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화-커뮤니케이션

칭찬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맑은샘77 2007. 2. 21. 12:26
칭찬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머리보다 노력을 칭찬하고, 정확한 칭찬 해야 약이 된다
[2007-02-20 09:38:50ㅣ조회:22]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칭찬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이를 미덕으로 생각한다. 미국인들을 만나보면 사소한 일에도 칭찬에 후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사회에서 상대방을 격려하거나 세워주려는 칭찬문화는 사람들에게 매우 익숙하고 그 영향 또한 무시할 수없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미국의 학생들이 아시아의 학생들보다 자신과 남에 대해 칭찬이나 자존감은 높지만 학업성취도는 낮다는 외신 기사가 본지에 실린 적이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별 생각없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상투적이고 이기적인 칭찬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나와 소위 ‘무대뽀 칭찬’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이 연구보고는 잘못된 칭찬이 오히려 학생들의 성취도와 지적능력 향상에 저해가 된다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독이 되는 칭찬도 있다

뉴욕매거진 최근호(19일자)는 “칭찬의 역효과”라는 논문을 통해 자존감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인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한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기존중을 갖게 할 수 있다면, 게다가 자존감을 상하게 하는 요소를 배제시킬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때문에 경쟁을 부정적으로 보고 경쟁을 통한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경쟁자 모두에게 상을 주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포기한 채 무가치한 칭찬만 늘어놓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논문은 이러한 자존감의 심리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경우 심한 경우에는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주어진 문제에 가부(可否)의 답을 하고 이를 평가하는 발상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지난 몇십 년간 지능이 우수한-지능테스트에서 상위 10%안에 드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성공에 대한 낮은 기준을 설정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무엇보다 이들이 노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학생들이 부모로부터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더 크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美 컬럼비아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80%가 자녀들에게 “너는 똑똑해”라고 말하며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 경우 자녀에게 “똑똑하다”고 칭찬하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문제가 주어지면 항상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 논문은 뉴욕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모든 부모들이 이런 식의 칭찬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머리보다 노력을 칭찬하라

뉴욕 공립학교의 시스템에 대해 실시된 최근 연구를 포함해 대부분의 조사들은 부모들의 이러한 칭찬이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막지 못할 뿐 아니라 실제로는 오히려 학력저하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 논문은 밝히고 있다.

심리학자인 스탠퍼드大 캐럴 드웩 교수와 컬럼비아大 연구팀이 뉴욕시 4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지능에 대한 칭찬이 오히려 학습의욕을 감퇴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는 쉬운 1차 지능검사를 받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지적 능력’에 대해, 다른 그룹은 ‘노력’에 대한 칭찬을 한 다음, 의도적으로 어려운 2차 지능검사를 받게 하고 마지막으로 1차와 난이도가 비슷한 3차 지능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 결과 ‘똑똑하다’는 식으로 지적 능력에 대한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어렵게 출제된 두번째 지능검사 결과에 낙심하고 마지막에 받은 3차 검사결과가 처음에 받은 1차 지능검사에 비해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력’에 대한 칭찬을 들은 학생들은 30%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1차 지능검사에서 지적 능력에 대한 칭찬이 2차 지능검사의 결과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켜 학습의욕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며 ‘지능’보다 ‘노력’에 대한 칭찬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이 연구결과는 주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조사는 노력보다 지능을 칭찬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이 논문은 관련 조사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소위 자기존중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신봉하는 이른바 칭찬과 자기존중, 성적의 상호비례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중 하나는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자기존중과 관련된 15,000여 편의 학문적 연구논문들이 상호모순되는가 하면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칭찬만이 보약이다

자녀들이 어느 순간 부모들의 칭찬을 쓸 데 없는 빈말이라고 해석해서 듣게 되면, 그들은 그때부터 진실성이 없는 칭찬뿐만 아니라 진심어린 격려도 신뢰하지 않게 되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美스탠포드대학과 리드대학의 학자들이 150여개의 칭찬사례를 검토해 본 결과 칭찬받은 학생들은 모험을 꺼리거나 자율적인 면이 결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칭찬을 제한 없이 하는 것과 학업에 있어서 학생들의 지구력 부족과 가르치는 교사의 눈치를 보는 것 사이에 지속적인 상호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 소개하는 또 다른 연구는 과도하게 칭찬을 받은 아이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관심사는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며, 또한 이들은 더욱 경쟁적인 성향을 보여 다른 아이를 헐뜯고 끌어내리는 데 흥미를 느낀다는 연구내용을 보고하면서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는 많은 연구들이 이와 같은 사례를 예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논문은 십대와 그 바로 위 연령대의 학생들이 부모나 교사, 그 밖의 어른들이 내뱉는 칭찬의 빈말에 냉소적으로 반응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진심 어리고 숙련된 비평을 접한 아이들은 실제로 자신의 일이나 학업에서 더 개선된 행동을 보인다고 말한다.

일상의 삶에서 쏟아내는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칭찬이 듣기는 좋아도 결국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의욕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사실은 무조건 칭찬하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며, 개인주의와 공동체의 무질서를 바로잡는 데 있어서 정확하게 자신을 파악하는 것을 돕고 동기를 유발시키는 ‘필생(必生) 칭찬’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