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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의원 윤주홍 장로

맑은샘77 2011. 9. 30. 15:24

윤주홍 장로 People

2009/04/08 19:31

복사 http://blog.naver.com/ktrain/65103058

부족한 제가 제1회 서울 시민대상을 수상하던날
1974년 봄, 천국으로 먼저 떠난버린 딸 아이를 상각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렸습니다.


젊은날, 의사가 되기를 소원하여 이 땅의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 인술로 헌신 하겠노라 하나님께 서원했던

제가 막상 의사가 되어서 환자가 몰리고 돈이 벌리자 주일까지 범한는 불충한 하나님의 자녀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동작동에 개업을 했었는데 교통사고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병원 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앞에서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려와 또 교통사고로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기사인 듯한 한 사람이

가슴이 찌그러지고 피투성이가 된 그 아이를 데리고 들어 왔습니다.

저는 아이를 받아 응급처치를 하려다가 천지가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찌그러지고 피투성이가 된 아이는 바로 제딸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바로 제 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세째딸 아이 였습니다.

.

오 하나님, 부르짖으며 딸아이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었지만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어찌 이리 하실 수가! 의사인 아버지가 치료의 손길 한번 못 펴보고 딸을 잃어버리게 하시다니...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하나님을 원망하며 저는 의사 가운을 벗어 버렸습니다.

병원문도 닫아 버려습니다.

눈이 떠지면 실신한 사람처럼 딸아이의 무덤을 찾는 일만이 저의 일과 였습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딸아이의 무덤에 내린 눈이 아이를 춥게 하는 것이 견딜 수 없어서 웃옷들을 벗어 버리고 맨 몸으로 아이의 무덤을 껴안고

아비의 체온으로 눈을 녹여 주어야 했습니다.

이듬해 봄, 변함 없는 일과로 딸아이의 무덤에 다녀오는 길목에서 열이 펄펄나는 어린 소녀를 안고 울고 있는

한 가난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저는 선배의 병원에 그 아이를 업고 가서 치료비는 제가 부담 할테니 고쳐 달라 했습니다.

그러고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제 병원으로 찾아 왔습니다.

어린아이가 먼지쌓인 병원을 둘러보고 "아저씨도 의사야? 그런데 의사 옷을 않입어? 청진기도 귀에 않대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기쁘게 해주기위해 오랜만에 가운을 입고 먼지 쌓인 의자에 앉아 청진기를 대었습니다.

아! 그순간, 바로 그순간, 천지를 깨우는 듯한 심장의 고동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그 힘찬 고동소리는 내가 그리도 안타깝게 그리워 했던 딸아이의 ,,,,,죽었던 딸아이 심장의 고동소리였습니다.
그 아이가 사고를 당하던 날 그토록 청진기를 갖다 대어도 들리지 않던 바로 그 심장소리 말입니다.

그 고동소리는 아비의 귀청을 찢고, 아비의 심장을 때리고, 아비의 죽었던 영혼을 깨우는 힘찬 고동소리였습니다.

오 하나님 ! 신음하던 저를 아이가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 그 맑고 영롱한 눈동자 또한 죽었던 딸아이의 눈동자 였습니다.

저는 소리쳤습니다.
"오 하나님! 작은자를 돌보지 않고 세상을 따르던 저를 이제사 깨우십니까?"

그 길로 저는 남현동의 보육원을 찾아 갔습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보내시었습니다.

그 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살고 있는 봉천동에 병원을 다시 세우고 그 들을 위해 봉사하게 하시었습니다.

이 모든 일 위에 우리 주님 홀로 영광 받으소서!


봉천동 윤주홍의원 원장 윤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