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남성학

뜨겁게 분노하라, 행복해질 것이다 Part 3. 남자위한 분노 기술

맑은샘77 2013. 7. 18. 14:23

뜨겁게 분노하라, 행복해질 것이다 Part 3. 남자위한 분노 기술

◆ real case 화낼 '세트'를 만들었던 A씨

마케팅 1팀 A씨는 요즘 2팀의 입사동기 P씨 때문에 매일 매일 마음속에 분노를 키우고 있다. 그의 고민은 각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인데도, 하다보면 공동 작업이 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도움을 청하기에 조금 도와준 것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도움을 청해오는 거다. A씨는 짜증이 났지만 야근을 해가며 P씨의 요청을 챙겨줬다. 그런데 P씨는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구체적으로 표시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상사한테 보고하거나 회의할 때 A씨 이름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은 것.

 

회사에선 P씨의 프로젝트를 P씨가 혼자 다했다고 생각한다. 승진 문제가 걸려있는 판국에 괜히 도와줬나 싶기도 하고, P씨가 입 싹 씻고 있는 걸 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어떻게 화를 내야할지 몰랐다. 또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 왔을 때 시간 없다는 핑계로 A씨가 거절하자, P씨는 "에이, 남자가 삐친 거야?"라는 반응을 보이며 다른 이를 찾았다. "P씨, 난 저번에 내가 도와준 얘기 할 거라 생각했는데, 안 하대? 이번에도 또 그러게? 진짜 너무하다. 이 친구한텐 그럼 안돼."그렇잖아도 P씨의 요청을 받고 곤혹스러워하던 동기가 A씨에게 동조하자, 이죽거리던 P씨는 얼굴이 빨개져 제자리로 돌아갔다.

 

사장은 구체적으로 말한다

'이 정도는 저도 사람인데 알아주겠지?' 그럴 리가 있나. 사랑조차도 말 안 하면 알 수 없다. 사장이 정확하게 포인트를 짚어내면서 화를 내면 아랫사람은 수긍한다. 그러나 무작정 짜증을 내면 그건 화가 아니라 신경질이 되어버린다. 특히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화'라는 감정을 표출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원하는 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장은 자기 말만 한다

"너는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느냐.", "넌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도통 네 머릿속을 할 수 없다." 이건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모른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건 자기 자신의 기분과 상태와 생각뿐. 그러니 쓸데없는 추측 말고 내 얘기만 할 것. 이른바 가장 효과적인 전달력으로 알려진 'I' 메시지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사장이 자기 얘기만 한다고 싫어하지만, 직원들의 생활을 제대로 모르면서 아는 척하고 위해주는 척하다가 뒤로는 꼰대 같은 짓을 하는 사장이 알고 보면 제일 피곤하다. 차라리 자기 얘기를 제대로 하며 화내는 사람이 대하기도 편하고, 고치기도 편하다.


 

사장은 크게 화낸다

작은 분노보다 큰 분노의 기회를 노려라. 남자와 여자를 보는 세상의 시선은 많이 다르다. 여자가 작은 일에 화를 내면 임신해서 그런가, 생리 기간인가, 하고 웃으며 넘기기도 하지만, 남자의 작은 화는 그냥 '좀스럽다'로 결론을 내버리는 게 세상의 이치다. 게다가 남자는 호르몬이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생리증후군을 앓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여자에 비해 변명의 여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던 사장이 갑자기 크게 화낼 때, 직원들은 설설 긴다. 당신이 남자라면, 작은 화는 약간 누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성격 운운하지 않으면서 당신의 큰 화에 귀를 기울인다.


 

사장은 고개를 끄덕여주는 공감자를 찾는다

사장이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을 찾는 건, 위로 올라갈수록 반대 의견을 듣기 싫어하는 '불도저' 같은 성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장의 단점을 바꿔 생각해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범죄심리과에 따르면,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만 곁에 있어도 분노가 무분별하게 튀어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보다 남자가 묻지 마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상황을 정리해주는 이야기다.

체면 때문에 어디다 말도 못하는 남자들. 파렴치한 혼인빙자간음부터 짝사랑까지 별의별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네이트 톡 게시판에 누군가 친구에게도 말 못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으면, 댓글에서부터 남녀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여자 네티즌들은 바로 공감능력을 발휘하며 열정적인 댓글을 달지만, 남자들은 '바보 병신 짓 한다'는 식으로 무시한다. 오프라인에서 남자들이 서로를 대하듯 말이다.

속 깊은 동성 친구를 찾기 어렵다면, 여성 지인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아내가 아니더라도 어머니, 여동생, 옆자리의 커리어우먼 김 과장 등이 시커먼 남자들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줄 것이다. 고개를 끄덕여주며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분노는 해소된다.


 

사장은 교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린다

사장의 도발이 직원들의 오기를 형성하듯, 우리도 우리를 화나게 하는 수동적인 인간들을 컨트롤할 수 있다. 우리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이 모두 '공격성'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의견이란 건 도통 없이 '난 다 괜찮은데' '다음에 하자'라는 식의 말을 자주 하고, 의욕도 없고 기력도 없는데다 책임져야 할 땐 쏙 빠지는 미꾸라지 인간형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만나게 되는 '화병'의 근원이다. 나를 대놓고 공격하는 것도 아니니 화를 내기 애매하고, 또 윗사람인 경우 함부로 대하기도 어려워서 화만 더욱 커진다.

이럴 땐 상대가 과정의 책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접근한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 도발시키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봤는데 더 이상 아이디어도 안 나오고 환장하겠네요. 옆 팀도 엄청 힘들었는데 팀장님 선에서 해결이 됐다던데요?" 이런 식으로 은근히 신경 쓰이도록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case 1 < 여인의 향기 > 의 강지욱(이동욱)

아버지가 일궈놓은 회사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인생에 얼굴과 몸매 스펙까지 완벽한 그. 재벌 2세면 반항도 좀 해볼 법한데, 아버지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군말 없이 약혼하고 하라는 대로 다 한다. 그렇다고 이런 삶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성질만 부리는 아버지 앞에서 화가 나지만 꾹 참는다. 인생이 따분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참는다. 뭔가 계기가 생기지 않는 이상 화병은 5년 안에 오게 될 듯. -화병 확률 80%.


 

case 2 < 공주의 남자 > 의 승유(박시후)

왕을 능가하는 권력가 김종서의 막내아들로 높은 지적 수준과 수려한 외모까지 당대 최고의 킹카였던 그가 한순간에 몰락하게 된 건 바로 수양대군 때문. 계유정난으로 형과 아버지가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것도 모자라, 정체를 모르고 사랑했던 여자는 철천지원수 수양대군의 딸이었다니! 현재 그는 배신감과 증오와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 수양대군에게 짐승처럼 달려들며 감옥 안에서 울부짖고 있다. 지금 당장은 미친 사람처럼 분노를 드러내고 있으나 조만간 정신을 차리면 예리한 판단으로 사태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듯. 어쨌든 분노 표출을 다른 캐릭터에 비해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 화병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 -화병 확률 20%.

 
진행: 최진주 기자 | 사진: 김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