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노인상담

노인가족과 상담

맑은샘77 2018. 8. 20. 20:26

노인가족과 상담


목원대학교 교수 권 중 돈


. 들어가는 글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20여년이 경과하는 동안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는 심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20여년 동안에도 노인문제는 완화될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노인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노인복제도의 한계와 노인가족의 구조, 관계, 기능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행 노인복지정책은 노인 개개인이 경험하는 건강이나 경제적 문제 또는 여가활용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심리적 미충족 욕구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간접적 도움이 될 뿐 직접적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더구나 현행 노인복지정책의 주된 서비스 단위가 가족이 아니라 노인 개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노인 부양가족에 대한 서비스는 노인 부양에 따르는 세제감면 혜택 이외에는 거의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노인이나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심리사회적 문제나 기능의 저하를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 또는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노인과 가족에 대한 임상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노인과 그 부양가족에 대한 상담, 치료 등의 임상적 개입은 노인복지정책보다도 더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실제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포함한 임상분야에서는 주로 아동, 청년, 성인과 그 가족들이 경험하는 문제에 대한 개입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노인과 그 가족을 위한 상담과 임상적 개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김태현, 2000). 설령 노인이나 노인가족을 위한 상담을 실시한다고 할지라도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접수면접 또는 기본적인 사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상담을 통해 다루는 주된 문제 또한 취업, 복지시설 정보, 건강, 고부간의 갈등 등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노인복지분야에서는 노인과 가족을 위한 상담 또는 치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보다 체계적인 노인과 가족에 대한 상담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다음에서는 노인 가족상담의 개념, 특성, 과정, 기법 등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 우리나라 노인가족의 관계 특성

가족관계의 영역은 크게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고부관계 포함) 그리고 형제나 친척과의 관계로 나눌 수 있다.

1. 노부부 관계의 특성

노인가족의 노부부의 관계 특성에 대해 살펴보면, 전통사회에서는 부부관계가 주변적 가족관계이었으므로 중요성을 지니지 못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삶의 만족도의 주요 영향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소자녀가치관,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부부가 함께 지내는 post parental period 또는 empty nest 기간이 연장(197415199725: 15.5년은 부부끼리, 9.5년은 여성독신으로)됨에 따라 원만한 부부관계의 유지가 노년기의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이다.

노년기에 자녀의 진수(launching)를 수용하지 못하거나, 남편의 은퇴에 따른 역할재정의와 재조정, 자원 배분 및 의사결정과 관련된 권력의 재배분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노부부는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노년기 부부관계는 노년기 이전의 결혼생활이 행복했을수록, 노부부간에 융통성 있게 가정내 역할을 분담할 경우에, 은퇴한 남편과 동반자적 관계로 전환할 수 있을 때, 은퇴 남편이 긍정적 자아개념을 유지, 부인이 이를 지지할 경우에, 중년기로의 전환에 어려움이 없을수록 그리고 경제적 사정이 좋고, 건강이 좋을수록 더욱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년기 이전의 잠재된 부부갈등이나 노년기의 새로운 부부갈등의 발생으로 인하여 황혼이혼(December divorce) 또는 나리타의 이별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처럼, 노년기의 이혼이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며, 노년기의 재혼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혼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 노부모-성인 자녀관계의 특성

노인가족의 부모-자녀관계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노부모와 성인 자녀의 관계에서 노부모는 정서적이고 질적인 교류를 중시하는 반면 성인자녀는 도구적이고 양적인 교류를 중시하므로 양자간에 갈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그리고 노부모나 성인자녀 일방이 다른 일방에게 의존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유발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하여는 애정을 중심으로 한 상호적 관계(reciprocal relationship)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나라 노부모와 성인자녀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노부모는 효의 윤리에 근거하여 가부장적 권위를 행사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효에 대한 기대(filial expectation)할 경우 자녀가 이에 지나치게 순응하거나 반발할 경우에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 우리나라의 노인가족에는 전통성과 근대성이 혼재하는 문화적 이중구조또는 비동시대적인 것의 동시적 공존현상으로 인한 문화갈등이 세대갈등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한국가족문화에 대한 연구에서 우리 집은 어른의 말씀을 중시하며,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중시하며, 위계질서를 중시한다는 항목에 대해 긍정적 응답을 하는 비율이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송성자, 2002).

3. 고부관계의 특성

전통사회의 가족은 부자관계를 중시하는 직계가족으로서, 며느리는 시댁의 가풍에 무조건 복종해야만 했으므로, 고부관계는 지배-피지배의 수직적 관계의 속성을 지니며 시모의 요구나 간섭, 학대 등에 며느리는 절대적 복종과 인내로 대처해야 했으므로 국외자 또는 희생양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식 특히 아들에 대한 보상심리로 모자간 밀착관계를 형성하게 되므로, 고부갈등의 불씨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 노인가족에서는 고부의 학력차이 등으로 며느리의 지위 상승이 이루어짐으로써 시어머니의 절대적 권위가 약화되고 자녀세대의 경제적 독립으로 인한 며느리의 가계관리권을 지님으로써 역할갈등이 초래되고, 유교적 가족윤리 약화와 서구 가치관의 유입으로 인한 가치갈등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러한 노인가족에서의 고부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은 친척간의 우애 소홀, 시모의견 무시, 가족관습의 차이, 가사운영권의 갈등 등이며, 고부갈등은 당사자의 삶, 부부만족도의 저하 뿐 아니라 전체가족의 안녕에도 영향을 미치며, 동거가족은 물론이고, 친족간의 불화로 확대되기도 한다. 따라서 고부간의 갈등을 1:1의 갈등에 머무르기 보다는 세대간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4. 조부모-손자녀 관계의 특성

