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독교 통계를 보면서

기독교 통계를 보면서

"지방선거"라는 요란한 행사 때문에 별로 부각되지 못했지만 한국 교회 전체가 깊이 생각해야만 할 통계가 5월 25일에 발표되었습니다. 2005년 11월 1일부터 15일 사이에 통계청이 "인구주택 총조사"를 벌인 결과입니다. 발표에 의하면 2005년 11월1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4,728만 명으로 파악되었고, 그 가운데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인구는 2,497만명(전체 국민의 53.1%로서 1995년에 비해 종교인구 비율은 10.5% 증가함)인데 이 중에서 기독교 인구는 876만 6000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교유형별로 보면 전체인구 중 불교인구가 22.8%로 가장 많고, 개신교 18.3%, 천주교 10.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3대 종교의 신도수 증가비율을 보면 1995년에 비해 천주교는 514만 6000명으로 10년 전 295만 1000명보다 219만 명이나 증가해 무려 74.4%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불교는 1,032만 1000명에서 40만 5천명이 증가해 1,072만 6000명으로 3.9%가 증가한 반면에 기독교는 14만 4000명이 줄어 오히려 1.6% 감소했다고 통계결과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의 교세는 줄곧 6만 교회와 1천 2백만 성도라고 통념적으로 인식되어 왔고, 공식석상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말해져 왔던 터입니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나온 결과를 대하면서 너무 터무니없고, 일반적으로 알아왔던 것과는 동떨어진 것이라 가위가 눌린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통념적인 것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금번에 나온 객관적 수치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의제기라도 하면서 한국 교회는 그렇게 죽을 쑤고 있는 공동체가 아니란 것을 증명해 보이는 일말의 노력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도 했지만 냉엄한 수치 앞에 할 말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하튼 통계청의 통계결과가 발표된 이후로 개인적으로 자꾸 되뇌고 있는 내면적 물음은 "도대체 선교 120년의 역사와 무게를 가진 한국 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왔길래 지금 이런 통계결과가 나온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을 던지면서 마음 한 구석에 "한국 교회가 선교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면서 감동도 주고, 바람직한 역? ??도 잘 감당해 왔는데 세상 사람들이 한국 교회를 너무 몰라서 그런 것이다"는 스스로 위무하는 대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자기반성을 하면 할수록 "그동안 한국 교회가 잘한 것도 많지만 그보다 하나님 앞에서 참회하고 갱신해야 할 과제가 더 많으니까 이런 안타까운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겠다"는 것이 생각의 귀결점이었습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공동체는 그 수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애둘러 표현해도 10년 전에 비해 종교인구의 비율이 10.5%나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주요 종교들 가운데 기독교만이 0.1%의 증가도 없었다는 것은 누구 한 사람의 책임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에 소속된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동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공동의 과제 앞에서 성별이나 연령, 이념이나 교파, 그리고 지역적 편차 등은 접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공동의 과제 앞에 단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이 온 땅에 편만케 되기를 소원하는 한국 교회 공동체 내에 소속해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고 논의하면서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는 것을 절감하는 것입니다.

출처 : 김현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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