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부부성생활

나폴레옹에게도 불가능은 있었다

맑은샘77 2008. 2. 21. 13:42
나폴레옹에게도 불가능은 있었다
글쓴이 : 관리자  (jini2juni)  글 올린 시간 : 2007-10-23 오전 10:5
조   회 : 312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이렇게 단언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세기의 정복자 나폴레옹도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다. 바로 성기능 장애다.

나폴레옹이 죽고 나서 검시해 보니 고환과 성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았다. 당시 의사들은 나폴레옹이 원인 모를 내분비질환을 앓았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나폴레옹은 말을 타고 전 유럽을 누비느라 과도한 회음부 압박과 마찰 때문에 고환이 손상·위축되는 왜소고환증을 앓은 것으로 짐작된다.

왜소고환증 때문에 고환에서 생산하는 남성호르몬이 극도로 위축돼 이른바 ‘남성 갱년기’를 겪었을 것이다. 남성 갱년기엔 성욕이 저하되고 발기력이 떨어지며 사정할 때 쾌감도 적게 느끼고 정액량 또한 급감한다.

회음부가 지나친 압박으로 손상되면 성기로 가는 신경 활동과 혈류량도 만성적으로 저하된다. 예부터 승마나 폴로 경기 선수들에게 발기부전이 많았다는 사실도, 자전거를 심하게 탄 사람들에게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수많은 논문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세상을 다 가진 나폴레옹이었지만 그의 침실 생활은 불행했다. 성기능에 한계가 있었던 그는 조세핀의 욕망을 감당할 수 없었다. 성기능 장애로 인해 충족되지 못한 나폴레옹의 성욕이 공격적인 성향으로 표출돼 정복욕에 더욱 사로잡혔다고 해석하는 정신분석학자도 적지 않다. 남성의 성심리는 정복욕·성취욕·경쟁욕·지배욕이 복합돼 있고, 적극적·주도적·능동적인 면이 강하다. 이런 성심리가 이성과의 관계에서 적절히 충족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다른 쪽으로 욕구불만이 강렬히 표출된다.

안타깝지만 나폴레옹 시절엔 성기능 장애를 제대로 다룰 성의학이 발전되지 않았다. 서슬 퍼런 황제의 바지춤을 논할 용기 있는 의사도 없었을 것이다.

현대의 남성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폴레옹보다 훨씬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 의학은 남성 발기부전의 원인과 치료법을 상당 부분 밝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기능 장애는 악화되기 전에 이를 받아들이고 원인에 맞는 올바른 치료를 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보다 짜증이 늘고 점점 소심해지며 성관계를 기피한다면 성기능 감퇴를 의심할 만하다. 그런데 발기부전 환자 아내의 하소연을 들어 보면 “몸만 좀 만들면 괜찮다고 남편이 자꾸 기다리라고만 한다”는 경우가 많다. 당장 부끄럽다고 피하기만 하거나 자존심을 지나치게 세우는 것은 치료만 어렵게 만든다.

성기능 장애를 겪는 상당수 남성이 원인은 제쳐둔 채 그저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먹거나 운동만 열심히 하면 성기능도 좋아지려니 하고 방치하다가 문제를 악화시킨다.

물론 자신의 성기능 장애를 아내 앞에 인정하기란 보통 고역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의 환자들을 보면 혼자 몰래 발기 문제를 고치려고 오는 경우보다 아내와 함께 고민하고 부부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더 치료 성과가 좋다. 문제가 악화되기 전에 이를 인식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려고 노력하면 나폴레옹조차 불가능했던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성기능 장애 문제를 부정하고 일에만 몰두하는 남성은 일상생활에선 황제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침실에서는 황제가 될 수 없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