조부모는 손자녀를 통해 젊음과 정열을 재경험하고 생의 연속성을 인지하고, 인생의 경험과 지혜 제공을 통해 생산성을 경험하며, 새로운 영감과 성취감을 경험하며, 손자녀의 성취를 통한 대리만족을 얻기도 한다. 손자녀는 조부모를 통해 문화적 연속성을 획득하고, 건전한 심리적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의 입장에서는 조부모-손자녀 관계를 통하여 결속력 증진, 가족역사의 계승, 가족성원의 소속감과 정체감 부여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성인 자녀와의 손자녀 양육방식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한 세대간 갈등을 경험하거나, 손자녀가 조부모를 싫어하거나 노인 자신이 손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경우 조부모는 자기무용감과 소원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지나치게 이른 나이에 조부모의 역할을 얻는 것에 부담감을 경험하기도 하며, 대리모의 역할로 인하여 부담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5. 형제와 친척관계의 특성

소자녀 가치관의 팽배, 친족의식의 약화로 인하여 노후에 형제간의 동료애와 심리적 교류와 지원이 매우 중요한 실정이다. 특히 노년기 형제관계는 가장 평등하고 세대내 결속력이 있므르로 감정이입이 잘되는 고정적이고 영구적이며 지속적 관계로서 긴밀한 유대와 상호의존이 가능하다. 그리고 연령증가에 따라 경쟁적이고 부정적 관계가 감소하고, 친밀성, 일치감, 정서적 지원이 강화되며, 규범, 가치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올바른 행동유형을 제시하게 되므로 유용한 사회화 모델인 동시에 안내자로서의 역할도 하며, 간병, 부양, 교통현의 제공 등의 도구적 지원자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형제간의 결속력 증진이나 지원은 배우자가 사망하였거나 자녀가 없는 노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지지망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노년기에는 친척관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성인 자녀들은 이러한 친척관계가 심하게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친척관계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로 인한 갈등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친척관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이와 반대로 친척과의 접촉기회는 제한되는 경향이 강한데, 집안 행사나 특별한 경우에만 연락하고 만나는 경우가 3040% 정도에 이를 정도로 친척관계는 매우 축소되어 있다.

. 가족치료의 모델과 기법

현재 임상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모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보편화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족치료 모델은 다세대 접근방법(Bowen, Boszormeny-Nagy, White), 생태학적 접근방법(Auerswald. multiple family therapy, family network therapy), 상호작용적 접근방법(MRI의 의사소통 이론와 단기치료), 전략적 접근방법(Haley), 구조적 접근방법(Minuchin) 그리고 체계론적 접근방법(Milan Group Therapy)이다. 다음에서는 한국 노인가족에 적용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Bowen의 다세대 가족치료모델과 MRI의 상호작용적 가족치료모델에 대해 살펴보고, 치료모델에 관계없이 가족치료에서 자주 활용되는 치료기법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1. Bowen의 다세대 가족치료 모델

Bowen의 다세대 가족치료모델에서는 부모 특히 어머니와 자녀 사이의 미분화된 정서체계를 중시하였으며, 이러한 관계는 가족투사과정을 통해서 전수된다고 보았다. 특히 자아분화 수준이 낮을수록 삼각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데, 두사람의 정서체계는 긴장이 없을 때는 안정되지만 불안이 증가하면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관계상의 갈등이나 불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제 3자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고 융합됨으로써 불안을 극복하려 한다. 이러한 가족성원들간의 정서적 의존을 Bowen은 핵가족의 정서적 융합이라고 하였으며, Minuchin은 밀착된 가족, Freud는 미분화된 가족자아체계라 하였다.

가족내에 핵가족의 융합이 강하여 가족성원 서로의 감정, 사고 등을 모두 알게 되므로 한 성원은 가족과 분화되지 못하고 가족과 한덩어리가 되어 생활하므로, 불안, 갈등이 커지고, 갈등 자체보다는 다른 곳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정반대로 상호배척하는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핵가족의 융합이 클수록 가족갈등을 다루기 위해 한명의 배우자가 불안을 과다하게 흡수하여 질병이나 역기능을 보이거나, 정서적 거리감이나 과잉친밀로 인하여 만성적 부부갈등을 형성하거나, 부부가 자신들이 융합된 사실을 부정하고 자녀에 초점을 둠으로써 즉, 부부관계가 자녀에게 투사되어 자녀의 심리적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Bowen은 자녀가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사이에 갈등이 심한 자녀들은 부적응행동이나 증상을 보인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원가족과 정서적으로 단절된 사람되거나 지나치게 융합된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건강한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아분화수준이 낮을수록 역기능적 행동이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정신건강 수준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Bowen 가족치료모델에서의 치료목표는 미분화된 가족자아체계 또는 핵가족의 정서적 융합에서 개인 성원을 분화시키는 것이 된다.

