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떠 오른다.
아니, 떠 올리고 있다.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고 있고,
많은 동의자들이 지지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왜 유시민일까.
그가 단지 노무현의 '오른팔'이거나, '사상의 유사성'때문일까.
차라리 노무현을 닮은 사람이라면 유시민 보다는 김두관이 더 가깝다.
김두관 전 장관이야말로 가능성 없는 지역 '남해'를 고집하며
수 차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별명도 '리틀 노무현'이었다.
그런 김두관을 놔 두고 왜 사람들은 유시민에 주목할까.
하나의 추종자나 리더가 사라지면 사람들은 그의 아류를 선택하게 돼 있단다.
그건 일종의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대상'이 사라진 데 따른 충격을 최소화 하는
가장 빠른 길이니까.
그래서 서둘러 노무현의 빈자리를 주목했고, 유시민과 강금실을 떠 올렸다.
하지만 강금실은 평화로운 시대의 지도자로 어울린다.
사실 개인적으로 강금실과 한명숙을 떠 올렸다.
왜냐하면 차기 대선에는 필히 '박근혜'와 견줄 대상이 나타나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그야말로 '전투의 흔적'이 많은데,
강금실과 한명숙은 그 '상처와 흔적'이 별로 없다.
박근혜에 견줄 만 한 진보성향의 여성후보만 있다면 딱인데 말이다.
보수주의자들 뿐 아니라, '여성지도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띄울 때
상대방이 전부 남자 뿐이라면 박근혜의 프리미엄은 아주 높아질 공산이 크므로..
어쨌거나 아직 시간은 많지만, 아무래도 박근혜와 맞짱을 뜰 정도의 '전투력'을 가진
여성지도자는 민주당이나 민노당, 진보신당 등에는 별로 없는게 약점이다.
그래서 약간은 '똘끼'가 흐르는 유시민에게 주목한다. (여기서 똘끼라는 표현은 기존 주류권력에대한 반항적 의미로 씁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김두관 전 장관은 조금은 젊잖다.
전쟁터에선 양반보다는 죽기살기로 적군을 향해 덤벼들 '군인'이 필요한 법.
노무현 대통령은 그에게 "정치 하지마라"고 했다지만,
그게 언제 자기가 원한다고 안 할 일이던가.
대안이 없는 마당에 '유시민'은 유일한 진보진형, 즉 '친노'측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유시민이 가진 장점 세 가지만 살펴보자.
1. 정치적이지 않다.
정치에 닳은 사람은 많다. 딱 얼굴만 봐도 "아 저 사람이 마이크 들고 무슨 소리를 하겠구나" 라고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정치인들은 널렸다. "국민을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요즘 인기있는 '시티홀'에서 보여주는 그런..
하지만 유시민은 그 입에서 도저히 '정치적이지 않은' 발언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노무현의 사상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새롭다'는 것이다.
정치계의 청량제와 같은 역할, 뉴스를 보면서 누군가는 우리의 '숨통'을 틔어줄 그런 사람..
그래서 유시민을 꼽는다. 그는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인이다.
2. 이상을 위해서 현실을 버릴 줄 아는 용기를 지녔다.
아래 링크는 필자가 지난 총선때 유시민 후보를 직접 인터뷰 했던 내용의 기사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64843)
그는 뻔히 질 줄 알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출마했다.
당에서는 유시민과 같은 유력한 후보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텐데, 그 고집을 꺾지 못했나보다.
물론 결과는 참패였다.
천하의 유시민이라도 길바닥부터 건물하나까지 '박근혜'와 '한나라당'의 냄새가 베여있는
대구에서 견딜 재간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진짜 대구시민들을 사랑해서' 나왔다고 했다.
결과를 알면서도, 단지 몇 몇 사람들 만이라도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신뢰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나왔다고 했다.
그게 지금 유시민을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다.
3. 적어도 이놈의 '경제'에 환장하지 않을 사람이다.
'경제 경제' 하면 진짜로 경제가 좋아질 줄 알았다.
하루종일 증권tv를 켜 놓으면 내 돈이 새끼를 칠 것이라고 믿었다.
재테크를 잘하고, 많이 알고, 똑똑해지고, 통장을 꿰고있고, 돈 불리는 특강을 들으면 부자 되는 줄 알았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게 '돈'이라고 철저히 믿으면 그 '돈'이 내 편이 돼 줄줄 알았다.
아니었다.
돈이 돈을 낳을 뿐, 없는 돈을 탄생시킬 능력은 어떤 정치인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돈 있는 사람들은 부자 됐고, 돈 없는 가난뱅이들은 더 가난해졌다.
정부가 경제에 올인하는게 '가난뱅이'들을 잘 살게 해 주는 것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눈높이'가 다르다는게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부자 대통령은 부자의 편이었고, 부자 정치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심정을 모르는 줄 몰랐다.
용산 개발 해 준대서 내 집 값 오를줄 알고 지지했다. 근데 그게 내 집이 쫒겨나는 일인 줄 몰랐었다.
수준높은 고등학교 많이 만들겠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그 학교 들어갈 줄 알고 지지했었다.
우리동네 뉴타운 지어준대서 이제 부자 되는 줄 알았다.
그게 부자를 부자만들고 가난뱅이를 쫒아내는 정책인 줄 꿈에도 몰랐다.
아니나다를까.
노무현의 죽음은 이런 꿈들을 다 깨 놨다.
이제서야 비로소 국민들은 "경제 살리기" 보다는 "서민의 사상을 가진" 대통령이 얼마나 귀한 지 알게됐다.
바로 이와같은 '돈'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가난한 사람을 위해 독고다이로 맞짱을 떠 줄 사람은 유시민 외에 보이지 않는다.
덤으로 하나 더, 노무현 지지자들을 감동시킨 '신의'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바로 그것 '서민의 사상'을 가진 몇 안 되는 인물이 바로 유시민이다.
물론 노회찬도 있고, 권영길도 있고, 강기갑도 있고, 정동영도 있고, 정세균도 있겠지...
그러나 그들은 '노무현'의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을 '기회주의'로 보는 것이다.
이 시국에서 말이다.
민주당도 노무현 검찰소환때는 "노 대통령이 진짜 그랬나?" '반신반의'했다.
이런 태도는 노무현의 범법이 '유죄'냐 '무죄'냐에 따라서 논평이 달라지는 따위의 눈치보기였다.
그렇게 한 때 아군이었던 사람들 조차도 노무현과 '사이띄우기'를 할 때
미친듯 "결코 그럴 분 아니다"며 보다 더 가까이 노무현의 곁으로 다가갔던 사람이 유시민이었다.
아마도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혔더라도 그 곁을 떠나지 않았을 사람이다.
끝까지 노무현과 뜻을 함께하고 그의 사상을 믿어준 몇 안 되는 사람 중 대표주자가 바로 '유시민'이었다.
그래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은 이제, 유시민을 주목한다.
<사진 오마이뉴스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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