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훈련과 성공적인 삶
윤운성(선문대 산업심리학과 교수,
학생생활연구소장, 한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장, 한국에니어그램학회장)
I. 들어가며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듯 하나 각각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쉽게 순응하거나 적극적 대처 없이 삶을 영위하는 듯 하다. 현대인은 급변하는 물결 속에 ‘뿌리를 잃은’ 나무처럼 정서적 갈증으로 표류하고 있다.
타인을 이해하기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왕자’나 ‘공주’처럼 사는데 익숙해져 있다. 인간은 자기 인식 없이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바쁜 이유로 자기의 내적 성찰이나 창조적 삶을 추구하지 못하고 가끔 자기집착에 빠져들곤 한다.
사람들은 각기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행동양식을 갖고 있다. 우리는 다르다는 이유로 구별이 아닌 차별이 이루어지고, 서로를 오해하여 대인관계의 갈등을 겪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인간행동의 역동적인 모습을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있어 최근 미국의 스텐포드 경영대학원 등에서 인간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강좌로 자리 잡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여 생활지도는 물론 직업상담, 가족상담, 교육상담, 경영 및 인사분야 등에서 적용되어 개인의 성장에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하여 인간성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깨닫고 자기 자신의 내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인식과 조화를 꾀하여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협동적으로 발전시켜 건강한 삶을 추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II. 에니어그램의 유래와 훈련 목적
에니어그램이란 ‘에니어(ennear, 9, 아홉)’라는 단어와 ‘그라모스(grammos, 도형․선․점)’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즉 에니어그램은 그리스어로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원과 아홉 개의 점, 그리고 그 점들을 잇는 선으로만 구성된 단순한 도형이지만 그 안에는 우주의 법칙과 인간 내면의 모든 것이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9가지의 성격으로 나타난다.
에니어그램의 역사는 약 4,500여년 전(기원전 2500년 전)에 중동 지방(현재의 아프카니스탄)에서 발생한 고대의 지혜이다. 이것은 보편적인 진리의 압축이며, 수 천 년 동안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특히 수피즘), 유대교(카발라)에 의해 축적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에니어그램 이론은 어떤 한 가지 근원에서 온 것이 아니며, 고대의 전통에서 비롯된 지혜와 현대의 심리학이 결합된 것입니다.
에니어그램 훈련의 목적은 자기집착을 버리고 평화의 상태인 완성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있다. 무수히 많은 관계들의 역동과 변형, 수준, 행동방식, 동기들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어떻게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건강한 자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분열과 통합)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에니어그램훈련의 목적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우리의 삶의 에너지의 균형을 이루게 하여 참 자기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며, 궁극적으로 통찰의 지혜(깨달음을 얻는 지혜)를 통해 개인적으로 마음의 평화(심리적 자유)를 얻도록 한다.
(2) 성격의 개선과 평생(생애) 인격개발, 그리고 타인과의 인간 관계를 개선한다.
(3) 내적 여정을 통해 자신 속에 내재해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자기집착을 깨닫고, 아홉 가지 성격을 균형 있게 발전통합하여 전인(全人)을 형성한다.
(4) 자기 계발, 자기 혁신은 물론이고 나아가 가족 및 조직 및 인사관리에 활용되어 건강한 자신과 조직개발에 기여한다.
(5)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인 자아실현을 도모한다.
국내에서는 윤운성(2001)이 우리 나라 2,500명을 대상으로 표준화작업을 완료하고 현재 전국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교수, 상담원, 목사, 사회사업가, 대학원생 등을 포함하여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한국형 에니어그램을 통한 자기발견 및 자기변형에 이르도록 안내하고 있다.
외국의 에니어그램 성격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실정에 적합한 도구로서 인정받고 있어 각종 학위논문에서 사용되고 있다.
III. 9가지 성격의 이해
에니어그램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인간 성격의 근간을 장(배, 본능) 중심, 가슴(감정) 중심, 머리(사고) 중심으로 대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의 힘의 중심중에서 우세한 것으로 습관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에너지의 중심이 어느 것이 우세한지를 알고 균형있는 성격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 4강의 한국축구에서도 히딩크의 균형있는 리더쉽이 발휘되기도 했다.