한국 가족내에서의 정서적 친밀관계는 모자관계가 중심이 되는데, 고부간의 갈등은 지적정서적으로 미분화되고 융합되어 있는 모자사이에 며느리라는 제 3자가 개입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며느리는 남편과 친밀한 부부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자녀에게 정서적 지지를 의존하게 되므로 가족내의 정서적 융합은 세대에 걸쳐 투사됨으로써 다세대 전수과정을 낳게 된다. , 강 모자관계는 다음 세대의 모자관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2. MRI의 상호작용적 가족치료모델

MRI의 상호작용적 가족치료모델은 의사소통과 가족체계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IP(identified patient)에게 나타나는 문제나 증상의 변화와 해결에 초점을 두는 단기치료모델이다. 이러한 MRI 가족치료 모델은 초기와 후기모델에서 초점을 두는 가족상호작용 영역이 달라지는데, 초기모델에서는 의사소통에 그리고 후기모델에서는 가족이 시도한 문제해결방식에 초점을 둔다. 먼저 의사소통에 대해 살펴보면, 대인관계에서의 의사소통은 디지털(digital) 방식과 아날로그(analogical)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 의사소통은 주로 말로 표현되며 의사소통의 내용이나 정보 그 자체이며, 언어의 논리적 구문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날로그 의사소통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맥락 뿐 아니라 모든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포함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의 질을 부여하게 된다. 만약 이 두가지 수준의 의사소통이 일치하지 않게 되면, 의사소통 수신자는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노선을 정확하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 가족의 경우에는 디지털 방식의 의사소통보다는 간접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아날로그 방식의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족내의 위기나 갈등상황이 나타나게 되면 가족의 조화를 중시하여 직접적인 논쟁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한국 가족에서는 의사소통 수준의 불일치가 야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할 수 있다. MRI의 후기모델에서는 의사소통보다는 가족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도한 과거의 문제해결책을 더욱 중시한다. , MRI에서는 가족내에 문제나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가족은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을 마련하여 직접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 문제해결책이 종종 문제를 유지시키거나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가족의 실패한 과거 해결책으로는 의도적으로 심사숙고하려는(spontaneous deliberately) 시도, 위험을 피할 수 없는데도 위험부담이 없는 방법(no-risk method)의 시도, 두려운 사건을 연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논쟁을 통해서 대인관계상의 조화로운 관계를 얻으려는 시도, 혼자 격리됨으로써 관심을 끌려는 시도, 자기를 방어함으로써 타인의 의심을 확신시키는 시도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가족의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으로, 이런 해결책이 계속 사용되면 문제가 만성화되고 악화된다. 이러한 가족의 상황은 모래사장에 빠진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 The more struggle, the more sinking; The more sinking, the more struggle. 따라서 MRI의 상호작용적 가족치료에서는 분명하고 직접적이며 디지털과 아날로그 수준이 일치하는 의사소통 패턴을 만들고, 가족이 기존에 사용해오던 문제해결책과는 다른 새로운 문제해결책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가족내의 상호작용 패턴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하여 IP의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치료목표는 관찰이 가능한 구체적인 일상생활상의 행동문제로 규정하는 것이 MRI의 상호작용적 가족치료의 특성이다.

3. 가족치료의 주요 기법

1) 합류기법

가족내에 변화를 일으키기 전에 치료자는 치료적 가족체계(therapeutic system) , 가족과 원조관계를 형성하여야 하는데, 이를 Minuchin은 합류(joining)이라 하였다. 이러한 합류는 개인 상담에서의 engagement 또는 rapport형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족과의 합류를 위하여 치료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현상유지(maintence), 추적(tracking) 그리고 모방(mimesis)가 있다. 현상유지 기법은 기존의 가족구조를 의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부모, 자녀 하위체계를 승인하고 지지하며, 개인의 장점과 가능성을 인정하고 가족내의 위치를 지지하는 기법이다. 추적은 의사소통 또는 상호작용의 내용을 명확화하기 위해 질문, 찬성의견 표시, 가족이 말한 내용을 확대시켜 문제의 핵심을 유도해 내는 기법으로, 가족이 의사소통할 때 ---”하는 소리를 내거나, 동일 단어 반복, 흥미를 보인데 대한 칭찬, 질문 등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치료시간에 과제를 부과하고 관찰하거나 치료시간 중에 특정 내용에 초점을 두고 의사소통을 진행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모방기법은 가족의 상호작용이나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친근감, 유사성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기법으로, 치료자는 동일한 의사소통유형을 취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개인적 특성과 가족성원과의 유사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2) 상호작용의 연쇄과정 분석

