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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드라마 <쩐의 전쟁>에 주목하는 이유

맑은샘77 2007. 5. 18. 11:35

‘고리채’ 해결, 발벗고 나서는 계기 되길
심상정 “특단의 조치 시급”... ‘고리채 해소법안’ 제출

 

엊그제 나는 고리채 문제 해법의 하나로 ‘서민금융 및 지역금융의 활성화를 위한 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다.( 오늘 ‘고리채 해소법안' 제출했습니다 ) 우리사회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이 문제를 대형은행들이 발벗고 나서도록 의무화한 게 법안의 핵심이다. 아울러 나는 고리채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기 위해 서민은행과 서민금융기금 설치도 제안할 예정이다. 

 

그런데 때마침 고리채 문제를 다룬 드라마가 시작돼 눈길을 끈다. SBS의 <쩐의 전쟁>이 그것이다. 이 드라마는 고리채 문제의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불법 추심원들의 위협적 행동, 고리채 피해자들의 심리상태, 고리채에 따른 가정파괴와 자살 등 현실의 모습을 충실히 보여준다. 이런 장면들은 남의 얘기가 아니라 주위에서 흔히 듣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방영시점도 시의적절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소재로 다룬 탓인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정말 심각한 고리채 문제

 

사실 우리나라의 고리채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서민들은 지금 고리채의 덫에 빠져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2007.5. 8)에 따르면 1인당 사채가 평균 960만원이고, 금리는 평균 연 197%로 나타나 대부업법 이자상한 66%를 훨씬 웃돈다. 이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5~7%)의 약 30배, 신용대출 금리(6~11%)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등록 대부업체의 금리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탄이 쏟아지고 있는 형편인데 사채시장의 고금리는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사채를 쓰게 된 동기를 보면 실직(20%), 부도(19%), 교육비와 병원비(26%) 등 그 2/3가 생계형 급전마련이다. 게다가 빌린 돈 가운데 41%는 기존 대출금 돌려막기에 들어가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채무자 중 53%는 ‘1천만원만 있으면 사채를 정리하고 급한 생활비를 충당해 사채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응답했다. 3천만원 정도의 금융지원을 받으면 채무자 78%가 사채시장을 졸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조사결과는 사금융 채무자들이 대부분 생계 때문에 고리채 덫에 걸려 있고, 1천만~3천만원만 지원 받으면 대부분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대 아테네, 구약성서, 로마에서도...

 

고리채는 역사적으로 사회의 해체를 촉진해왔다. 왕조나 국가가 몰락할 때는 예외 없이 고리채가 활개를 쳤다. 거대한 로마제국도 고리채 때문에 몰락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고리채는 사회해체의 원인이자 그것을 알리는 징후로 간주된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고금의 왕조와 국가는 고리채를 막으려 애써왔다. 고대 아테네 ‘솔론의 개혁’(기원전 594년)도 고리채 대책이었다. 채무자들이 처음엔 자녀를, 급기야 자신마저 노예로 팔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노예가 급증해 시민사회가 붕괴위기를 맞았다. 솔론은 이에 채무를 무효화하는 한편 채무 때문에 외국에 팔려나간 자와 도망자를 돌아오게 했던 것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희년도 고리채와 관련된다. 레위기 25장(희년에 관한 율법) 8절에는 “칠년이 일곱 번(49년) 지나면 50년째 7월10일 전국에 나팔을 크게 불어 자유를 선언”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36절에는 “네 종족이 빈한하게 되면 너는 그에게 이식(이자)을 취하지 말라. 이식을 위해 돈을 꾸어주지 말라”는 구절도 나온다. 고리채 때문에 공동체가 붕괴되는 것을 막으려는 나름의 합리적 조치로 해석된다.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우리사회의 고리채 문제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가 적극 나서도 문제해결을 낙관할 수 없는 터에 참여정부는 여전히 ‘시장주의’ 타령만 하고 있다.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에도 로마공화국 부루터스가 키프로스에서 48% 이자로 화폐를 대부해 비난을 샀다는 사실이 실려 있다. 헌데도 우리사회는 66% 이자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심지어 200%라는 살인적 고금리가 판쳐도 무감각한 실정이다.

 

이 점에서 드라마 <쩐의 전쟁>은 우리사회 고리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나아가 정부도 고리채 해결에 적극 나서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지금은 우리사회에는 고리채에 관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오늘 ‘고리채 해소법안' 제출했습니다

‘고리대금’ 해결할 정책대안 네 가지

출처 : 시사
글쓴이 : 국회의원 심상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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