우선 히딩크는 1)취임초기에 한국축구의 근본적인 문제를 기초체력의 부진에 보고 보강훈련을 했으며(장 중심),
2) 인내와 끈기와 사랑을 가지고 비젼을 제시하는 감성을 발휘했고(가슴 중심),
3) 학연이나 지연보다는 냉철한 이성적 판단아래 선수관리 및 용병술을 전개하였다(머리중심). 이러한 세 가지 중심이 균형을 이룰 때 생산능력이 증가하여 생산이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힘의 세 가지 중심은 다시 세 가지의 유형으로 나뉘어 9가지의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9가지 성격을 간략하게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개혁가- 매사에 완벽을 기하고 스스로의 이상을 건설적인 자세로 추구하며 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항상 공정함과 정의를 염두에 두고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품으로 자신의 윤리관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조력가-정이 많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타인이 필요로 하는 것에 몰두하지만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는 자각하지 못한다.
성취가-항상 효율을 중시하고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생활을 희생시키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남들도 효율적으로 매진할 것을 바라며 주의 사람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도 능숙하다.
예술가-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감동을 중시하고 평범함을 싫어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슬픔이나 고독 등도 진하게 느낀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많고 사람들을 받쳐주고 격려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색가-지식을 쌓아 가는 것을 좋아하며 항상 현명하게 판단하려고 노력한다. 분석력과 통찰력이 뛰어나며 객관적이고 초연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려고 한다. 현실을 파악하는 관찰력이 뛰어나지만 말이 적고 태도가 조심스럽다.
충성가-책임감이 강하고 안전을 추구하는 유형으로서 친구나 자기가 믿는 신념에 가장 충실한 사람들이다. 전통이나 단체에 강한 충성심을 갖고 있으며 공동체의 헌신이 대단하다. 신중하며 거짓말을 모르는 그들은 협조적이며 조화를 이루며 믿음직스럽다.
낙관주의자-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보려고 하며 밝고 명랑하다. 그리고 자기주변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으며 자기 자신도 매력적인 인간이 되려고 노력한다.
지도자-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력을 다해 싸우는 전사이다. 용기와 힘이 넘치고 허영심 등을 재빠르게 꿰뚫어보며 그것에 결연히 대항한다. 권력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자신의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중재자-갈등이나 긴장을 피하는 평화주의자로 자신의 내면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싫어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동화되기 때문에 주의 사람들의 영향을 받긴 쉽지만 좋은 환경이 있으며 마음이 넓고 동요되는 일이 없으며 인내심이 강하다.
각각의 사람은 9가지 성격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습관적으로 생활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격을 ‘기본성격’이라 하며, 각각의 9가지의 성격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자신의 기본성격을 발견하기만 하면 자신의 약점과 함정을 이해하고 건강한 성격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제공한다(윤운성 2000).
IV. 나가며
에니어그램은 자신의 유형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일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다른 유형들에 대한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타인들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성숙의 원리’를 깨닫게 한다.
사람들은 습관적인 사고와 감정을 통해 인간과 사물과 현상을 인식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갖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타인의 관점에서 볼 수 없는 맹점을 갖게 되었다.
약점은 방어적인 심리적 생존전략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곧 정신적 성숙을 이루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전환하여 건설적인 삶의 방식을 찾도록 도와준다.
즉 분개는 침착으로, 자만심은 겸허로, 기만은 정직으로, 선망은 마음의 평안으로, 탐욕은 애착하지 않음으로, 두려움은 용기로, 정열은 절제로, 과도한 욕망은 적절함으로, 게으름은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윤운성 외, 2001).
그 동안 많은 성격검사들은 정신측정학적 측면을 강조하여 너무 과학적이거나 전문가 지향적이었기 때문에 실용적이기보다는 학문적 성향이 강하다. 이제 심리학은 삶을 자각하고 의미 있는 삶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을 돕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와야 한다(윤운성, 1998).
한국형 에니어그램 워크삽(윤운성,국에니어그램교육연구소장)을 진행하면서 원근을 마다하고 참여하는 폭발적인 관심과 오염된 인간정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많은 의지를 엿볼 때, 한국의 장래가 긍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개인이 건강한 에니어그램 성격을 유지할 때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며, 나아가 인류의 평화가 도래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사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부족한 필자가 심오한 에니어그램을 만나면서 생의 기쁨과 활력을 찾고 생애진로를 수정하고 있다.
필자는 대학은 물론 기업체와 각종 사회교육기관 등에서 최근 2년 동안 50여회에 걸쳐 500시간 동안 2000여명에게 에니어그램 강의와 체험을 하면서 필자 자신은 물론 변화되는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생의 환희에 묻혀 있다.
에니어그램의 지혜를 통하여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에서부터 정치․경제적 문제, 환경의 문제 등 인류의 당면문제들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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