가족내에는 반복적인 의사소통 통하여 가족 특유의 의사소통 유형과 위계질서를 형성하게 된다. 가족치료에서 치료적 초점이 되는 가족의 특징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의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족성원들간의 반복적인 행동교환 즉, 상호작용의 연쇄과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조모가 손자녀의 양육에 과다하게 개입하는 경우의 상호작용 연쇄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그림 1 ] 조모의 자녀양육에 대한 과다개입 가족의 상호작용 연쇄과정

3) 상호작용 유형의 실연

치료시간 중에 치료자가 가족의 특징적 상호작용패턴을 파악하기 위하여 가족으로 하여금 말로 설명하는 대신 실제로 가족내에 있었던 행동을 재연해보게 하는 기법이다. , “그때 상황을 여기서 직접 보여줄 수 있으세요라고 요청하여 가족의 행동 이면에 숨겨진 가족의 구조를 파악하고, 치료에서 지도자적 위치를 유지하면서 정확한 사정과 함께 치료적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기법이다.

4) 의사소통 방법의 개조

가족들간의 의사소통 방법을 개선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서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관찰만 하겠다고 선언하거나 가족은 쳐다보지 않고 다른 물체에 시선을 집중하거나, 질문을 받고도 다른 성원에게 답변하라고 지시함으로써 답변을 회피하거나, 뒷자리로 물러나 앉거나 one-way mirror 뒤에서 가족을 관찰함으로써 가족들간의 의사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 그리고 말을 하지 않거나 지위가 낮은 성원과 동맹 또는 결탁하여 얘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으며, 일반적인 상담이나 치료에서 활용되는 기타의 의사소통 방법 개선기법들이 모두 활용될 수 있다.

5) 개인 및 하위체계의 경계선 설정

가족성원 또는 하위체계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선의 적절한 침투성을 확보하고, 분명한 경계선을 설정하여 가족성원들간의 분화를 촉진하기 위한 기법이다. 개인의 경계선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얘기 경청 및 그의 관점 인정하며, 대신 말하거나 답변 못하게 하며, 기억창고(memory bank)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그건 ○○누구한테 해당하는 질문인데요’, ‘○○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직접 들어 봅시다’, ’그때 당신은 그 자리에 없었죠좀더 들어보실래요’ ‘그 아이 옷은 누가 고르죠’, ‘TV 보는 것은 누가 결정하나요’‘취침시간은 몇시죠?’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부부하위체계의 경계선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치료시간 동안 자녀들을 나가 놀게 하고 부부만이 대화한다. 부모하위체계의 경계선 설정을 위해서는 아버지의 실수를 지적하는 자녀에 대해서는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하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형제하위체계의 경계선 설정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치료실 가운데에 모여 앉게 하고 아이들이 놀 때 부모가 간섭하지 못하도록 한다. 조부모-부모하위체계의 형성을 위해서는 조부모가 자녀양육방법에 대해 계속 간섭하는 경우에 치료실 밖으로 조부모를 내보내거나, 부모와 아이만이 하루에 몇시간 동안 놀게 한다.

6) 지시와 과제부여

가족성원의 특정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문제와 관련된 일정한 행동을 지시하거나 과제를 부과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가족성원들에게 의사소통 유형을 해석해주거나, 잘못된 의사소통양식을 지적하고 개선 및 향상 방법을 지시하거나, 새로운 의사소통 방법을 교육하거나 새로운 규칙을 따르도록 명령을 내리는 기법이다. 이러한 지시나 과제를 부과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과제는 수행 가능한 쉬운 문제부터 시작하여 작은 변화를 일으켜 체계의 변화를 유도해야 하며, 명확하고 구체적인 것을 과제로 부과하여야 하며, 전체 가족이 참여하는 과제를 부과하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과제를 부과하되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과제를 부과한 이후에는 과제를 재검토하게 해야 하며, 과제 미이행시 유감스러움을 표현해야 한다.

7) 역설적 개입

임상가족의 경우 안정된 균형상태를 유지하려하기 때문에, 치료자의 변화를 위한 개입에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가족성원들이 저항하도록 하여 변화를 일으키는 치료기법이 역설적 개입기법인데, 여기에는 처방, 제지, 재정의가 있다. 처방(prescription)은 증상을 지속하게 하거나, 과장하게 하고, 자의로 증상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다. 제지(restraint)는 소극적 노력을 하는 IP에게 재발을 예측하여 경고하거나, 변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하는 기법이다. 그리고 재정의(reframing)는 행동이나 사건이 지니는 부정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제시하는 기법이다.

