다. 10월 4일 당회에서 통과된 것은 "헌법 개정안"이 아니라 "헌법개정위원회 구성"이었다. 강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장로들의 임기 연장에 대한 개인적 의견이 있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일 뿐 정식 안건이 아니었다. 그런데 언론은 마치 독소 조항이 담긴 개정안이 통과된 것처럼 보도했고, 이것은 끝까지 시정되지 않았다. 다만 상황을 뒤집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동양선교교회 현행 헌법을 보면, 장로들은 3년씩 3차례 시무하고 중간에 1년씩 휴무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장로의 임기는 9년. 게다가 휴무를 한 다음 재시무 투표 때는 2/3 이상의 높은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 담임목사의 임기는 없고, 정년만 65세로 되어 있다. 불균형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장로들은,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정년을 늘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람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장로들이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나, 당회 결정과 무관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 부목사에 대한 문제도 주장이 다르다. 강 목사는 "목사들이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내보내려고 한다"고 새벽기도 설교 시간에 장로들을 비판했다. 장로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목사의 임기는 1년이며, 담임목사가 당회의 결의를 받아 청빙한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해고하지 않는 한 대개 당회가 1년마다 재임 결의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장로들은 이것을 원칙대로 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생각 역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당회 결정 사항에 그런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만 결정했을 뿐이지, 개정위원들이 선임된 것도 아니고 거기서 다룰 안건들이 정해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소한 문제로 일부 장로들과 강준민 목사 사이에 의견이 갈라졌고, 이로 인해 틈이 벌어졌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장로들이 헌법 개정 문제로 강 목사를 코너로 몰자, 강 목사가 "사의 표명"으로 교인들에게 충격을 준 다음 "사의 철회 및 교회 개혁을 위한 공동회의 개최"라는 반전 카드를 꺼내들어 상황을 일순간에 뒤집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강준민 목사는 그동안 "영성 목회의 대가"라는 이미지를 가져왔는데, 공동회의를 계기로 교회개혁의 선봉장이 되었다.

   
 
  강준민 목사는 설교에서 장로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동양선교교회 홈페이지 캡쳐)  
 
"영성 목회의 대가"에서 "교회개혁의 선봉"으로

공동회의에서 강준민 목사가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승리가 얼마나 위험한 승리인지를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첫째로, 강 목사는 강단을 철저히 사유화했다. 설교를 통해 자신과 장로들을 선악 이분법 구도로 나눈 다음 상대방을 난타했다.

동양선교교회 홈페이지(http://www.omc.org)에서 강준민 목사의 새벽기도회 설교를 들어보자. 공동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설교를 통해 장로들을 비판했다. 몇 개만 인용하면,

"이번에 주차장 문제 삼는 사람들은 헌금 한 푼 안 하고 십일조도 안 하는 분들이…."
"헌금을 많이 하면 많이 한다고 하고 안 하면 안 한다고 하고, 대단한 사람들이다."
"죄인은 불쌍히 여기되, 죄의 사슬은 과감히 끊어야 한다, 이번에 단호하게 나가야 한다."
"새벽기도 때는 당분간 교회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앞으로는 안 하겠지만 지금은 해야겠다."
"어느 안수집사님이 그럽니다, 왜 장로만 되면 안하무인입니까?"
"당회를 잘 지키겠다고? 복음이나 잘 지키라고 하세요."
"1년 내내 새벽기도 안 하던 분이 갑자기 장로가 되더니 교회를 어렵게 한다."
"부목사들이 인사 안 하니까 내보내려고 한다. 그런 것이 인간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이겠지만 성경은 그렇지 않다. 목사는 기름 부음 받았고, 장로는 투표로 되었다. 목사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름 받은 사람이고, 장로는 사람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 사람에게 선택된 자가 하나님의 부르심 받은 자를…."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인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선택 안 되면 떠난다."
"이런 사람들에게 교회를 맡길 것인가, 개혁하는 사람들에게 맡길 것인가."
"어렵고 힘들다.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뒤틀린 것을 바로잡는 것이 더 힘들다."
"5년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냈다."
"이번 기회에 죄의 뿌리를 뽑자."

