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남성학

왜 남자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할까?

맑은샘77 2013. 7. 18. 14:24

왜 남자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할까?

흔히 남녀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사례가 바로 아래와 같은 ‘내가 무조건 잘못했어’라는 예이다.

남친: 내가 잘못했어.
여친: 오빠가 뭘 잘못했는데?
남친: 내가 잘못했으니까 화 풀어...
여친: 오빠는 항상 이런 식이야. 도대체 뭘 잘못했는지는 알아?
남친: 술 먹고 늦게 들어간 것도 그렇고, 다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까 화 풀어.

‘정말 저럴까?’ 싶은데 남녀가 싸우면 저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고는 한다. 보통은 이런 글을 보면 남녀 모두 공감하는 것에서 끝이 나지만 이 상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면 남자들의 환경과 심리를 알 수 있다.
 

왜 남자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까?

남자가 무슨 잘못을 하고, 여자친구에게 ‘내가 무조건 잘못했어’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들의 오해(?)처럼 정말 남성들이 그 순간을 면피하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일까?

1. 맞다. 남자들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연기다.
2. 아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뜻이다.
3. 일단은 그녀의 화를 풀게 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다.
4. 남자에게 ‘잘못’이라는 말은 의미가 있는 말이다.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내가 잘못했어’라는 말이 순간을 모면하게 위해 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남자들의 환경과 심리를 이해하면 오해가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남자는 목적 지향적이다. 일단 여자가 화를 내거나 눈물을 보이게 되면 남자는 여자의 화를 풀게 하거나, 눈물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다급한 ‘목적’이 생긴다. 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I’m sorry’를 외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이 여성에게는 다소 성의 없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남자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관계를 위해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다.

관계지향적인 여성들은 타인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때로는 자존심을 버린다. 솔직하지 않은(?) 칭찬이나 거짓 웃음 등도 여자들이 남자보다 잘 하는 것들이다. 반대로 남자는 굳이 내 자존심 버려가면서 타인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이 없는데 용서를 빌게 되면 자존심이 상하고, 비굴함까지 느낀다. 그래서 남자들의 세계를 유심히 보면 ‘I’m sorry’이 한마디를 하지 않고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는데” 라고 버텨서 문제가 커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또한 남자 친구들 사이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경우 상대가 ‘그래서 니가 뭘 잘못했는데’ 라고 따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상대가 잘못했다고 인정을 하며 한 걸음 숙이고 들어 오면 하면 ‘그래 앞으로는 조심해’라고 하는 것이 전부인 것이다.
 
그 남자가 당신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승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가 일단 당신에게 ‘무조건 잘못했다’는 백기투항을 한다면 이는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사과에 대한 의미는 그 남자가 여전히 당신과 좋은 관계를 계속 가지고 싶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과정 역시 중요한 여자 입장에서는 그 순간 ‘뭘 잘못했는데’를 따지고 싶겠지만 일단 남자가 ‘항복’을 하면 항복은 받아주고 ‘과정검증’은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은 다음에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 순간 ‘그래서 뭘 잘못했는데’ 식으로 너무 다그치면 ‘도대체 내가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며 오히려 반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남자가 혹시 정말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연기를 잘 하는 남자들의 경우 ‘면피’를 위한 연기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내가 잘못했다’는 말의 무게(?)라고 해야 할까? 사과 분위기가 가볍고, 말이 빠르며, 은근히 화제전환을 자꾸 시도하려는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 그러지 말고 내가 잘못했어 그냥 화 풀어’ ‘우리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 이렇게 가볍게 대충 사과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남자에게는 좀 더 확실한 응징(?)이 필요한 것은 맞다.
 

 

글| 패션웹진 스냅 이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