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겸손과 한류스타들의 오만
http://media.daum.net/v/2012092119320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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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해외연예
글쓴이 : 제이피뉴스 원글보기
메모 : 제이피뉴스2012.09.21 19:32
유재순 입력
2012.09.21 19:32
수정'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싸구려처럼(Dress Classy, Dance Cheesy)!'
이 같은 명언과 함께 '강남스타일'로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가수 싸이(PSY. 박재상. 35세).
요즘, 미국에 있는 유학생이나 재미교포들로부터, 미국 TV에 비치는 싸이의 열풍을 보며, 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와 몇 번이나 "울컥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SBS워싱턴 특파원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도 미국에서 똑같은 경험을 했음을 리포터 형식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똑같은 감정을 여러 번 느꼈다. 싸이가 미국매체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할 때마다 쏟아내는 어록들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에서 만난 한 재미교포는, 미국 매체가 싸이를 얼마나 좋아하고 인정하는지, 매번 볼 때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큰 감동을 느낀다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말했다.
▲ 싸이 강남스타일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분명 싸이는 가수다. 그런데 그는 감동을 준다. 그것도 가식적인 말이 아니라 온몸으로 표현해내는 언어로 말이다.
얼마 전, 미국매체 'SPIN'은 싸이에 대해 10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대해부를 했다.
'당신이 몰랐던 K-POP의 새로운 10가지 선세이션'이라는 타이틀로, 싸이에 대한 10가지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한 것이다.
첫째, 싸이는 4살 된 쌍둥이 아이들이 있는 아버지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직업을 '콘서트'라고 알고 있다.
둘째, 싸이는 보스턴 버클리 대학에서 4년 내내 1학년으로 지냈다.
셋째, 싸이는 대단히 겸손하다. "당신(인터뷰어)도 알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12년 동안 가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여기(미국)서는 아직 신인이다. 나는 절대로, 내가 세계적인 K-POP스타가 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넷째,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에게 춤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싸이가 "내가 당신(어셔)에게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하자, 어셔가 "방금 내게 뭐라고 그랬어?"라고 물었다. 그날 밤 우린 밤새도록 웃었(고 마셨)다.
다섯 번째, 싸이는 서민적이다. 싸이의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이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했다. 싸이는 스쿠터와 비지니스 얘기가 끝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곳은 참 멋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밤 당신과 함께 코리아타운에 가서 술을 마실 것이다."
여섯 번째, 싸이는 한국 아이돌의 멘토다. 싸이가 말했다. "대부분의 K-POP 아티스트들은 아이돌 밴드입니다. 그들에게 나는 선배입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해외로 나가는 후배들을 위해 술을 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야, 힘내. 열심히 뛰어!'라고 격려를 해줍니다."
일곱 번째, '강남스타일'의 영감을 어떻게 얻었는지에 대해 싸이가 말했다. "강남은 낮에는 고급스럽지만, 밤만 되면 광란의 도가니로 변하는 그런 특정 지역입니다. 내가 강남스타일에서 묘사한 '헤이 섹시', '젠틀맨'이 그래서 탄생한 것입니다.
여덟 번째, 싸이는 애주가다. 싸이는 미국에 처음 유학 왔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술은 정말 잘 마신다. 내가 미국에 온 지 3일째 되던 날, 다른 학생에게 술을 마시자고 말했다. 그들은 내게 '어떻게 술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차이나타운에 가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차이나타운에 가서 술을 사왔고, 밤새도록 내방에서 미친듯이 술을 마셨다. 그런데 그들은 술에 대한 충분한 내성이 없어서인지 모두들 토하기 시작했다. 그 후 갑자기 구급차 4,5대가 도착해서는, 내게 '헤이ㅡ 왜 그런 짓을 했어?'라고 물었다. 그때 나의 영어는 최악이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오로지 '나 아냐(NOt me!)' 였다."
아홉 번째, 한국나이와 미국나이는 다르다. 한국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1살이 된다. 그래서 12월 31일이 생일이면, 그 다음해 한 살을 더 먹어 2살이 된다.