8) 순환적 질문

순환적 질문은 문제를 개인의 증상행동에서 각 성원이 관계하는 방법상의 문제로 재개념화하기 위한 질문기법으로, 가족상호작용유형이나 가족관계에 대해 질문을 함으로써 가족성원들간의 지각차이를 밝혀내는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순환적 질문은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하거나 한사람과 너무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을 방지하고, 가족성원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순환적 질문의 유형 중에서 차이에 관한 질문에는 사람간의 차이, 관계, 생각, 지각, 믿음에 대한 차이를 질문하는 공간 차이에 관한 질문, 현재와 과거에 대해서 같은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시간에 따른 지각차이를 밝혀내는 시간 차이에 관한 질문이 있다. 순환적 질문의 또다른 유형인 가설적 질문에는 가족에게 대안적 의미와 행동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하여 미래의 가족이 창조적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다. 행동의 효과에 대한 질문은 상호작용 과정에서의 행동간의 연결성 및 연속성을 질문하는 것으로, 특정 행동에 대한 다른 성원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다. 3인군 질문은 제 3자에게 다른 두사람(2인군)의 관계에 대해 그 두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물어보는 기법이다. 마음읽기 질문은 3인군 질문의 변형으로서, 한 가족원이 침묵 또는 참석하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이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했을 것인지를 예측하여 표현하게 하는 기법이다.

9) 재정의

재정의 기법은 재명명 혹은 긍정적 의미부여 기법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문제, 상호작용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되, 주로 긍정적 해석해주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부모의 잔소리를 관심으로, 청소년의 가출을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그 의미를 바꾸어 주는 경우를 들 수 있다.

10) 세대간 분화기법

White의 세대간 가족치료에서는 세대간의 융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부분화(partiality)를 포함한 몇가지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부분화기법은 치료자가 확대 가족, 사망한 가족성원 등 가족과 관련된 모든 부분의 입장을 대변해줌으로써 가족의 주관적 인식을 바꾸고, 가족신념체계에서 분화시키려는 기법이다. 편들기(siding) 기법은 가족성원 한명 한명에게 돌아가면서 감정이입하고, 그의 말을 경청해 주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적대적으로 대하여 분화를 촉진하는 기법이다. 충성심 표출(loyalty framing) 기법은 가족내의 충성심 존재여부, 충성심이 존중되게 된 과정, 다세대에 걸친 전수과정 등을 탐색하여 충성심의 윤곽을 제시하는 기법이다. 면죄부(exoneration) 기법은 성원들이 가족에 충성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죄의식이나 자기비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생활사건이 지니는 의미와 이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지각, 애도과정 등을 명확화해 주는 기법을 말한다.

. 노인 가족상담의 실제(1): 효자 남편으로 인한 문제

1. 사례개요

본 사례는 결혼한지 5년이 지났지만 부모로부터 미분화된 남편에 대한 부부치료로, 남편은 14녀의 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머니와 지나친 밀착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들 부부는 평상시에는 부인과 사이가 좋지만, 시댁의 일에 관련이 되면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은 본가의 일로 부인에 대해 매번 불쾌한 감정을 경험하였고, 부인과 다툰 이후로는 보통 1주일 정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이 가족의 문제를 요약하면, 첫째, 남편이 부모 중 어머니와 정서적으로 분화되지 못하고 지나치게 밀착된 경계선을 형성하고 있다. 둘째, 부부가 시댁과 관련된 문제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서로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어린 자녀(4)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부모와의 관계를 변화시키기를 거부하고 있어서 부부관계에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2. 치료목표

첫째, 결혼한 남편과 시어머니의 분화문제에 초점을 두어 시댁문제와 관련해서 남편의 과도한 역할기능을 줄이도록 한다. , 남편과 부인의 부부하위체계와 시부모의 하위체계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다.

둘째, 지금까지 부부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의사소통 방식 즉, 역기능적 해결방식을 찾아 새로운 기능적 의사소통 유형으로 바꾼다.

 

 

3. 치료과정

1) session 1(2000. 5. 23, 남편)

남편은 부인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댁문제와 관련되면 의견충돌이 일어나고 늘 기분이 상하여 부인과 냉전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자신은 매주 부인이 시댁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반면에 부인은 시댁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시댁에 갈 때마다 싸우게 되고, 특히 시댁에 갔다오는 차안에서 두 사람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반복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부부문제라고 하였다.

2) session 2(2000. 5. 30, 남편과 부인)

1주후에 가진 치료시간에 남편은 지난 주말에도 시댁에 가는 문제로 인하여 다투고 말을 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시아버지의 생일 준비를 위해 토요일에 힘들게 시장을 본 부인이 짜증을 내자 남편은 부인에게 얼굴 펴, 얼굴 펴, 뭐 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어라고 했고, 부인의 인상은 더 화를 나고 짜증냈다고 한다. 이에 치료자는 남편은 부인이 화가 난 이유를 묻기 보다는 역기능적 의사소통(: 얼굴 펴)으로 부인을 더 화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라고 이들 부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 패턴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치료자는 부부가 서로에게 화가 나더라도 자신이 왜 하가 났고,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를 설명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지 않는 역기능적 의사소통 패턴이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해주었다.

그리고 부인은 시어머니에게 잘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남편을 보고 우리 아들, 우리 아들하면서 엉덩이까지 두들기거나, 1주일에 두 번씩 갔는데도 우리 아들 본지 두달이나 된 것 같다. 우리 아들보고 싶어 죽겠다라는 말을 들으면 시어머니가 이해가 안되고 시댁에 가면 싫고 짜증이 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남편은 어머니의 지나친 방문요구와 부인이 시댁을 싫어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이러한 부부의 호소를 바탕으로 치료자는 자녀아동기에 속해 있음에도 아직 친가와의 정서적 분화 특히 어머니와 남편이 정서적으로 분화되지 못하여, 시모가 부부하위체계를 침범하는 문제가 있다는 문제를 인식하게 된다.

