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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악질직원 1~2명 있다고 별일 있을까요?

맑은샘77 2010. 9. 3. 19:39

[Cover Story] 악질직원 1~2명 있다고 별일 있을까요?

매일경제 | 입력 2010.09.03 15:51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서울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이라는 디자인 회사 IDEO의 데이비드 켈리 회장은 '사랑'과 '돈'의 균형을 강조한다. 그는 종종 두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룬 스케치(그림)를 그리곤 한다.

켈리 회장은 직원들이 존경을 받으며 즐겁게 직장생활을 보내는 '사랑'의 요소와 수익에 초점을 맞춘 '돈'의 요소가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게 보스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켈리 회장은 악질과 악질행위를 배격한다. 직장 내 존경과 기쁨을 파괴하고 장기적인 성과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악질이 조직 성과에 얼마나 해를 끼칠까.

윌 펠프스 에라스무스 리더십센터 연구위원은 1명의 악질이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성과가 30~40%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악질 금지 규정(No Asshole rule)'의 저자인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소개하는 의류소매업체 멘스웨어하우스의 일화도 펠프스 연구위원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멘스웨어하우스는 최고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영업사원을 해고한 적이 있어요.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는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문제가 됐죠. 그런데 해고 뒤에 팀 전체 실적이 무려 30%나 늘어났어요. 해고된 영업사원은 악행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 의욕을 꺾어왔던 것이죠."

서튼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기업에서 악질 1명의 폐해를 금액으로 계산한 결과 악질비용(One Asshole Cost)이 연간 16만달러(1억9000만원)에 이른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악행의 강력한 영향력도 악질이 위험한 까닭이다. 서튼 교수는 "부정적인 감정ㆍ관계는 긍정적인 감정ㆍ관계보다 5배는 강력하다"는 '5대 1의 법칙'을 제시한다. 조직 내 인간관계가 유지되려면 긍정적 감정의 횟수가 부정적 감정보다 5배는 많아야 한다는 것. 결국 악질 단 1명이 선한 사람 5명의 영향력과 맞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1명의 악질이 조직을 파괴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악질 상사는 직원들을 병들게 하고 직장을 떠나게 만든다.

핀란드에서 804명의 공장 직원을 조사했더니 상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심장병 발병률이 높았다. 스웨덴에서 3000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영국에서 공무원 60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칭찬보다는 비난에 능한 보스 밑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심장마비와 협심증 등 심장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업체인 조그비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무려 2000만명의 미국 근로자들이 악질 때문에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악질 어떻게 구별하나

=로버트 서튼 교수는 악질(asshole)을 판별하는 두 가지 테스트를 제시한다. 첫째는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 기운을 빠지게 하거나 초라한 느낌 또는 수치심을 안겨주느냐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보다 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그 같은 행위를 하느냐는 것이다. 일시적 또는 한두 차례 그 같은 행위를 했다고 해서 악질로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전략적 악질(strategic asshole)은 조직에서 위험하다. 치밀하게 계산된 의도된 악질행위를 하는 '전략적 악질'은 감정을 통제하고 상황을 장악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조직 차원에서 쉽게 정체를 파악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