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한국, 장애아는 입양에서도 뒷전
지난 18일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2008 ‘늦둥이 대작전’(연출 이근행)을 보며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동보다는 착잡함을 느꼈다.
2006년 5월부터 시작한 이 휴먼다큐멘터리는 가정의 달을 준하여 가족애의 중요성을 전달할 목적으로 기획돼 3년 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온 국민을 감동에 몰아놓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랑‘. 지난 18일 방송된 ’늦둥이 대작전‘ 역시 입양아를 양육하는 한 가정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방영하였으나 이날 방송 내용 중에서는 ’장애아 입양 거부‘의 현실을 잠시 내비쳐 장애인들에게 착잡함을 남겼다.
이날 방송 내용 중 입양할 두 아이를 놓고 한 아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입양할 가정 측에서는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 대신 19세 미혼녀가 낳은 아이를 입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버려진 아이는 건강상태가 차후 어찌될지 모른다는 영아원 관계자의 말을 듣고 친어머니 신분과 아이 건강이 확인된 미혼녀의 아이를 선택한 것.
방송을 통해 양어머니는 미혼녀의 아이를 입양하고 입양을 포기(?)한 길에 버려진 아이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다고 사과를 했지만 여기서 우리나라의 입양하는 기본 마음자세가 외국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아의 입양이 대부분 외국으로 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문제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입양기준 달라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뇌병변2급 장애인으로 어릴적 입양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조금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본인의 경우 외가 쪽 고모부 한 분이 영국해군 출신이었는데 고모를 통해 어머니에게 나를 입양하고 싶다고 전했던 적이 있다. 입양조건은 영국으로 가서 아이의 병을 조금이라도 치료해 보겠다는 것. 어머니와 형과 잘(?) 살고 있는 아이를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양자로 입양하겠다는 마음이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분명 어딘가 모르게 다른 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날 이후 어머니는 형과 나를 앉혀놓고 조심스레 의견을 물으셨지만 나의 반대로 입양은 없던 일로 된 적이 있다. 이 시기 내 나이는 여덟 살에서 아홉 살 무렵이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라도 그동안 한국인 장애아의 입양은 대부분 외국인들이 하고 있음이 사실이라서 분명 한국인과 외국인의 입양기준은 다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늦둥이 대작전’이 남긴 아쉬움
입양은 현실이다. 그 개기가 어떤 것이던 한국에서의 입양조건은 대부분이 비장애아를 입양하여 대를 잇거나 양육하는데 아이의 건강상으로 이상이 없는 기준을 둔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기준이며 조건이다. 하지만 이날 방송을 통해 나온 가정의 경우 기존의 친 자손들이 있고 한 명의 입양아가 있는 상태에서 또 한명의 아이를 입양하는데 아이의 건강상태부터 보고 결정했다는 것이 장애인의 한사람으로 착잡하고 아쉬움이 남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가정이 그동안 해온 일들과 앞으로 해나갈 일들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아직 장애아라는 판정도 나지 않고 겉으로 보기에 정상인 아이를 차후 건강이 어찌 될지 모른다는 이유 하나로 입양을 포기했다는 것에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입양풍속(?)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입양을 할 가정들은 특히 자손이 절실한 상태가 아닌 가정에서 입양을 할 경우에 아이의 건강상태를 보고 입양 결정을 하는 풍속 아닌 풍속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애인, 장애아들을 위한 법적 제도장치가 보완 되어야 함이 우선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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