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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결식노인

맑은샘77 2006. 5. 28. 16:26

 

 

전화 벨이 울린다.

전번에 죽 을 기부해 주신분이 오늘 또 죽을 기증해 주신다고 하여 오후 3시까지 약속을

하고 그 회사를 방문했다.

전번보다 두 배나 많은 죽을 차에다 실어주셨다.

양이 너무 많아 오늘은 다 배분할 라면 피곤하겠네.. 혼자 생각하며 사무실 쪽으로 차를 돌렸다.

오늘은 날씨도 더워 옷이 땀 냄새로 배어있었다.

사무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여기 저기 나눠줄 양을 추려 먼저 아동센터를 향했다.

아이들 간식 시간이라 얼른 가져다줄려는 마음 뿐 이였다.

두 군데 아동센터를 돌다가 혼자 창고를 지키시며 외롭게 사시는 할머니 생각에

차를 할머니 쪽으로 돌렸다.

창고 앞에 차를 주차하고 창고 안으로 들어가 "할머니 . 할머니" 하고 불렀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할머니는 걷기도 힘들어 하시는 게 아닌가?

"할머니 어디 편찬으세요" 라고 물으니 몇일을 먹지 못했더니 힘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순간 심장이 멈춰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 동안인가 할 말이 없었다.

할머니에게 “ 어디 아프시거나 힘드실 때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그랬자나요” 하고 말씀드리니 할머니께서는 “미안해서 못했어” 하시고는 고개를 떨 구셨다.

수급자를 신청하라고 몇 번이나 당부 드렸는데 할머니보다 더 힘든 할머니가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신청을 안 하시겠다고 천사 같은 고집을 부리시던 할머니였다.

배분받을 분들게 오늘은 조금 늦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할머니의 창고 한쪽에 마련된 방으로 향했다. 가져간 죽을 뜯고 냄비에 부어 끊이며 냉장고를 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하고 돌았다.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었다.

토요일에 같다가 드린 감자 파 당근 만들어다가 갔다가 드린 반찬 하나도 없었다.

할머니  “반찬 다 어디 있어요” 하고 물으니 “다 먹었지” 하고 대답하셨다.

처음에는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상했다.

반찬을 다 드셨으면서 왜 밥을 못 드셨다는 걸까 하는 의구심에 쌀통으로 사용하시는

프라스틱 통을 열어보았다.

한 톨의 쌀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쌀이 없어 반찬으로 허기를 달래 신게 아닌가?

 가슴이 또 다시 메여왔다.

죽을 차려 드리고 잠시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쌀집으로 향했다.

20K를 샀는데 또 그런 일이 있을 거 같아 40K를 밑반찬과 구매하여 함께 차에 실었다.

쌀통에 쌀을 부어 드리고 아프시거나 힘드실 때 꼭 연락 하신다는 약속을 받고

환하게 미소를 지우시며 손을 흔들어 주시는 할머니를 뒤로하고 여러 곳에 들려

배분을 마치고 센터로 돌아왔다.

오늘은 잠을  잘 수 없을 거 같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출처 : 풍양푸드뱅크
글쓴이 : 이웃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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