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생활상식

[스크랩] 경찰관인 내게도 울려데는 보이스피싱 전화

맑은샘77 2009. 3. 20. 17:17

                 "경찰관인 제게도 보이스피싱은 어김없이 걸려옵니다"


오늘은 월요일인지라 아침부터 상당히 바빴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오늘만 두통의 보이스피싱 휴대전화를 받았습니다. 오늘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상당한 스트레스죠. 저도 그런데 '일반 국민들은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요즘들어 검거도 늘고 홍보도 많이 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전화또한 줄지 않고 있습니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보이스피싱 전화는 경찰관인 제게만 휴대전화가 울려데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마 휴대전화를 쓰고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몇 번의 전화는 받았을 텐데요. 얼마전 우체국에 근무하는 후배에게도 “우체국인데요”라며,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와 한바탕 웃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냥 웃어넘길 일은 아니지요.


뿐만 아니라, 은행에 근무하는 친구에게도 사무실 전화를 통해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이라며 보이스피싱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그런걸 보면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전화가 무차별적으로 걸려오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지난 5일 제가 근무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학동문 명부를 입수해 우체국 직원 등을 사칭하며 5억원을 가로챈 일당 19명을 검거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고령의 노약자들을 주로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우체국 카드가 발급돼 보안조치를 하려고 하니 다른 계좌로 돈을 옮겨야 한다”고 속여 송금 받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국내 주요 대학 동문 명부와 개인 연락처를 통해 경찰관이나 우체국 직원 등인 것처럼 전화하거나 자녀(대학생)를 납치했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습니다.


검거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님들이 이와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다시 한번 당부를 드렸으면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제 친구 아버지께서 피해를 입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예방에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은 지난해 오마이뉴스에 게재했던 피해사례입니다. 오늘은 퇴근길에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전화도 드리고 범죄 예방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친구 아버지를 울린 전화사기범


어제저녁 사무실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다급한 목소리로 친구 녀석이 전화를 걸어왔다. 친구 아버지가 전화 사기범에 당한 것 같다는 얘기였다. 내용은 이랬다.


범인은 친구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와 "저는 서울지방검찰청 수사과 한○○입니다, 선생님께서 쓰고 계신 카드가 불법 복제된 것 같습니다"고 했다.


친구 아버지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돈이 인출된 겁니까"라고 묻자 태연하게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선생님의 카드를 이용했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으니 가까운 현금 지급기에 가셔서 저희 사무실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친구 아버지는 급하게 현금 지급기를 찾았고 통화를 한 후 그가 누르라는 번호를 계속 눌렀다. 그 과정에 3000만 원이나 되는 큰 돈이 이체됐다. 이후 딸(나에겐 친구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전에 있었던 내용을 전했다.


친구 누나는 전화 사기라는 직감을 했고 친구를 통해 내게 전화를 해 왔다. 이후 신속하게 입·출금통제 등록을 신청했고 경찰에도 즉시 신고했다.


지금이라도 시골 부모님께 전화를


지난달 5일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에서는 국세청이나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전화 사기를 한 일당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사용한 수법도 친구 아버지에게 접근한 방법과 매우 비슷했다.


이를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라고 한다. 전화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 수법으로, 전화를 걸어 상대방의 신용카드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낸 뒤 범죄에 악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 구속한 사건에서, 피해자 23명으로부터 2억 2000만 원을 가로챈 범인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대부분 타이완이나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인터넷 전화를 쓰고 있어 추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최고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주변의 노약자들이나 농·어촌 지역의 고령자들은 범죄자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부모님께 안부전화와 함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피해예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전화를 통해 공공기관이라며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는 의심하라.


특히, 수사기관의 경우에는 반드시 우편을 통해 출석요구 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 만약 확인이 필요할 경우 전화번호 안내(114) 등을 통해 직접 전화를 하는게 좋다.


둘째, 수사기관에서 ARS를 통해 개인의 예금 계좌번호를 묻는 일은 없다.


경찰은 물론이고 모든 수사기관에서 예금과 관련해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직접 출두해 설명하겠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해야 한다.


셋째, 가족 간에 대화하라.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50대 이상의 고령자다. 최근 젊은 사람들의 경우 언론이나 홍보물을 통해 많이들 알고 있지만 지방이나 시골에 거주할 경우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자들 또한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이라도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하라.)


넷째, 확신이 없을 때는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라.


개인의 금융 정보와 관련해 전화로 확인을 요구할 경우에는 가급적 직접 방문하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무인 현금지급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내부에 설치되어있는 콜센터와 연결된 비상전화로 확인하는 게 좋다. 단, 자신의 거래 은행과 같은 경우에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다섯째, 사기를 당한 경우 즉시 '입·출금 통제등록'을 해야 한다.


자신이나 주변에서 전화사기를 당했을 때는 가까운 은행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입·출금 통제 등록'을 해야 한다(콜센터 이용 가능) 그리고, 다음 영업일 이내에 경찰에 고발한 접수증을 지참하고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해 서면으로 신청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등록이 해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출처 : 경찰관이 바라본 세상에서....
글쓴이 : 박승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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