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분노-불안

SBS스페셜 - [용 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맑은샘77 2009. 3. 7. 00:07

SBS스페셜 - [용 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SBS스페셜 - [용 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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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가족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습니까?
‘용서’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그리고 그만큼 힘겨운 일일 것이다.
부부간, 부모 자식간, 친구간 그리고 직장 동료간의 사소한 잘못도 용서가 쉽지 않은데...
내 가족에게 잘못한 사람 그것도 사랑하는 가족을 살해한 자를 용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조차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용서]를 神과 가장 닮아있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당신이라면 내 가족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아마 대부분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 살아 남은 자의 선택 : 용서 vs 분노
여기,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살인자에게 잃고, 상실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가족 셋을 잃고, 그 허망함에 자살만을 생각하다가
그를 ‘용서’를 하면서 다시 삶을 살아갈 작은 희망을 발견한 고정원씨.

역시 유영철에게 큰형이 살해당한 후, 형제들도 잇따라 자살하자
분노와 증오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안재삼씨.
그에게 분노는 힘겨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또 다른 에너지일지도 모른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외동딸이 살해당한 그 날로 모든 시간이 멈춰버린 어느 노부부...
이 부부는 매일 기도한다. 용서할 수 있도록 용기를 달라고...

● 멀고 먼 ‘용서’의 길...
탐욕, 욕정, 분노... 불완전한 인간 그리고 인간사회에서 살인은 영원한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살인 피해자 유가족, 그리고 살인자의 가족 등 남겨진 자들은
이 비극적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 다큐멘터리는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사건 속에서 ‘용서한 자’와 ‘용서하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비극에 관한 성찰과, ‘용서’로 이르는 멀고 험한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줌으로써 용서와 치유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주요내용

1. “내 가족을 죽였지만 그래도 용서하고 싶습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어머니와 부인,
그리고 4대 독자 아들을 모두 잃은 고정원씨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에게 세 명의 가족을 잃은 고정원씨.

유영철이 검거된 후 자살을 결심했던 그였지만,
유영철을 용서해주고 죽기로 결심했지만...
유영철을 용서하는 순간 다시 삶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그 이후 유영철에게 직접 서신을 교환하고 사형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사실 용서를 해 준 이후에도
여전히 괴로움이 많다.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두 딸과의
관계마저 소원해졌고 때때로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

용서를 해주고도 어느 하나 속이 시원한 것이 없고 괴로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자신의 가족을 죽인 유영철을 용서하고 싶다는
고정원씨가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2. “구치소에 따라가서라도, 지옥까지 가서라도 그 놈을 죽일겁니다”
-형제의 잇따른 죽음, 분노밖에 남지 않은 안재삼씨


유영철로 인해 큰형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그 충격으로 둘째 형과 막내 남동생마저 잇따라 자살을 해 온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늙은 아버지와 함께 단 둘이 살고 있는 안재삼씨.
현재까지도 유영철에 대한 분노을 삭이지 못하고 있으며
피해자 유가족으로 유영철의 용서를 주장하는 고정원씨에 대해서도 반감이 심하다.
그는 만일 나라가 유영철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직접 구치소에 들어가서라도,
죽어서 지옥에까지 따라가서라도 복수하겠다는 마음이다.
현재 그에게 분노는 삶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일지도 모른다.

3. “용서는 치유를, 치유는 희망을 가져옵니다.”
- 사형수 부모, 살인피해자 가족이 함께 떠나는 [희망여행]


[희망여행]은 사형수 부모와 살인피해자 유가족들이
함께 아픔을 나누고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는 2주간의 여정이다.
올해로 13년째로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희망여행에 한국에서 고정원씨가 참가했다.
고정원씨는 이 여정을 통해 어떠한 용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근 2년에 걸친 취재를 통해 담아낸 분노, 용서 과정의 고통... 그리고 희망의 발견...
성탄 특집 다큐멘터리 [용서, 그 먼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틀어지고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SBS스페셜 '용서'-사형제도, 연쇄 살인마 유영철을 용서하는가?


















사형제도, 유영철을 용서하는가?

