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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인은 아기에게 기저귀를 채우지 않을까? 배변 훈련편

맑은샘77 2014. 3. 23. 22:35

왜 중국인은 아기에게 기저귀를 채우지 않을까? 배변 훈련편㈜위즈덤하우스 | 입력 2014.03.14 15:35    

 

 
 
 
1. 첫돌에 기저귀를 떼는 중국 아기, 다 이유가 있다

중국 내륙 지역을 여행하다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터진 바지 사이로 튀어나온 시퍼런 엉덩이였다. 여행객 가운데 몇 명은 팔꿈치로 쿡쿡 찌르면서 낄낄거렸다. 나도 '중국 사람들은 정말 이상해!'라고 생각하며 피식피식 웃었다. 내 조상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동안 감탄과 존경과 동시에 부끄러운 감정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여행 가이드는 아이가 입은 바지를 '카이탕쿠(开膛裤)'라고 소개했다. 아이가 쪼그리고 앉을 때 바짓가랑이가 쫙 벌어지는 바지였다. 카이탕쿠를 입은 아이는 급하면 아무 데서나 일을 치를 수 있으니 부모가 바지와 속옷을 벗겨주려고 뛰어가지 않아도 된다. 시골 지역에서는 흔한 장면이지만 도시에서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막상 엄마가 되고 보니 답답하고 묵직한 기저귀에서 아이를 해방시켜준 중국인이 천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부모들은 아이가 평균 18개월일 때 배변 훈련을 시작한다고 한다. 걸음마를 떼는 순간 혹은 똑바로 앉을 수 있게 되자마자 기저귀를 떼는 아이도 있다. 12개월 된 아이가 3일 만에 기저귀를 뗐다는 얘기도 들었다. 엄마들은 오줌을 누라는 신호로 "쉬" 소리를 길게 내서 아기의 방광을 조절하고, 유치원 교사는 네 살짜리 아이들 열다섯을 말 한 마디로 화장실에 뛰어가게 한다. 나는 이런 얘기를 듣고 무척 놀랐다. 서양의 전문가들은 아이가 적어도 두 돌은 지나야 배변 훈련을 시작할 준비가 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소피아가 태어났을 때는 하루에 기저귀를 열세 개 정도 썼다. 16개월 됐을 때는 상당히 줄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여섯 개는 버렸다. 길지 않은 생애이지만 사용한 기저귀를 다 합해 평균을 내면 하루에 아홉 개씩 썼다는 얘기다. 총 4,923개나 됐다. 나는 환경 보호론자라도 된 양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려고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온화한 육아'를 표방하는 한 웹사이트에서 돔브로스키의 글을 처음 접했다.

웹사이트에는 배변 훈련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배설 소통(Elimination Communication)'에 대한 글이 있었다.

중국 아기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카이탕쿠를 입는다. 그리고 기다란 천을 허리춤에 끼워서 생식기를 가린다. 아기가 오줌이나 응가를 싸서 더러워지면 천을 갈아준다고 한다. 아기가 목을 가누는 백일 무렵부터 어른들은 대야를 밑에 받쳐놓고 아이 몸을 들어준다. 그리고 쉽게 세탁할 수 있는 포대기나 천으로 아기를 감싸둔다. 그래야 오줌이나 똥이 묻어도 수선을 피우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가족은 물론이요, 마을 사람들까지 배변 훈련에 동참한다. 아이가 낌새를 보이면 형이나 누나, 이웃이나 친구 할 것 없이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이를 쪼그려 앉힌다. 사실 '훈련'이랄 것까지도 없다. 그래서 그냥 '소통'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언제까지 훈련해야 한다는 정해진 목표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일찍 시작하는 것이 전통으로 굳어졌다.

미국인이 아이에게 일찍 배변 훈련을 시키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곳 사람들은 아이가 기저귀를 너무 자주, 너무 오랫동안 차는 게 오히려 안 좋다고 말한다.

"중국인은 생식기도 숨을 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덥고 답답하게 하면 안 됩니다. 아이에게 바지는 여러 겹으로 입히지만 생식기는 늘 내놓게 합니다."

출처 : 육아의 왕도

저자 : 메이링 홉굿 지음

출판사 : 예담프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