기자가 특정한 표현만 골라서 편파적으로 인용했다는 의심이 들면 공동회의 직전 일주일 정도의 설교 몇 개만이라도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기 바란다. 열왕기하 말씀을 본문으로 삼고 있지만, 본문 내용과 교회 상황을 교묘하게 짜깁기해서 강단과 성경을 유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문제 많은 목사의 전형적인 행태를 강 목사가 너무나도 쉽게 보이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게다가 그는 "하나님에게 부름 받은 목사"와 "사람에게 뽑힌 장로"를 구분하는 신학을 가졌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교회개혁의 본질이 무엇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강 목사가 당회를 없애고 운영위원회 체제로 간다고 했는데, 강 목사가 갖고 있는 신학적 태도를 볼 때 앞으로 운영위원들은 들러리 내지 거수기가 될 사람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짙다. 아무리 날고 뛰어봤자 사람에게 뽑힌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강준민 목사의 설교에 매료되어 이 교회에 출석한 교인들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강 목사가 공동회의에서 2/3 지지를 받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 목사는 쐐기를 박으려고 작심한 모양이다. 공동회의가 열리는 날 예배 설교는 강단 사유화의 정점이었다.

그는 단에 서자마자 "고별 설교하는 마음이다. 2/3 안 나오면 오늘 예배 끝나고 떠난다. 내일 새벽부터 강단에 서지 않는다"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글썽이는 교인들이 보인다. 효과 만점.

그는 "비전의 능력"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들어가는 말은 "비전은 힘이 세다", 나가는 말은 "선택을 통해 우리의 영원한 미래가 결정된다". 본문은 “비전을 선택하면 영원한 청춘으로 산다. 비전은 예수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예수는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보시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시고, 다양한 은사를 보시고, 배움을 열망하는 마음을 보시고, 셀그룹을 통한 재생산의 가능성을 보시고 제자들을 선택했다"는 것. 말은 다 맞는 말이다.

자신을 반대하고 괴롭히는 장로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낡은 세력이고, 자신은 예수의 눈으로 비전을 보고 변화를 위한 개혁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예수도 개혁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인들에게 어떤 사람에게 교회를 맡길 것인가 선택하라고 했다. 중간지대는 없다고 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그 결과는 영원하다고 했다.

이날 유인물로 나눠준 목회 서신 "조용한 슬픔 속에 핀 꽃"이라는 아주 감성적인 글은 교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표현법을 구사하고 있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제 안에는 조용한 슬픔이 깃들었습니다. 매달 당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슬픈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를 생각하며 슬퍼했고, 성도님들을 생각하며 슬퍼했습니다. 조용히 교회를 사임하려고 마음먹었던 날, 조용한 슬픔이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는 조용히 울고 있었습니다. 연약한 갈대와 같이 조용히 울고 있었습니다. 흔들리면서 울고, 연약해서 울었습니다. 떠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울었습니다. 산다는 것이 조용히 우는 것임을 알지도 못한 채 울었습니다.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고, 슬픔이 깃들었습니다. 밝게 미소를 지어 보았지만 마음은 왠지 조용한 슬픔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교회를 사임하겠다는 말을 당회 서기 장로님께 전한 후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만 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성도님들이 함께 조용히 울고 있었음을 말입니다. 성도님들은 연약한 갈대 같아 보였습니다. 흔들리는 갈대 같아 보였습니다. 다만 울음소리가 없어 그 슬픔을 잘 몰랐던 것입니다. 교회에 사의 의사를 밝히던 토요일 새벽기도 시간에 저는 성도님들의 통곡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흐느끼는 애통의 소리가 제 영혼을 흔들었습니다. 조용히 울고 있는 연약한 갈대들의 소리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연약하다고 말할 수 없는 조용한 개혁의 외침이었습니다.