열 번째, 싸이는 미국 NBC-TV 출연 공연에서 '명언'을 남겼다. "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싸구려(dress classy, and dance cheesy)처럼 춥니다."
그렇다. 싸이는 무엇보다 겸손했다. 자신을 제일 먼저 소개했던 CNN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이런 시간,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한국인들이 저를 여러 번 용서해주셨기 때문입니다"라고 그 공을 한국 팬들에게 돌렸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그래서 영향력이 막강한 'NBC투데이쇼'에서, 이른 아침부터 화끈하게 광란의 무대를 보여주면서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고국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막간을 이용해 한국 젊은이들만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여러분 X나게 멋있어요'를 외쳐, 현장에 있던 유학생들과 교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동영상 조회수 2억2천만, 빌보드 11위, 아이툰즈 1위 고수라는 명실공히 세계적 스타가, 파파라치가 따라붙으며 '당신은 최고야!'라고 외치자, 싸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루키(신인)라서 그래'라고 말해, 파파라치들까지 감동시켰다.
▲ 싸이의 강남스타일, 조회수가 2억 2천을 넘어섰다 ©JPNews
어디 그뿐 인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패러디영상을 만들어 유티브에 올렸다가, 시 소유 시설물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14명의 수영장 안전요원들의 복직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강남스타일'의 미국 팬 수백 여명은, LA엘몬테시 시청 앞에서 이들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며 복직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렇듯 싸이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 뉴스가 되고 있다. 또한 그가 한 마디 한마디 내뱉은 말은, '싸이어록' 또는 '명언'으로 정제되어 보도되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것은 '강남스타일'의 대히트도 있지만, 그보다도 귀로만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성의를 다해 무대를 꽉 채우는, 그의 열정적인 무대매너 때문이다.
미국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는 것처럼, 헐리우드 스타들이 앞다퉈 그의 친구가 되길 원할 만큼, 세계적인 대스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자신을 낮추고, 그 공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된 상대방에게 돌렸다. 그를 맨 처음 소개했던 CNN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늘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이런 싸이를 보면서 일본에 살고 있는 기자는, 언제부터인가 문득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일본에는 한류스타라는 고유명사가 생길 만큼, 인기를 얻고 활동하는 한국연예인들이 많은데, 왜 싸이 같은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언젠가 조선국적의 재일동포가 울먹이면서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수십여 년 동안 같은 지역에 살면서, 자신들을 무슨 외계인처럼 보듯 했는데, 한류바람이 불고 나서 비로소 '사람취급'을 해주더라고. 그러면서 일본인들이 먼저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전철을 탔던 우리 유학생들 앞에서, 김치 마늘냄새가 난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내뱉으며 다음 칸으로 건너가던 80년대와는 달리, 일본인들이 김치를 더 좋아하고 한국노래를 즐겨 듣는 '한류붐'을 일으킨 것은 맞지만, 그러나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올 만큼, 그런 감동을 주는 한류 가수나 배우는 없었다.
또한 일본에 와서 자신들을 키워 준 한국팬들에게 감사하고, 자신의 허물을 너그럽게 감싸 안아주고 용서해주었다고, 일본의 미디어를 향해 솔직하게 고백하는 연예인은 더더욱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본기자들이나 연예관계자들을 만나면, 하소연하듯 한국 스타들에 대한 험담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기자들은 일본 연예인에 비해 기본적인 취재조차 너무 하기 힘들고, 사진을 찍으려면 돈 얘기부터 나온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예종사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한국 연예인들이 그저 돈돈돈 한다고 맹비난을 했다.
물론 이들의 비난은 반은 타당성이 있고, 반은 오버하는 측면이 있다. 한류스타 공연은 자신들의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초청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건에 따라서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비난을 무조건 '어거지'라고 치부하기에는, 80년대 중반부터 한국연예인들의 일본진출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가령, 싸이의 경우에는 어디를 가던지, 어떤 사람(유명무명을 불문하고)을 만나던지, 혹은 어떤 무대에 서든지간에, 항상 그에게서 물씬 풍기는 두 가지 냄새가 있다. 바로 '사람냄새, 땀냄새'다.