- SBS 스페셜 ‘용서’를 보고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생각하다.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어둠의 경로로 본 지난 연말 방송된 SBS 스페셜 다큐 ‘용서-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2003년 10월. 유영철에 의해 노모와 아내 그리고 4대 독자였던 아들을 참혹하게 살해당한 고정원씨가 유영철에게 편지를 받는 것으로 이 다큐는 시작한다. 그의 ‘용서’에 그 ‘용서’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답장을 보내온 유영철의 편지는 그 바른 글씨체가 차마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써보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고, 내용 또한 그가 이런 양심적인 생각을 하는 정상인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집에 들어와 어머니, 아내, 아들이 누군가에 의해 둔기로 머리를 맞고, 칼로 몸통을 수십군데 찔리고 가위로 양 손목이 다 따진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고도 살아서 ‘말’해야 했던 고정원씨는 그 편지를 덤덤히 읽으며 자신도 따라 죽을 결심으로 동작대교에 섰었지만, 유영철을 용서하는 순간 ‘삶’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의 ‘용서’란 감히 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정말 그의 말대로 주위에서 돌았다고 손가락질 받고 두 딸 조차 등을 돌리게 만든 보통의 인간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희 힘든 결정이었다.

또다른 피해자 유가족, 안재상씨는 고정원씨에게 극심하게 화를 내며 국가가 유영철을 살려둔다면 자신이 죽일 것이라고 분노를 참지 못했는데, 나는 보면서 나라도 안재상씨 같을 것 같고 오히려 안재상씨의 분노가 더 이해가 되었다. 그의 아버지 안장순씨는 유영철로 인해 세아들을 잃었다. 큰 아들이 살해당하고 나서 그 충격으로 두 아들도 자살을 하고 말았다. 네 아들 중 살아남은 아들, 안재상씨는 그래서 남은 삶은 분노로 살고 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들의 얼굴은, 그리고 그들의 삶은 너무도 우리랑 다를 바가 없는 보통의 소시민이었다. 특별히 더 나쁘게 살아온 것도 아니고 원한을 진 것도 아닌 그저 누구나 그렇듯, 젊은 날 고생해 가족을 일구고, 조금씩 그 보금자리를 겨우겨우 행복으로 메꾸어 나가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닥친 차마 인간이 인간에게 저질렀다고는 믿기 힘든 참혹한 살인.

그들에게 시간은 2003년 이후로 멈추어버렸고, 미치지 않은 이 생이 차라리 고통이었다. 그런 상황에 고정원씨가 유영철을 용서하고 심지어 사형제도 폐지운동까지 시작했으니 그 마음의 크기와 깊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과연 유영철 같은 자를 죽음으로써 심판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으로 심판할 수 있겠는가? 방송을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유영철은 화장실 수건 걸이에 걸어놓은 시체의 신체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흔히 싸이코패스라고 하는 아무 동기도 없고 죄의식도 못 느끼는 자이다. 이럴 때, 우리는 그를 그 무엇으로 심판 할 수 있는가?
 
고정원씨가 희망여행에 참가해서 만난 분 중에, 폭탄테러로 가족을 잃은 분이 이런 말을 한다. 복수와 치유는 섞이지 않는다고. 이 말에 또 한번 둔탁한 충격을 느꼈다. 만약 복수를 해서, 내 상처가 내 고통이 치유된다면 수천번이라도 더 복수를 하겠지만, 복수는 내 마음을 치유시킬 수 없다. 이것은 또 엄청난 개념이었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미 잃었고, 그들은 이미 내곁에 없다. 또 한번 이와 같은 고통을 겪는 가족을 만들어내는 ‘복수’라는 것이 과연, 진정한 ‘복수’가 될 수 있을까?

나는 혼란스럽다.
‘용서’로써 자신을 치유하는 ‘인간’의 위대함도
‘살인’으로써 인류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인간’의 잔인함도
모두 내 깜냥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자료를 찾다보니, ‘추격자’라는 영화가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놈 목소리’처럼 범인을 잡을 목적이라면 몰라도, 이런 사건을 영화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 든다. 유가족들의 상처와 아픔, 그들의 가늠할 수 없는 삶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텐데...

결론적으로, 작년 2007년 10월, 대한민국은 지난 1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되었다. 국제 엠네스티에서 부여하는 명예를 받았다고 하는데, 인류가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이 과연 명예롭기까지 한 일인지, 혹은 사형을 계속 집행한다고 해서 또 우리는 ‘복수’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