(중략)

성도님들이 원하는 개혁은 "조용한 슬픔 속에 핀 꽃"과 같습니다. 개혁이라는 꽃은 조용히 울면서 피는 꽃입니다. 눈물과 땀과 피가 묻어 있는 꽃입니다. 그래서 개혁은 힘든 것입니다. 그러나 개혁은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고통 받고 있는 이민교회 성도님들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주님이 명하신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는 일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저와 함께 조용히 눈물 흘려주신 성도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조용한 슬픔을 담아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음 깊이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이 교회 교인이 아니라도 마음이 찡할 것이다. 이런 식의 목회서신이 설교와 함께 교회 홈페이지에 연재되었다. 청년들이 강준민 목사를 지지하는 영상물, 임동선 원로목사가 지지하는 영상물이 올려졌다. 설교를 통해, 목회 서신을 통해, 청년들과 원로목사의 지지 영상물을 통해, 왜곡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동회의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은 매우 무능한 자일 가능성이 높다.

"임시회의이기 때문에 토론은 불가"(?)

이에 비해서 강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이 만든 유인물은 고단한 이민 생활에 찌들어 살다가 모처럼 교회에서 위로와 힘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짜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할 만큼 거칠고 무뎠다. 강 목사가 10억 원이 넘는 호화주택에 살고, 국내와 해외 집회를 갈 때마다 수백만 원씩 출장비를 가져가고, 집회에서 받는 강사료와 인세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돈을 탐하는 목사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그런 것은 평소 목사와 장로 사이가 좋을 때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가다가 사이가 나빠질 때 상대방을 파렴치범으로 몰기 위해 써먹는 낡은 수법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게다가 조용한 영성 안에 깔려 있는 세련된 기복주의로 무장된 강 목사의 메시지가 교인들에게 먹히는 상황에서, 그런 얘기는 대중에게 먹혀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게임은 시작과 동시에 끝이 났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 설교를 사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교묘하게 틀었다. 강 목사가 사임 의사를 스스로 밝혔다면 당회에서 번복하면 된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강 목사 인사 문제에 대해 당회에서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임목사 사임 철회"를 공동회의 안건으로 다룬 것은, 이를 계기로 교인들의 힘을 한데 모으려 한 의도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또 공동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대해 일체 토론이나 의사 진행 발언을 거부했다. "임시공동회의는 상정된 안건만 다루기 때문에 토론은 하지 않고 표결만 한다"는 얘기를 반복했다. 변호사 자문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시당회 회집 내용과 관련된 헌법 82조 2항을 언급했다. 그러나 82조 2항 말미에는 "…단, 임시당회 안건은 사전에 공시된 것만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임시회의에서 상정된 안건만 다루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임시회의기 때문에 토론을 불허한다는 것은 헌법적 근거가 없다.

장로들은 강 목사의 재정 비리 의혹을 차분히 설명하면 교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완전 차단되었다. 이 때문에 일부 반대파 교인들이 토론을 요구하며 단 위에서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민주적인 절차 통해 비민주적인 내용 결정

이밖에, 임시회의는 출석 인원으로만 성수가 된다 하더라도, 그날 몇 명이 출석했는지 그중 몇 명이 투표했는지 아예 보고하지 않은 것, 투표권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구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것, 투개표 과정을 관리하는 사찰위원들은 이미 목사가 선정해놓은 사람들로 구성된 것 등, 진행에 있어서 드러난 문제들은 대세를 볼 때 한낱 사소한 시비 거리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

공동회의 때 처리된 첫 번째 안건이 절차상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 두 번째 안건은 담임목사의 1인 지배 체제를 보장해주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교회 제도, 조직 개선 및 헌법 개정을 포함한 개혁을 담임목사에게 위임한다"는 것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가장 비민주적인 내용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행 헌법에 의하면, 헌법을 개정하려면 교인들의 요구나 당회의 결의가 있어야 하며, 목사가 위원장이 되는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거기서 개정안을 만들면 당회를 거쳐 공동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현행 헌법을 근거로 공동회의를 열어서 현행 헌법 내용과 무관하게 새로운 법을 만드는 일을 한 사람에게 위임하는 결정을 동양선교교회가 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볼 때 이렇게 되면 동양선교교회의 주인은 강준민 목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가 일반 신도들이 교회 운영에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구조를 만들고, 헌법을 민주적으로 만들고, 셀사역을 통해 교회 성장을 도모하여서, 그의 원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언정, 그 교회가 건강한 교회, 영성 깊은 교회, 예수님이 주인 되는 교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