싸이의 특징은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대하는 태도가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디를 가도 늘 당당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지난 14일, 'NBC투데이쇼'에서 막간을 이용해, 그곳에 모인 교포들을 향해 조그마한 목소리로 '여러분 X나게 멋있어요!'라는 표현이 그렇다. 그날 그 무대는 미국전역에 중계되는 생방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런 표현을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세계인들이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어떤 무대에 서더라도 처음부터 끝이 똑같다. 저러다 무대에서 쓰러지면 어떡하나 걱정될 정도로,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열정적으로 뛰고 또 뛴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그의 콘서트는 티켓이 없어 못 팔 정도로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 미국 NBC 유명 토크쇼인 엘렌 쇼에서 열창하는 싸이 ©유튜브 캡처
이 같은 열정과 무대매너가 고스란히 물 건너 미국에 가서도 그대로 통용됐다. 이 역시 그를 대변해주는 '사람냄새, 땀냄새' 덕분이다. 거기에다 늘 겸손하기까지 하다.
반면, 일본에 오는 소위 한류스타들은 어떠한가. 자기 입맛에 맞게, 기분에 따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시간이 들어가는 인터뷰에는 어김없이 거액의 인터뷰료를 요구한다. 심지어 사진료도 사전심사를 거쳐 거액의 돈을 따로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일본언론사에서는 인터뷰를 할 때, 일정액의 인터뷰료를 지불한다. 코멘트 한 마디를 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일본언론계이다 보니, 돈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적당한' 선에서 요구를 해야 한다. '당신네들이 좋아서, 필요해서 초청을 했으니 우리가 원하는 만큼 돈을 내놔야 한다. 싫으면 말고' 하는 식의 일방적인 요구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보기에도 참으로 민망하고 씁쓸하다.
일본에서 한국음악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은 좋은데, 아쉽게도 여기에는 싸이처럼 '사람냄새, 땀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9월 12일, 싸이는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과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를 대동하고 코리아 타운에 있는 클럽에 갔다. 그는 여기에서도 혼자 스타행세를 하며 놀지 않았다. 우선 마이크를 잡고 클럽에 놀러 온 교포손님들을 향해 우리말로, 스쿠터를 세 번 연호하게 한 다음, 예의 싸이다운 농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스쿠터는 한국여자를 X나게 좋아해요."
이 말은 곧,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립서비스라는 것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이 한마디로 클럽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고, 싸이는 어셔를 친한 친구를 소개하듯, 그렇게 클럽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이쯤되면 어셔가 인기스타 싸이에게 묻혀 온 모양새다. 그리고 여기서 싸이는 더욱 기가 막힌 감동의 멘트를 날려버린다.
"저는 한국에서 활동중인 가수 중에 유일하게 초상권이 없습니다. 맘껏 찍으세요!"
이 말에 대 환호성이 터졌다. 이는, 공연장에 들어갈 때마다 카메라가 있는지 일일이 가방조사를 하고, 일부 팬이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그 다음에는 어김없이 변호사로부터 경고장이나 초상권에 따른 벌과금을 요구하는, 한류스타들의 작금의 행태가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싸이의 서비스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어서 그야말로 대감동의 '미국공약'을 선언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옆에 미국매니저와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를 세워놓고, 시종 우리말로 떠들고 환호를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유학생도 있고 교포도 있겠지만, 저는 낯선 이곳에 와서, 낯선 상황에서, 낯선 얘기를 하면서 되게(대단히) 교민들의 마음을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언제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뉴욕에서, 뉴욕에 사시는 분들을 위해서, 멋진 공연을 한번 열도록 할게요."
이 말에 클럽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가 됐음은 물론이다.
나는 80년대부터 한국연예인들의 일본활동을 지켜봤지만, 일본에서 이런 멘트를 날리는 연예인을 보질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좋은 기사를 써주지 않았다고 압력이나 경고, 그리고 비판 기사를 썼다고 해서 협박을 받은 적은 있어도, 자신들을 응원해주었다고 유학생이나 재일동포들을 위해 위문공연 한 번 해준다는 연예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지난 6월, 한국뉴스를 일본어로 전하는 케이알뉴스(www.krnews.jp제이피뉴스 자회사)와 일본의 한류전문 주간지 편집장과 미팅 약속이 있었다. 서로 제휴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 약속이었다. 그런데 약속 전날, 정중한 어투의 이메일 한통이 날아왔다.
