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육

현직교사들이 말하는 부족한 가정교육 10

맑은샘77 2012. 1. 29. 22:00

현직교사들이 말하는 부족한 가정교육 10


지난주에 그동안 계속 미루고 있던 [일생에 한 번 독일을 만나라]를 탈고 했습니다. 한국 다녀와서 여독 풀 시간도 없이 정리해서 원고를 넘기고 나니 이제서 피로가 밀려오네요. 그러나 마음은 가볍습니다.

요 며칠은 여유를 부리며 다음 책 집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번 책은 출판사의 기획을 참고할까 합니다.

어제 트위터에서 다음 책과 관련해서 선생님 트친들에게 “교사가 학부모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멘션들이 올라오더군요. 그만큼 선생님들도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입니다.

교사에 대한 불만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반대로 교사는 부모들에게 어떤 가정교육을 바라고 있는지 아는 것도 자식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모르는 아이의 문제를 교사가 더 정확히 알고 있을 경우도 많으니까요.

멘션 중에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꼭 필요한 가정교육 10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좋은 실력보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지도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부모 십년 동안 딱 한분 만나 보았습니다. 규칙과 질서에 대한 의식교육을 가정에서부터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인간에게 질서와 규칙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아이가 많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이지요. 또한 근본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아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바르게 살라는 잔소리는 귀가 따갑게 들어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엄마들은 성적성적 하느라고 의외로 그런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한두 번 이야기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도 없이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모태바른이-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둘째,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가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하기 위해 태어난 대체물이 아닙니다. 부모와 다른 독립된 인격체이고,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는 부모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은 인간관계에 벽을 느끼고 있고, 부모와 소통이 없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모르고, 자식은 부모를 잔소리꾼으로만 보는 것이지요. 누가 뭐래도 자신이 소중하다는 "자존감"을 갖도록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셋째, 선생님에게 불만이 있더라도 아이들 앞에서 학교와 선생님을 욕하지 마세요. 선생님에 대한 존중(존경까진 바라지도 않고요)이 너무 부족해요. 근본적으로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어렵습니다. 비록 교사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끝까지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어른'으로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우리는 '어른'의 부재가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넷째, 인성교육이 부족한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기본적 생활 습관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가르쳐주세요. 인성교육은 학교에서 하기 어렵습니다. 가정에서부터 길러져야 하는 것이지요. 유명한 소아정신과 의사의 말에 의하면 인생의 성패는 도덕성이 좌우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 도덕성이 너무 무시되고 있습니다.

다섯째, 제발 잠 좀 일찍 재우세요. 수업 시간에 잠자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두 가지 경우가 있지요. 학원 다니느라고 늦게 자는 경우, 엉뚱한 일 하는데 부모가 방치하는 경우. 둘 다 문제입니다. 깨어있어야 학교에서 뭘 배우지요.

여섯째, 아이들에게 적당한 결핍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너무 많은 것을 해 주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때도 많지요. 희노애락이 씨실날실로 엮여야 삶이 깊고 넓어지는데, 우리 부모들은 자기 아이에게 희희락락만 주려고 해요.

일곱째, 아이와 대화 좀 많이 하세요. 공부 얘기 말고요. 대화 할 때도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대화해야 합니다. 그 날 있었던 일만 얘기해도 어느새 아이들은 수다쟁이가 된답니다. 수다쟁이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행복해 한답니다. 그런 다음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순서지요. 어릴 때부터 부모와 이야기 해 본 경험이 많아야 나이가 들어도 부모와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큰일이 터져서야 '내 아이가 이랬다니 얘기 좀 해 볼 걸'이라고 후회하면 이미 늦습니다.

여덟째, 너무 지나치게 간섭하지 마세요. 아이는 통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부모들이 아이 스스로 부딪혀 보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 아이의 잠재력이 나타날 때까지 인내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기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부모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홉째, 자기만 아는 아이로 키우지 마세요. 나만을 위한 이기심이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꼭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사회도 다문화 가정이 많아질 텐데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세상의 중심은 네가 아니란다. 너는 세상의 일부란다. 그러니까 너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 즉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정, 사회, 국가, 지구)를 꼭 생각하기 바란다.”- 이런 거요

열 번째, 부모님들, 고생 많으시죠! 그래도 아이는 아이다운 인격을 존중해 주고, 다른 친구 인격도 똑같이 존중하는 아이로, 자유롭게 키워야죠. 세상이 잘못된 거니 세상을 바꾸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