 

 

3) session 3(2000. 6. 13, 남편과 부인)

2주후에 가진 세번째 치료시간에, 부인은 남편은 여전히 주말이면 시댁에 가고 싶어 하는 반면 본인은 한 주는 시댁에 그리고 한 주는 가족끼리 지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남편은 부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어머니와 부인 중간에 위치해 있어 매우 괴롭다고 호소하였으며, 지금은 어머니에게 하루에 두번씩 하던 전화를 며칠에 한번 하거나 1주일 동안 전화를 하지 않을 정도로 전화접촉도 줄였으며, 핸드폰을 놓고 다니며, 부인에게 시댁에 전화했는지에 대해서도 묻지 않는 등 어머니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남편은 어머니로부터 분화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부인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남편이 여전히 자신의 기대만큼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쌍둥이를 임신하여 친정 근처로 이사를 가고 싶어하지만 본가 어른의 도움으로 집을 산 관계로 마음대로 집을 옮길 수 없다고 하는 남편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이사문제로 부부간에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치료자는 부인에게 남편의 변화에 대해 지지해주라는 지시(, 고맙다, 감사하다 등의 표현)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부부간에 앞 뒤 상황에 대한 설명없이 짧게 자신의 용건만 얘기하는 의사소통상의 문제 또한 지적해주고, 이를 개선할 것을 과제로 부과하게 된다.

4) session 4(2000. 7.29, 남편과 부인)

한달 보름 뒤에 가진 4번째 치료시간에, 부부는 이사를 가지 않기로 했으며, 시댁은 2주에 한번씩 가는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오지 않는다고 재촉하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 모두 이러한 어머니와 아들사이의 변화를 인정하고 있었으며, 남편과 시모관계의 변화로 인하여 부인도 시댁에 잘하려고 하고 있었다. , 부모-자녀간의 정서적 분화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부부간의 관계가 회복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남편은 상담과정에서 시댁 가는 일로 주말이 되기 직전에 부부간에 의견충돌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혼자서 마음에 묻어두고 속상해 하며, 말을 안하게 되고, 부인은 부인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남편이 얘기를 하지 않는 것에 답답해한다는 자기 가족의 역기능적 상호작용의 연쇄과정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편은 이러한 얘기를 상담과정에서 부인과 나누게 됨으로써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되었으며, 부인 또한 자신의 생각을 이성적인 방법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 노인 가족상담의 실제(2): 치매가족의 문제

대부분 치매가족의 경우 전화상담을 통하여 시설입소나 간호방법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얻기를 원하며 부양자의 부양부담이나 가족내의 갈등문제는 특별한 도움이나 치료를 받기 보다는 참고 지내려는 속성이 강하다. 그러므로 실제로 치매가족에 대한 전통적 의미의 가족치료적 접근이 이루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다.

다음에 제시하는 사례 역시 치매가족이 가족치료센터나 치매전문기관에 직접 상담 또는 치료를 요청한 사례는 아니며, 본 발표자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과의 개별상담과정에서 조모의 치매문제로 인한 가족내의 애로에 대한 호소와 함께 대처방안에 대한 조언을 요청해온 것이 계기가 되어 개입이 이루어진 경우이다.

1. 제시된 문제와 가족특성

본 사례의 가족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들은 치매노인의 둘째 손녀와 가진 12회의 개인면접을 통하여 수집되었는데, 치매노인과 가족의 기본적인 특성은 다음의 <1>에서 보는 바와 같다.

 

 

 

 

 

< 1 > 치매노인과 가족의 특성

1. 노인의 특성과 치매증상

75세 여성 독신노인. 슬하에 22, 발병전 성격은 매우 온순하고, 깔끔한 외모 유지

치매유형과 정도: Alzheimer 치매로 병원에서 2년전 진단. 현재 치매정도는 중등도

주요증상: 기억장애, 지남력장애, 판단력 장애, 야간 배회, 심한 욕설과 고함지르기, 작화증(作話症), 가스수돗물 관리 애로, 요실금, 목욕 거부

2. 가족 및 부양자 특성

거주형태: 장남(55, 공무원), 큰며느리(53) 부부와 손녀 2(28세 회사원, 24세 대학생)과 동거

부양자: 신앙이 독실한 큰며느리가 전담

가족관계: 조모-손녀갈등, 시모-며느리사이의 갈등, 장남부부의 갈등, 별거형제와의 갈등

2. 개입과정

본 사례의 개입과정은 2000.11.72001. 1. 13일까지 약 2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6회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주요 개입내용과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1회 면접(2000. 11. 7. 22:00-22:20)

첫 면접은 본 발표자의 수업을 듣는 야간 대학생이 수업이 끝난 후 밤 10시경에 연구실로 찾아와 개인상담을 요청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학생이 주로 호소한 문제는 치매증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아울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치매에 대해서 12시간 강의를 듣기는 하였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모의 치매증상에 대처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간호방법에 대한 자료를 빌려 읽고 싶다는 것이었다. 면담시간이 너무 늦었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상담을 요청한 것도 아닌 관계로 그 학생의 요구데로 발표자가 가지고 있던 치매에 대한 임상자료와 간호방법에 대한 자료 몇권을 대여하고, 자료로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낮 시간에 다시 한번 찾아줄 것을 요청하였다.