'저희 매체는 한류스타들에 대한 비판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기능을 하는 제이피뉴스・케이알뉴스와는 제휴를 맺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한국의 모 기획사가 일본 매니지먼트 기획사에 압력을 넣어, 만약 제이피뉴스・케이알뉴스와 함께 비즈니스를 하면, 앞으로 취재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한류잡지를 만들어 이익을 내고 있는 자사로서는 우리 매체와 함께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결국 우리와의 비즈니스 협상은, 상대 일본 잡지의 일방적인 회피로 결렬됐다.
만약 싸이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압력은커녕, '기사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한국매체와 손을 잡는 것이 당신들의 잡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오히려 격려하고 권장했을 것 같다. 싸이 만큼 한국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연예인이 어디 또 있을까. 대마초, 군대, 음주음전 등으로 그는 하루가 멀다하고 돌팔매질을 당했다. 군대도 두 번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혹독한 죄과에 대해 남 탓을 하지 않고, 오히려 다시 가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를 받아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부터 전했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보통 인간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싶어한다. 특히 공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더. 게다가 싸이는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과거의 허물'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은인이라고 그 공을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방송마다 우리말로 '대한민국만세'를 외쳤다.
지난 4년 동안 제이피뉴스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무명이든 유명한 연예인이든 관계없이,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보도해왔다. 때론 문제점이 발견될 때는 비판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해당 연예인 소속사에서 협박, 경고, 압력, 때로는 읍소작전으로 기사를 내려달라고 떼를 썼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절대로 응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보도 매체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싸이의 미국활동을 바라보는 마음이 남다르고 그 감동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그 한편으로는 그만큼 일본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이나 스타들의 언행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고, 또 안타깝다. 이런 느낌의 저변에는, 싸이가 온몸으로 내뿜고 있는 '사람냄새, 땀냄새'가 그들에게서는 전혀 나지 않는 이유 때문일수도 있다. '사람'보다 '돈'을 너무 앞세우는 것은 그만큼 감동이 반감되는 일이니까.
이에 대해 일본에서 활동하는, 소위 한류스타라고 하는 가수나 배우들은 싸이의 미국활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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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명언과 함께 '강남스타일'로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가수 싸이(PSY. 박재상. 35세).
요즘, 미국에 있는 유학생이나 재미교포들로부터, 미국 TV에 비치는 싸이의 열풍을 보며, 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와 몇 번이나 "울컥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SBS워싱턴 특파원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도 미국에서 똑같은 경험을 했음을 리포터 형식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똑같은 감정을 여러 번 느꼈다. 싸이가 미국매체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할 때마다 쏟아내는 어록들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에서 만난 한 재미교포는, 미국 매체가 싸이를 얼마나 좋아하고 인정하는지, 매번 볼 때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큰 감동을 느낀다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말했다.
분명 싸이는 가수다. 그런데 그는 감동을 준다. 그것도 가식적인 말이 아니라 온몸으로 표현해내는 언어로 말이다.
얼마 전, 미국매체 'SPIN'은 싸이에 대해 10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대해부를 했다.
'당신이 몰랐던 K-POP의 새로운 10가지 선세이션'이라는 타이틀로, 싸이에 대한 10가지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한 것이다.
첫째, 싸이는 4살 된 쌍둥이 아이들이 있는 아버지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직업을 '콘서트'라고 알고 있다.
둘째, 싸이는 보스턴 버클리 대학에서 4년 내내 1학년으로 지냈다.
셋째, 싸이는 대단히 겸손하다. "당신(인터뷰어)도 알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12년 동안 가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여기(미국)서는 아직 신인이다. 나는 절대로, 내가 세계적인 K-POP스타가 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넷째,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에게 춤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싸이가 "내가 당신(어셔)에게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하자, 어셔가 "방금 내게 뭐라고 그랬어?"라고 물었다. 그날 밤 우린 밤새도록 웃었(고 마셨)다.
