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다문화가족

다문화주의적 상담

맑은샘77 2008. 10. 1. 23:25
다문화주의적 상담 ◎Multicultural Co

2008/02/07 04:16

복사 http://blog.naver.com/zenice23/70027336040

지난 100여년 동안 상담과 심리치료학계를 형성해 온 주된 영향력으로 흔히 세 가지를 든다. 그 첫 번째는 정신역동주의, 두 번째는 실존주의와 인본주의, 그리고 세 번째로는 인지-행동주의의 영향력이다. 그러나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부터는 ‘제 4의 영향력’으로서 다문화주의 (multiculturalism 또는 cross-culturalism) 가 언급되기 시작했고, 현재 상담심리학 분야의 전반에 걸쳐 가장 활발한 연구와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다문화주의적 상담(multicultural counseling)이다. 오늘날 다문화주의는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지배적인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담 분야에서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외국으로부터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지식들을 받아들여 소개하였고, 자체적으로도 많은 상담심리학의 연구활동을 해왔으나, 다문화주의의 개념만큼은 아직도 국내에서는 생소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외국에서 해마다 쏟아지는 다문화주의적 상담에 대한 서적과 연구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내에서는 소개가 잘 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다문화주의적 상담에 대한 편협한 이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흔한 오해가 바로 다문화주의적 상담이란 미국처럼 여러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사회에서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 나라처럼 단일 인종, 단일 민족으로 구성된 사회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 인종과 민족성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문화주의적 상담이 처음 발달한 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의 상담 장면의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왜 유색인종의 내담자들은 상담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지, 왜 중상층 백인 내담자에게는 잘 적용되는 상담 방법이 유색인종과 같은 특정 집단의 내담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은지 등의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물음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은 문화적 차이, 즉 상담자가 제공하는 상담이라는 치료적 도구가 유색인종의 내담자가 속해 있는 집단의 문화에서는 그만큼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기존에 있던 유수의 상담 이론들이 유럽과 미국의 백인 문화권에서 탄생하였기에 결국 그 문화권의 가치와 인간관에 편향을 두고 있다는, 보다 근원적인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다문화주의적 상담은 인종과 민족성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였지만, 이후에는 동일한 인종과 민족 집단 내부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고 그 각각의 문화적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이 매우 다를 것이며 그들이 지니는 가치관도 다를 것이라는 포괄적인 관점으로 발전하였다. 물론 내담자들의 이러한 주관적 경험, 문화적 맥락은 상담 과정과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고 보았다. 내담자들의 주관적 경험과 심리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변인들, 다시 말해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 흔히 문화적 요인들이라 지칭하는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논의되고 있다: (1) 종교 또는 종교관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도 영적인 세계에 대한 개인의 신념 등) (2) 사회경제적 지위 (3) 성 정체성 (성역할 정체성, 성적 성체감, 동성애성향 등) (4) 심리적 성숙 정도 (자기통찰 능력, 충동조절 능력, 자아인식 능력 등) (5) 인종적/민족적 정체성 (6) 발달적 지체나 장애 여부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발달의 지체나 장애 여부) (7) 외상적 경험이나 개인의 복지에 위협적인 요소들의 경험 여부 (실직, 가난, 미혼모, 사회적 차별, AIDS 와 같은 질병 등) (8) 가족 배경과 역사 (9) 신체적 특성 (비만, 왜소 등의 신체적 특성) (10) 출신 지역 (지리적, 언어/풍습적 특성).

 

 

위에 열거된 문화적 요인들을 보면서 이 요인들은 다문화주의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도 상담 장면에서 당연히 상담자가 고려하는 것들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문화주의적 상담은 그 기본 전제부터 기존의 상담 접근법들과 다르다. 기존의 상담 접근법들에서는 위의 요인들이 내담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 정도로 간주되고 실제 진단부터 치료적 처방, 그리고 상담치료 과정에서는 상담자가 선호하는 이론과 기법의 체계를 따르게 된다. 이를테면, 내담자의 문화적 요인들에 대한 정보는 상담자가 따로 갖고 있으면서, 진단은 DSM-IV에서 찾고, 문제 개념화와 해결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위의 문화적 요인들에 대해 상담자는 우월한 '주류 (mainstream)'의 태도를 지니며 내담자가 지닌 문화적 배경을 주류의 잣대로 판단하고 심지어는 바꾸기까지 하려 한다. 반면,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치료적 과정 또한 그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신분석 기법이나 인지행동 기법 등도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 사용되지만, 그것이 내담자가 속해있는 문화적 맥락에서 제시될 때만 효력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다문화주의적 상담자는 창의적이어야만 한다. 소파가 있는 작은 상담실 안에서 마주 보며 한시간 동안 대화로 상담을 하는 것은 일부 문화권에서만 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앞서 소개한 문화적 요인들 각각에 대해서 우리는 누구나 나름대로 해당되는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는 여러 가지 문화적 요인들 가운데서도 개인이 스스로를 어느 문화적 정체성과 동일시하는지가 바로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태도, 그리고 자신의 문화적 집단과 타집단에 대한 태도를 결정한다고 본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어느 문화적 요인이 중요한지를 알고 그것을 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는 내담자만큼이나 상담자도 자기 자신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즉, 상담자는 가치중립적인 전문가로서 상담실에 들어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상담이 본질적으로 두 사람의 상호작용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상담 과정에는 상담자의 문화적 요인들도 개입하게 된다.

 

 

따라서 다문화주의적 상담자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선입견을 형성하는데 어떠한 문화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각해야 한다. 많은 상담자들은 자기 자신이 모든 내담자들에 대해 편견이 없고 개방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확신할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많은 훈련과 실습 없이는 어느 누구도 진정한 다문화주의적 상담을 하기 어렵다.
이제까지 우리가 외국의 상담심리학을 들여올 때 그들 사회의 '주류 집단'이 지닌 편향성까지 같이 들여오고 있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에 그들이 왜 다문화주의적 상담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다문화주의적 상담이 지닌 철학은, 나날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주류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다문화주의적 상담|작성자 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