2) 2회 면접(2000. 11. 21 14:00-15:30)

대여해간 책을 반납하려 온 학생은 자료를 읽으면서 조모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조모의 행동이 쉽게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앞으로 좀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조모의 증상과 행동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자료를 통해서 이해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는데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조모의 병력에 대한 질문을 통하여 현재로부터 약 6년전에 조부가 사망하였으며 그로부터 2년 후부터 조모가 기억을 잘못하고 온순하던 성격이 다소 거칠어지기 시작하였으며 외모관리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 이후 점차 인지기능 저하와 행동문제가 조금씩 심화되었지만 가족들은 연세가 드셔서 그러려니 하며 2년 정도 병원에도 가지 않고 방치하였다고 한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부가 얘기를 들어보니 치매인 것같다면서 병원에서 조모를 진단받게 한 결과 Alzheimer형 치매로 진단이 나왔지만 의사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면서 인지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알려주면서 집에서 잘 돌보라고만 했다고 하였다.

그 이후 앞서 제시한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심해지기 시작하였으며 발병하기 이전부터 모가 조모의 수발과 간호를 혼자서 전담하고 있지만 매우 힘들어 하고 조모-모사이의 갈등도 매우 심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손녀 자신이 보기에는 모가 정말로 헌신적으로 수발하는데도 조모가 고마워하지 않고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게 되니까 모도 화가 나게 되고 그로 인해 갈등이 더 심해지는 것같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손녀 자신도 예전에는 자신에게 참 잘해주셨던 조모가 어느날 돌변하여 모는 물론 자신에게도 소리를 지르고 집안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 매우 못마땅하여 조모에게 나쁜 감정을 갖고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조모가 퇴근하는 부에게 모가 밥도 굶겼다고 거짓으로 일러 바치고 그로 인해 부가 모에게 소리지르고 다투는 것이 정말 싫고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졌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치료자는 손녀 자신이 치매를 이해하고 간호방법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부양자인 모가 치매를 이해하고 간호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지적하고, 지역 치매관련기관에서 개설하는 단기 치매간호교육에 모가 참여하고 그 시간동안은 손녀가 조모를 돌보라는 과제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손녀에게 조모의 특징적 증상에 대한 대처방법을 교육하고, 혹시라도 다른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방문할 것을 권유하였다.

 

3) 3회 면접(2000. 12. 2 15:00-16:00)

3회 면접이 이루어기 며칠 전에 손녀가 전화로 치매교육을 받은 모가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첫째 딸에게 조모를 수발하게 하고 모녀가 같이 방문을 하도록 하여 실질적인 가족개입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모는 치료자에게 치매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준데 대한 감사를 표하며, 교육을 조금이라도 일찍 받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었으며 교육후 시모의 증상에 대처하기가 조금 쉬워졌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전혀 도와주지 않던 둘째 딸이 설거지나 빨래 등 가사를 조금씩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시모와의 관계도 어렵지만 그보다는 남편이 자꾸만 더 미워지고 원망스러워진다고 하며 감정이 북받쳐 울기도 하였다. 특히 시모의 말만 믿고 자신의 말은 믿어주지 않으며 밤늦게까지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도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씩씩거리며 자빠져 자는 모습을 보면 너무 밉다고 하였다. 그리고 시집 식구들이 가끔씩 다니러 와서는 시모가 왜 이렇게 되었냐면서 간호를 잘못한다고 비난을 하고 간 날은 정말로 자신이 이 집안으로 시집온 것이 후회가 되고 인생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하소연하였다.

이에 남편과의 상담이 가능한지를 타진하였지만 공무원이라 남에게 치매가 알려지는 것을 너무 꺼리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 하여, 우선은 20쪽 정도의 치매에 관한 자료를 건네주어 스스로 치매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토요일 오후 시모의 목욕을 남편에게 맡겨 보라는 과제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손녀와 시모의 관계가 발병 이전에는 매우 좋았고, 현재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만큼 치료팀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조모와 찍은 사진을 활용한 회상요법, 조모가 과거에 신앙이 돈독했던 점을 활용하여 성경읽기를 낮 시간대에 실시하도록 하며 그 시간동안 모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휴식하라는 과제를 부여하였다. 성경읽기 과제를 부여하는 과정에 부양자인 모가 자신도 교회에 못간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며 주일 낮예배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여 남편이 치매자료를 읽은 것이 확인되면 그 다음 주에 주일예배를 보러 가되 조모의 수발을 남편에게 맡기고 나머지 가족은 모두 외출하라는 과제를 부여했다.