다섯 번째, 싸이는 서민적이다. 싸이의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이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했다. 싸이는 스쿠터와 비지니스 얘기가 끝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곳은 참 멋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밤 당신과 함께 코리아타운에 가서 술을 마실 것이다."
여섯 번째, 싸이는 한국 아이돌의 멘토다. 싸이가 말했다. "대부분의 K-POP 아티스트들은 아이돌 밴드입니다. 그들에게 나는 선배입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해외로 나가는 후배들을 위해 술을 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야, 힘내. 열심히 뛰어!'라고 격려를 해줍니다."
일곱 번째, '강남스타일'의 영감을 어떻게 얻었는지에 대해 싸이가 말했다. "강남은 낮에는 고급스럽지만, 밤만 되면 광란의 도가니로 변하는 그런 특정 지역입니다. 내가 강남스타일에서 묘사한 '헤이 섹시', '젠틀맨'이 그래서 탄생한 것입니다.
여덟 번째, 싸이는 애주가다. 싸이는 미국에 처음 유학 왔을 때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술은 정말 잘 마신다. 내가 미국에 온 지 3일째 되던 날, 다른 학생에게 술을 마시자고 말했다. 그들은 내게 '어떻게 술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차이나타운에 가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차이나타운에 가서 술을 사왔고, 밤새도록 내방에서 미친듯이 술을 마셨다. 그런데 그들은 술에 대한 충분한 내성이 없어서인지 모두들 토하기 시작했다. 그 후 갑자기 구급차 4,5대가 도착해서는, 내게 '헤이ㅡ 왜 그런 짓을 했어?'라고 물었다. 그때 나의 영어는 최악이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오로지 '나 아냐(NOt me!)' 였다."
아홉 번째, 한국나이와 미국나이는 다르다. 한국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1살이 된다. 그래서 12월 31일이 생일이면, 그 다음해 한 살을 더 먹어 2살이 된다.
열 번째, 싸이는 미국 NBC-TV 출연 공연에서 '명언'을 남겼다. "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싸구려(dress classy, and dance cheesy)처럼 춥니다."
그렇다. 싸이는 무엇보다 겸손했다. 자신을 제일 먼저 소개했던 CNN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이런 시간,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한국인들이 저를 여러 번 용서해주셨기 때문입니다"라고 그 공을 한국 팬들에게 돌렸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그래서 영향력이 막강한 'NBC투데이쇼'에서, 이른 아침부터 화끈하게 광란의 무대를 보여주면서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고국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막간을 이용해 한국 젊은이들만이 알아 들을 수 있는, '여러분 X나게 멋있어요'를 외쳐, 현장에 있던 유학생들과 교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동영상 조회수 2억2천만, 빌보드 11위, 아이툰즈 1위 고수라는 명실공히 세계적 스타가, 파파라치가 따라붙으며 '당신은 최고야!'라고 외치자, 싸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루키(신인)라서 그래'라고 말해, 파파라치들까지 감동시켰다.
어디 그뿐 인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패러디영상을 만들어 유티브에 올렸다가, 시 소유 시설물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14명의 수영장 안전요원들의 복직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강남스타일'의 미국 팬 수백 여명은, LA엘몬테시 시청 앞에서 이들을 응원하는 구호를 외치며 복직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렇듯 싸이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 뉴스가 되고 있다. 또한 그가 한 마디 한마디 내뱉은 말은, '싸이어록' 또는 '명언'으로 정제되어 보도되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것은 '강남스타일'의 대히트도 있지만, 그보다도 귀로만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성의를 다해 무대를 꽉 채우는, 그의 열정적인 무대매너 때문이다.
