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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흉보기

맑은샘77 2011. 8. 20. 09:37

목사 흉보기

언젠가 회사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바깥에서 볼일을 보던 부하직원이 나에 대해 흉보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기분은 나빴지만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남에게 비친 나를 볼 수 있었다.

  
교인들에게 비친 목사의 보습은 어떠할까? 목회자들이 평소 교인들로부터 '목사 흉보기'를 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목사 흉을 좀 보려고 한다.
대부분은 일방적인 헐뜯기일 수도 있지만, 개중에는 이유 있는 지적도 있을 것이다. 독자 가 시무하는 교회 교인들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흉보기라고 생각하면 퍽 은혜(?)가 될 것이 다.
오늘 설교는 재탕이구먼. 전에 들은 설교와 똑같아. 매주 똑같은 소리.... 목사도 공부를 좀 해야지.
설교할 때 텔레비전 드라마 얘기 좀 안 할 수 없나. 어느 교회는 텔레비전 안 보기 운동도 한다는데. 우리 목사님은 뭘 모르셔. 설교 때 말씀만 얘기했으면 좋겠다. 쓰잘 데 없는 자기 얘기만 자꾸 늘어놓으니, 설교인지 강연인지....

설교 중에 "할렐루야?"하고 외칠 때마다 목사님 표정이 너무 무서워. "아멘!" 하고 응답을 안 하면 뭔가 날아올 것 같아. 공갈이나 협박이지 설교야? 무섭고 싫어. 설교를 하는 건지 방송 원고를 읽는 건지.... 얼마나 준비가 소홀하면 교인들 얼굴 한 번 안 바라보고 원고만 읽으시나....

도대체 설교를 듣고 나면 머리에 남는 게 있어야지....
10분이면 될 얘기를 중언부언하며 시간만 끄니.... 설교가 너무 지루해. 좀 짧게 해주었으면. 설교만 하시면 좋을 텐데, 사회에다 기도까지 혼자 독점을 하시니. 장로나 집사들에게 한 순서씩 나누어 맡기면 보기에도 좋을 텐데.... 혼자 북 치고 장고 치고... 그러니 예배가 지 루하지.

오늘 설교 시간에 목사님이 왜 그리 화를 내시지? 사모님과 한바탕 하셨나? 오늘은 설교 시간에 욕만 실컷 얻어먹고 가네.
오늘 설교는 아무개 집사 까는 내용 아냐? 그 집사 또 상처받겠네. 설교 시간에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되나? 목사는 설교 통해 교인을 공격하고, 장로들은 대표기도 통해 목사 를 공격하고..... 잘 한다.

설교 때에는 그렇게 외쳐 놓고, 강단을 내려오면 자기부터 안 지키니.... 목사부터 언행일치 가 돼야지.
우리 목사님은 뱀장수 같아. 마이크에서 입을 좀 떼어놓고 사용하면 안되나? 너무 시끄러 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니까. 이게 바로 소음 공해라고.
찬송가 부를 때 왜 마이크에 입을 대고 혼자 크게 부르는지 모르겠어. 좋지 않은 목소리에 다 박자나 음정도 엉망이면서. 그럴 때면 찬송가 부를 마음이 딱 사라져 버린다고. 교회인지 노래방인지....

광고 좀 짧게 하면 좋겠어. 마이크만 잡았다 하면 왠 쓸데없는 설명이 그리 긴지. 개척 당시에는 고무신이 닳도록 심방을 다니시더니, 교회 규모가 커지니까 아예 심방은 부 교역자들에게만 맡기신다니까?

요즘 경제사정이 안 좋으신가봐. 틈만 나면 다른 교회에 설교하러 가시네. 우리 목사님은 돈푼이나 있고 유력한 가정만 심방을 가시는 것 같아. 결혼식 주례도 그런 집만 맡으신다고 소문이 났더라고. 원 서러워서.

목사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나면 아예 돈 낼 생각을 안 하더라고. 대접만 받을 줄 알지 남 을 대접할 줄을 몰라.
우리 목사님은 아부하는 사람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 아무개 집사를 잘 보신 모양이야. 대 표기도를 부쩍 자주 시키잖아? 그 집사님은 때마다 목사님 집을 찾아간다지? 잘 봐, 그 양 반 앞으로 장로 될 거야.

목사님 성지순례 떠나실 때 아무개 집사가 나서서 각 기관별로 돈을 걷어 드렸다며? 그 집사는 꼭 나서서 자기 생색내고 다른 사람들 입장 난처하게 하더라. 목사님도 그렇지, 교회 에서 공식적인 경비를 받고도 그걸 또 받으면 되나 거절했어야지. 그래야 그 집사도 조심하 지.

우리 목사님은 치마폭에 싸여 있어 큰일이야. 여자들하고만 일을 하려고 하니... 하긴 남자 보다 여자들 상대하기가 얼마나 쉽나? 말도 잘 듣고.
목사가 왜 남의 아내 혼자 있는 집엘 심방 가는 거야?

목사들은 무례해. 나이 많은 사람에게도 툭하면 말을 놓거든. 권위주의가 몸에 배여 있어. 목사가 토요일에 하루종일 잔치 집이나 돌아다니면, 주일 설교 준비는 언제 하나? 배불러 서 잠만 올 텐데.

목사님이 사례비 올려 달라고 장로님들에게 농성(?)을 했다며? 목사님 사례비 수준이 교인 들의 평균 수입보다 높다는 건 말이 안돼.
교인들 헌금으로 너무 고급 승용차 구입하신 것 아냐? 가난한 교인들 시험 들겠네. 사례비 따로 드리고, 성미 드리고, 자동차 운행비 드리고, 목회활동비 드리고, 도서비 드리 고, 자녀들에게 장학금 대주고… 목회자 뒷치닥거리하는 데 교회 예산이 죄다 투입되고 마 니….

목사가 싫으면 교인이 떠나라고? 목사가 떠나야지 교인이 왜 떠나?
담임목사 사례비에 비해 부목사나 전도사, 사찰 사례비가 너무 적어. 그들도 최소한의 생활 은 해야할 텐데...
목사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 봐야 해. 어디 거저 돈이 생기고, 시 간이 남아도는 줄 아나?

목사라고 다 아나?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하는데 뭐든 다 아는 척한다니까. 전문가가 더 잘 알지, 목사가 더 잘 아나? 교인들도 괜히 목사 말이라면 다 맞는 줄 알고 무조건 맹신 을 한단 말야.

헌금 낸 사람들 봉투 들고 이름 좀 안 부를 수 없나? 하나님이 모르실 리도 없고... 결국 사람들 들으라는 거지?
우리 목사님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흠이야.
부흥회를 왜 하는 거야? 헌금 모으려고? 헌금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어. 오나가나 돈 얘 기뿐이니.

제직회 때 바른 말 한 번 했다가는 완전히 찍히고 만다고. 입 다물고 있어야지. 목사가 먼저 변해야 교회가 달라지지. 교인이 아무리 변해봐야 소용이 없다니까. 갈등만 생 기지.


-이의용 지음 <우물에 빠진 그리스도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