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짓자/귀농-귀촌

강원도 군수가 들려주는 귀농귀촌 이야기

맑은샘77 2014. 3. 21. 16:35

강원도 군수가 들려주는 귀농귀촌 이야기

자연의소리 (sonho***)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6 | 조회 5165 | 2014.02.11 08:10 | 신고

 

 

 

강원도 영월군이 '귀농 · 귀촌 1번지'로 떴다! 과거와 달리 40, 50대의 젊은 귀농 · 귀촌 인구가 늘면서 고령화를 걷던 농촌 분위기는 새롭게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영월군의 귀농 · 귀촌 인기 비결과 지원 정책을 듣기 위해 영월군 박선규 군수를 만났다.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무릉3리에서 만난 50대 서 모 씨는 30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떠나 서울에서 무릉리로 귀농했다. 그가 "이곳은 무릉도원"이라며 자랑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직장과 농협에서 제공한 귀농 교육 프로그램에 꼼꼼하게 참여하며 몇 년간 귀농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서 씨는 이곳에서도 면사무소에서 제공하는 교육에 열심히 참여하며 귀농 생활에 잘 적응 중이라고 했다. 이전 땅 주인에게 물려받은 주목 농장과 부가가치가 높은 대두 농사로 농부 인생을 시작한다는 희망찬 포부도 밝혔다.


서 씨처럼 영월을 귀농 · 귀촌지로 선택한 사람들이 꽤 많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지난해 강원도가 귀농 · 귀촌 인구가 가장 많았으며(귀농 618, 귀촌 1549가구) 그 가운데서도 영월군이 다른 시 · 군에 비해 2~3배가량 많았다. 모두 9개 읍 · 면에 귀농 101가구, 귀촌 374가구였다.


영월군에서 분석한 결과, 귀농 가구의 60%가 40∼50대, 서울 · 경기 · 인천 등 수도권에서의 귀농이 60% 이상이었다.
많은 도시민들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반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 느껴 자신의 고향을 찾아줬다는데서 박선규 군수는 요즘 그 누구보다 흡족하다.


"많은 분들이 우리 지역을 좋아하고 찾아주시니 당연히 기분이 좋지요. 그런데 사실 영월이 산 좋고 물 좋아 곳곳이 다 경치가 아름다워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고 문화 · 관광자원이 풍부해 볼 거리도 많아요. 그러니 공해에 시달리는 도시분들이 한번 놀러왔다 아예 눌러 살고 싶어하시지요."


박군수는 교통망확충으로 수도권에서 2시간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과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자연조건, 도시에 비해 저렴한 땅값 등이 영월군을 귀농 · 귀촌지로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인기 귀촌 지역은 수도권과 1시간 4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은 수주면. 수주면은 주천강을 끼고 마을을 형성해 자연환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의 법흥사가 있으며, 요선정 옆 주천강 사자암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천연 욕조가 수십 개나 있다. 마을이름이 무릉리와 도원리지만 마을 입구에 '무릉도원'이라는 별칭을 새긴 것도 아주 이유가 없지는 않다.

 

 

성공적인 귀농 · 귀촌과 교육은 정비례

영월에 귀농 · 귀촌한 사람들, 특히 귀농인들은 단순히 유려한 자연환경만을 보고 오지는 않는다.

시쳇말로 '자연이밥먹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농촌 주거환경 개선과 농업 소득 향상 등 과거의 농촌과 달리 도시와의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음을 보았다. 또한 이들은 하나같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불안을 잠재우는 체계적인 상담과 교육을 영월군이 잘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박 군수가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교육이다. 귀농 준비부터 정착까지 그리고 정착한 후에도 시의적절한 교육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군수의 지론이다. 그는 물질적 지원보다 귀농 · 귀촌에 실질적인 교육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무릉리에 귀농한 서 씨도 농촌 생활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 중 하나가 지역에서 받는 교육 덕분이었다. 특히 서 씨가 사는 마을은 외지인이 더 많아 도시이주민들의 마을 정착을 돕는 농사 등 면사무소 교육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고 했다. 교육 프로그램에 주민들의 호응이 좋고 농촌 생활에 보탬이 많이 된다고도 했다.


