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 인종과 민족성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문화주의적 상담이 처음 발달한 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의 상담 장면의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왜 유색인종의 내담자들은 상담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지, 왜 중상층 백인 내담자에게는 잘 적용되는 상담 방법이 유색인종과 같은 특정 집단의 내담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은지 등의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물음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은 문화적 차이, 즉 상담자가 제공하는 상담이라는 치료적 도구가 유색인종의 내담자가 속해 있는 집단의 문화에서는 그만큼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기존에 있던 유수의 상담 이론들이 유럽과 미국의 백인 문화권에서 탄생하였기에 결국 그 문화권의 가치와 인간관에 편향을 두고 있다는, 보다 근원적인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다문화주의적 상담은 인종과 민족성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였지만, 이후에는 동일한 인종과 민족 집단 내부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고 그 각각의 문화적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이 매우 다를 것이며 그들이 지니는 가치관도 다를 것이라는 포괄적인 관점으로 발전하였다. 물론 내담자들의 이러한 주관적 경험, 문화적 맥락은 상담 과정과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고 보았다. 내담자들의 주관적 경험과 심리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변인들, 다시 말해 다문화주의적 상담에서 흔히 문화적 요인들이라 지칭하는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논의되고 있다: (1) 종교 또는 종교관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도 영적인 세계에 대한 개인의 신념 등) (2) 사회경제적 지위 (3) 성 정체성 (성역할 정체성, 성적 성체감, 동성애성향 등) (4) 심리적 성숙 정도 (자기통찰 능력, 충동조절 능력, 자아인식 능력 등) (5) 인종적/민족적 정체성 (6) 발달적 지체나 장애 여부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발달의 지체나 장애 여부) (7) 외상적 경험이나 개인의 복지에 위협적인 요소들의 경험 여부 (실직, 가난, 미혼모, 사회적 차별, AIDS 와 같은 질병 등) (8) 가족 배경과 역사 (9) 신체적 특성 (비만, 왜소 등의 신체적 특성) (10) 출신 지역 (지리적, 언어/풍습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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