미국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는 것처럼, 헐리우드 스타들이 앞다퉈 그의 친구가 되길 원할 만큼, 세계적인 대스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자신을 낮추고, 그 공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된 상대방에게 돌렸다. 그를 맨 처음 소개했던 CNN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늘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이런 싸이를 보면서 일본에 살고 있는 기자는, 언제부터인가 문득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일본에는 한류스타라는 고유명사가 생길 만큼, 인기를 얻고 활동하는 한국연예인들이 많은데, 왜 싸이 같은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다. 언젠가 조선국적의 재일동포가 울먹이면서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수십여 년 동안 같은 지역에 살면서, 자신들을 무슨 외계인처럼 보듯 했는데, 한류바람이 불고 나서 비로소 '사람취급'을 해주더라고. 그러면서 일본인들이 먼저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전철을 탔던 우리 유학생들 앞에서, 김치 마늘냄새가 난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내뱉으며 다음 칸으로 건너가던 80년대와는 달리, 일본인들이 김치를 더 좋아하고 한국노래를 즐겨 듣는 '한류붐'을 일으킨 것은 맞지만, 그러나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올 만큼, 그런 감동을 주는 한류 가수나 배우는 없었다.
또한 일본에 와서 자신들을 키워 준 한국팬들에게 감사하고, 자신의 허물을 너그럽게 감싸 안아주고 용서해주었다고, 일본의 미디어를 향해 솔직하게 고백하는 연예인은 더더욱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본기자들이나 연예관계자들을 만나면, 하소연하듯 한국 스타들에 대한 험담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기자들은 일본 연예인에 비해 기본적인 취재조차 너무 하기 힘들고, 사진을 찍으려면 돈 얘기부터 나온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예종사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한국 연예인들이 그저 돈돈돈 한다고 맹비난을 했다.
물론 이들의 비난은 반은 타당성이 있고, 반은 오버하는 측면이 있다. 한류스타 공연은 자신들의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초청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건에 따라서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비난을 무조건 '어거지'라고 치부하기에는, 80년대 중반부터 한국연예인들의 일본진출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가령, 싸이의 경우에는 어디를 가던지, 어떤 사람(유명무명을 불문하고)을 만나던지, 혹은 어떤 무대에 서든지간에, 항상 그에게서 물씬 풍기는 두 가지 냄새가 있다. 바로 '사람냄새, 땀냄새'다.
싸이의 특징은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대하는 태도가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디를 가도 늘 당당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지난 14일, 'NBC투데이쇼'에서 막간을 이용해, 그곳에 모인 교포들을 향해 조그마한 목소리로 '여러분 X나게 멋있어요!'라는 표현이 그렇다. 그날 그 무대는 미국전역에 중계되는 생방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런 표현을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열광하고 세계인들이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어떤 무대에 서더라도 처음부터 끝이 똑같다. 저러다 무대에서 쓰러지면 어떡하나 걱정될 정도로,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열정적으로 뛰고 또 뛴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그의 콘서트는 티켓이 없어 못 팔 정도로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열정과 무대매너가 고스란히 물 건너 미국에 가서도 그대로 통용됐다. 이 역시 그를 대변해주는 '사람냄새, 땀냄새' 덕분이다. 거기에다 늘 겸손하기까지 하다.
반면, 일본에 오는 소위 한류스타들은 어떠한가. 자기 입맛에 맞게, 기분에 따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시간이 들어가는 인터뷰에는 어김없이 거액의 인터뷰료를 요구한다. 심지어 사진료도 사전심사를 거쳐 거액의 돈을 따로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일본언론사에서는 인터뷰를 할 때, 일정액의 인터뷰료를 지불한다. 코멘트 한 마디를 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일본언론계이다 보니, 돈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적당한' 선에서 요구를 해야 한다. '당신네들이 좋아서, 필요해서 초청을 했으니 우리가 원하는 만큼 돈을 내놔야 한다. 싫으면 말고' 하는 식의 일방적인 요구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보기에도 참으로 민망하고 씁쓸하다.
일본에서 한국음악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은 좋은데, 아쉽게도 여기에는 싸이처럼 '사람냄새, 땀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9월 12일, 싸이는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과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를 대동하고 코리아 타운에 있는 클럽에 갔다. 그는 여기에서도 혼자 스타행세를 하며 놀지 않았다. 우선 마이크를 잡고 클럽에 놀러 온 교포손님들을 향해 우리말로, 스쿠터를 세 번 연호하게 한 다음, 예의 싸이다운 농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스쿠터는 한국여자를 X나게 좋아해요."