"공부는 성공적인 귀농과 정비례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우리군에 귀농해 고소득의 수익을 올리는 분들을 보면 한결같이 부지런히 공부를 하는 분들이에요. 군이나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항상 뵙는 분이 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아주 성공적으로 농업 경영을 하고 계십디다."


또한 영월군은 농기계은행을 별도로 운영, 농기계를 임대 지원함으로써 영농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농기계를 직접 농가까지 운반해주며 아울러 농기계 교육을 무상 지원한다.


도시민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한다. 그 중 하나가 도시 직장인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어 주말 1박2일간 할 수 있는 '귀농열차'프로그램. 기차 한량을 임차해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기차 안에서 이론 교육 진행을 시작으로 영월군에 도착해 영월의 귀농 · 귀촌 지원 시책과 지역 소개 그리고 귀농 선배 및 선도농가, 지역특화작목 농장 몇 곳에 직접 방문해 견학 및 현장 실습을 진행한다. 귀농 · 귀촌의 관문인 격이다. 이때 맺은 인연은 멘토Mentor-멘티Mentee 관계로 이어져 귀농 · 귀촌 후에도 꾸준히 영농 및 정착에 도움을 주고받도록 군에서 지원한다. 이 외에도 담당 공무원들은 작목 재배 방법, 집 · 토지 상담, 귀농 절차 안내 등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정착을 돕고 있다.


"요즘은 젊은 분들이 귀농 · 귀촌을 많이 하세요. 중 · 고등학생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의 경우 자녀 진학문제가 큰 고민거리일 텐데 영월고, 석정여고 등 도시 못지않은 학력 우수 학교가 영월에는 많아 학교를 보고 이곳으로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영월은 도시에 비해 사교육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방과후 프로그램 등 학교 내에서 다양한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중 · 고등학생 방과후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갓진 지역은 버스 운행이 저녁에 중단되는 점을 고려해 야간 자율학습 학생에게는 택시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교육 환경 조성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편이라고 박 군수는 말한다.

 

소통하며 재능 나누는 도시-농촌 상생의 길

귀농 · 귀촌, 많은 도시민이 꿈꾸지만 모두가 꿈처럼 잘 정착하는 것은 아니다. 일명 'U-turn', 살던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현상도 부지기수다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지역주민들과 잘 소통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정부나 사회적 분위기나 모두 귀농 · 귀촌을 지지하는 최근의 흐름에 맞춰 우리 군민들도 모두 귀농 · 귀촌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도시이주민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려고 애씁니다. 새로운 곳에서 잘 적응하려면 무엇보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 군수는 수시로 귀농 · 귀촌 교육 현장이나 농가를 방문하고 있는데 귀농 · 귀촌인 역시 원주민들과 친하게 지내고 잘 적응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한다.


"심지어 한 마을 이장은 원주민이 아닌 귀촌하신 분이 맡고 있어요. 그 만큼 적극적으로 마을 일에 참여하고 도움을 베풀어 왔는데, 자신의 재능을 살려 주민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는가 하면 부인은 노래 교실, 뜨개질 교실을 열어 주민들과 재능을 나눠요. 그런 모습을 보면, 귀농 · 귀촌은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도록 하는 것 같아요."


박 군수는 막연한 향수만 가지고 귀농 · 귀촌 하면 적응하기 어려우며 농촌 실정을 미리 터득하고 도시생활의 습관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군은 도시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생계형, 전원생활형, 귀농 창업형 등 귀농 유형별로 맞춤 교육을 실시하며, 유통, IT, 교육, 공예기술 등 도시이주민들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농촌에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시책을 펼치고 있다.


박선규 군수는 영월읍 시장통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공무원으로 영월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부지런하고 추진력과 결단력있는 인물로 평가 받으며 조직관리에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민국 기록문화대상 자치단체장 최고 리더십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유료 관광객 150만 시대를 연 점도 높게 평가 받았다.


그는 군청에서 내다보이는 시가지를 가리키며 "이 앞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역시 손에 흙 한번 넣어 보지 않은 도시민이다. 누가 그에게 귀농을 권유하면 절대로 못한다고 말한다. "농사,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예측 불허의 사업이고 기다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어야해요. 농사 하는 분들 보면 그래서 대단하지요."
그렇게 어려운 일인 줄 알기에 공부를 거듭 하라고 겁(?)을 주는가보다.

 

 

 

* 출처 : 월간지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