 

4) 4회 면접(2000. 12. 17 14:00-15:00)

주일 예배후 가족은 부부면접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 제시한 과제에 대해 확인한 결과, 모는 손녀가 아침마다 성경을 같이 읽고 오후에는 조모와 옛날 얘기를 하지만 조모가 오래 집중하지 못하여 잘 진행되지 못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남편은 치매자료를 읽고 조모가 작화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난 주(1210) 부인이 교회에 간 이후 조모가 가스불을 켜놓아 집안에 불이 날 뻔했던 일과 조모가 욕설을 하면서 달려들어 심하게 다툰 일 등을 보고하면서 부인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부인을 조금이라도 도와주어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는 되었지만 쉽지 않다고 하면서, 조모의 목욕만큼은 자신이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우수공무원상을 받게 되어 포상으로 휴가를 가게 되었는데 부인과 여행이라도 갔으면 좋겠는데 조모 때문에 힘들 것같다고 하였다. 이에 치료자는 지역내 요양시설의 단기보호센터에 입소시키거나 다른 가족이 며칠 돌봐주는 방안이 있음을 제안하였는데, 시설에는 보내기 싫고 다른 가족들에게 맡기기가 미덥지 않다고 하면서 여행을 취소하려고 하였다. 이에 치료자는 부부여행이 애정회복과 부양자의 스트레스 관리에 매우 좋은 방법이며, 이번 기회에 별거가족들이 조모의 치매증상에 대해 이해하고 부양의 어려움을 알 수 있게 될 좋은 기회인 점을 들어 여행을 실행에 옮길 것을 권유하였다. 조모의 부양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여행일정을 잡기 전에 남편이 전업주부인 여동생(조모의 막내딸)에게 부탁하여 치매노인의 단기부양에 대한 동의를 얻기로 하고 종료하였다.

5) 5회 면접(2000. 12. 28 14:00-15:30)

연말이라 남편 일정이 바빠진 관계로 가족면접을 갖지 못하고 손녀와 조모의 회상요법 실시 결과를 확인하는 개인면접을 실시하였다. 조모와의 회상요법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지만, Alzheimer치매의 특성상 크게 개선되는 것같지는 않으며 단지 손녀의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고 계신 점에 놀라기도 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치료자는 치매노인의 경우 기능의 개선이 이루어지면 더 좋겠지만 잔존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효과가 있는 것임을 지적하고, 방학 중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작업요법의 일부 프로그램들을 병행 실시할 것을 권유하고, 세부 프로그램을 공동 계획하였다. 그리고 부모의 여행건에 대해 확인한 결과, 부모가 157일 제주도로 여행을 가기로 하였으며 고모가 조모를 돌보기로 하여 조모가 고모댁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조모가 작화증세를 보일 때 부가 들어주지만 모에게 소리를 지르는 일은 없어졌으며, 지난 일요일에는 조모를 목욕시키는 등 모를 도와주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였다.

6) 6회 면접(2001. 1. 13 14:00-15:00)

여행 후 조모를 다시 모셔와 부양하고 있는 부부가 여행 이후에 집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보고를 하였다. 모는 둘째 딸이 집안일도 도와주고 조모에게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해주면서 본인의 부담이 많이 줄었고, 남편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져 힘들긴 하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생활하기가 좋아졌다고 하였다. 부는 고생하는 부인에게 제주도라도 구경시켜 주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같다고 하면서, 그동안 부인에게 가장 비난을 많이 했던 막내 여동생이 조모의 상태와 모시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앞으로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하였다. 치료자는 조모를 집에서 부양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인 야간 불면증상 및 배회문제, 그리고 최근에 나타나기 시작한 피해망상 증세를 완화하기 위하여 병원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가족들이 치매를 이해하려고 하고 부양에 서로 협력함으로써 부양자의 부담이 경감되고 가족내에 갈등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변화를 지속하고 별거하는 가족들과의 관계개선과 부양협력을 위하여 월 1회 정도는 전체 가족모임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가족개입을 종결하였다.

7) 사후면접(2001. 3. 5 14:00-15:00)

방학이 끝나고 개강한 직후 손녀와의 개별면접을 통하여 치매노인의 공격적 언어사용과 수면장애 문제는 병원치료 후 많이 완화되었으나 활동의욕이 저하되고 기억력이 이전보다 조금 더 저하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손녀가 지금까지 회상요법과 작업요법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이제는 기존 프로그램을 변형하여 적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며, 조모를 위해 계속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하였다. 부가 많이 변하여 가끔씩 모와 같이 외출을 하기도 하며, 별거하는 친척들은 아직 특별하게 도와주는 것은 없지만 고모가 모를 비난하는 경우는 없어지고 모두는 아니지만 가끔식 모여 식사도 하는 등 관계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하였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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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돈(2002). 노인상담 프로그램. 국립보건원 연수교육 교재.

권중돈(2002). 치매와 가족. 서울: 학지사.

김태현(2000). 노년학. 서울: 교문사.

박태영(2003). 가족생활주기와 가족치료, 서울: 학지사.

송성자(2002). 가족과 가족치료(2), 서울: 법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