이 말은 곧,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립서비스라는 것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이 한마디로 클럽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고, 싸이는 어셔를 친한 친구를 소개하듯, 그렇게 클럽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이쯤되면 어셔가 인기스타 싸이에게 묻혀 온 모양새다. 그리고 여기서 싸이는 더욱 기가 막힌 감동의 멘트를 날려버린다.
"저는 한국에서 활동중인 가수 중에 유일하게 초상권이 없습니다. 맘껏 찍으세요!"
이 말에 대 환호성이 터졌다. 이는, 공연장에 들어갈 때마다 카메라가 있는지 일일이 가방조사를 하고, 일부 팬이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그 다음에는 어김없이 변호사로부터 경고장이나 초상권에 따른 벌과금을 요구하는, 한류스타들의 작금의 행태가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싸이의 서비스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어서 그야말로 대감동의 '미국공약'을 선언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옆에 미국매니저와 세계적인 팝스타 어셔를 세워놓고, 시종 우리말로 떠들고 환호를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유학생도 있고 교포도 있겠지만, 저는 낯선 이곳에 와서, 낯선 상황에서, 낯선 얘기를 하면서 되게(대단히) 교민들의 마음을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언제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뉴욕에서, 뉴욕에 사시는 분들을 위해서, 멋진 공연을 한번 열도록 할게요."
이 말에 클럽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가 됐음은 물론이다.
나는 80년대부터 한국연예인들의 일본활동을 지켜봤지만, 일본에서 이런 멘트를 날리는 연예인을 보질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좋은 기사를 써주지 않았다고 압력이나 경고, 그리고 비판 기사를 썼다고 해서 협박을 받은 적은 있어도, 자신들을 응원해주었다고 유학생이나 재일동포들을 위해 위문공연 한 번 해준다는 연예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지난 6월, 한국뉴스를 일본어로 전하는 케이알뉴스(www.krnews.jp제이피뉴스 자회사)와 일본의 한류전문 주간지 편집장과 미팅 약속이 있었다. 서로 제휴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 약속이었다. 그런데 약속 전날, 정중한 어투의 이메일 한통이 날아왔다.
'저희 매체는 한류스타들에 대한 비판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기능을 하는 제이피뉴스・케이알뉴스와는 제휴를 맺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한국의 모 기획사가 일본 매니지먼트 기획사에 압력을 넣어, 만약 제이피뉴스・케이알뉴스와 함께 비즈니스를 하면, 앞으로 취재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한류잡지를 만들어 이익을 내고 있는 자사로서는 우리 매체와 함께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결국 우리와의 비즈니스 협상은, 상대 일본 잡지의 일방적인 회피로 결렬됐다.
만약 싸이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압력은커녕, '기사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한국매체와 손을 잡는 것이 당신들의 잡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오히려 격려하고 권장했을 것 같다. 싸이 만큼 한국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연예인이 어디 또 있을까. 대마초, 군대, 음주음전 등으로 그는 하루가 멀다하고 돌팔매질을 당했다. 군대도 두 번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혹독한 죄과에 대해 남 탓을 하지 않고, 오히려 다시 가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를 받아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부터 전했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보통 인간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고 싶어한다. 특히 공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더. 게다가 싸이는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과거의 허물'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은인이라고 그 공을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방송마다 우리말로 '대한민국만세'를 외쳤다.
지난 4년 동안 제이피뉴스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무명이든 유명한 연예인이든 관계없이,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보도해왔다. 때론 문제점이 발견될 때는 비판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해당 연예인 소속사에서 협박, 경고, 압력, 때로는 읍소작전으로 기사를 내려달라고 떼를 썼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절대로 응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보도 매체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싸이의 미국활동을 바라보는 마음이 남다르고 그 감동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그 한편으로는 그만큼 일본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이나 스타들의 언행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고, 또 안타깝다. 이런 느낌의 저변에는, 싸이가 온몸으로 내뿜고 있는 '사람냄새, 땀냄새'가 그들에게서는 전혀 나지 않는 이유 때문일수도 있다. '사람'보다 '돈'을 너무 앞세우는 것은 그만큼 감동이 반감되는 일이니까.
이에 대해 일본에서 활동하는, 소위 한류스타라고 하는 가수나 배우들은 싸이의 미국활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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