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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관한 오해

맑은샘77 2006. 5. 24. 15:28
2006년 5월 24일 (수) 12:04  미디어다음
암에 대한 오해와 황당질문 ‘베스트10’

대한암협회 전문의들, 일반인의 암 편견을 풀어주다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약한 담배는 폐암 발생 위험성을 줄여준다. 간암은 전염된다. 남자는 유방암에 안 걸린다. 브래지어 와이어(철사)가 유방암을 유발한다. 변과 방귀를 참으면 대장암에 걸린다. 술이 센 사람은 간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담배 안 피는 할머니가 폐암에 걸렸다면 아궁이 연기 때문이다. 위암에 칼을 대면 암이 빨리 퍼진다. 치질이 오래되면 직장암이 된다...'

가장 흔한 질병에 속하면서도 치료가 쉽지 않은 암. 그만큼 일반인에게 쌓여온 오해는 이처럼 깊고 다양해졌다.

이에 대한암협회는 23일 ‘2006 암중모색 희망 캠페인’의 하나로 암환자와 가족을 포함한 일반인이 오해하기 쉬운 암에 대한 상식들을 간추려 발표했다. ‘암, 아는 것이 힘이다’는 취지에서다.

암협회 소속 암 전문의들이 전하는 ‘잘못된 상식 베스트 10’과 ‘암에 대한 황당 질문 베스트 10’을 소개한다.

암, 아는 것이 힘이다 - 잘못된 상식 베스트10

1. 저타르 필터나 순한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저타르나 순한 담배라도 거기에 포함된 수십 종의 발암물질이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은 마찬가지다. 또한 저타르 담배나 순한 담배는 폐암 종류 가운데 하나인 선암을 오히려 확대시키고 편평 상피 세포함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저타르나 순한 담배보다 금연이 최선이다.

2. 남자가 여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아니다. 이같은 오해는 현재까지 폐암환자의 비율이 여자에 비해 남자가 월등히 높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여성 폐암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며,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폐암환자의 절반이 여자이고 그 수는 점점 늘고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같은 흡연자라고 해도 여자가 남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1.2배에서 1.7배가량 더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3. 간암은 전염이 될 수 있으므로 환자와 멀리 해야 한다?
대부분의 암은 전염되거나 유전과 관련이 없다. 간암은 암중에서도 특히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암이다. 간염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간염이 간암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것일 뿐이다. 간암이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뜻은 아니다.

4. 남자는 유방암에 안 걸린다?
남성에게도 유선조직이 있기 때문에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남자 유방암의 발병률이 여성유방암의 발병률에 비해 1%도 되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잘못된 오해 탓에 남성의 평균 진단연령이 여성보다 10년 정도 늦다. 그 예후도 대체로 여성 유방암보다 나쁘다. 남성 유방암의 치료방법은 여성과 유사하다.

5. 유방이 크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유방이 크다고 해서 유방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부피가 크면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암이 주로 발생하는 유선의 양은 사람마다 별 차이가 없다.

6. 위암 수술을 받으면 고기를 먹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수술 후 빠른 회복과 체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항암제 투여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고단백, 고칼로리의 음식의 섭취가 필수적이다. 간혹 입맛이 쓰게 느껴져 고기를 거부하는 환자가 있는데 그렇다고 고기를 멀리해선 안된다. 그런 경우에는 고기를 과일이나 마늘, 양파, 카레 등과 같이 조리해서 먹으면 좋다. 만약 고기 섭취로 설사를 한다면 생선이나, 콩, 두부, 계란, 우유, 두유 등 대체식품을 먹어야 한다.
한편, 개고기를 먹으면 회복이 빠르다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개고기가 다른 고기에 비해 더 좋은 점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7.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대장암이다?
물론 대장암의 증상 가운데 하나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이른바 혈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대장암에 혈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배변 직후 대변과 함께 묻어나오는 선홍색 혈액은 대장암의 증거라기보다 대개 치질이나 변비로 인한 치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피가 섞인 대변을 보고 대장암으로 속단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혈변 시 의사의 진찰을 통해 대장암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 설사가 잦고 변비가 지속되면 대장암이 된다?
설사와 변비가 대장암의 증거라면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이 대장암에 걸려야 한다. 전형적인 대장암 증상은 일반적인 설사나 변비와는 다르다. 상행결장에 생기는 대장암의 경우 이유 없는 체중감소, 원인 모르는 빈혈, 검은색 변 등 다소 추상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하행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대장암의 경우에는 혈변, 변의 굵기 감소, 복통,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9. 항암제치료, 호르몬치료, 방사선치료를 받는 중에는 성생활이 불가능하다?
치료와 성생활과는 무관하다.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유방암 치료로 인해 성욕감퇴나 성기능 자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환자의 신체적 혹은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성적 관심이 감소할 수는 있다.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이 성관계 기피에 주요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0. 양정자단층촬영기(PET)를 찍으면 다른 암 검진을 받을 필요 없다?
PET는 암 조직에서 정상 조직에 비해 활발한 대사 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새로운 진단법이다. PET을 이용할 경우 일반적인 CT 등에서 찾기 어려운 5mm 이하의 작은 종양이나 전암성 병변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암 치료 중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PET가 모든 암을 100%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은 잘못된 정보다.

암에 관한 기막힌 오해 - 황당 질문 베스트 10

1. 변과 방귀를 참으면 대장암에 걸린다?

변과 방귀를 참는다고 대장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변과 방귀를 참으면 불필요한 독소를 몸 안에 품고 있게 되므로 참지 말고 필요 시 그때 그때 배출하는 것이 좋다.

2. 술이 센 사람은 간이 튼튼해서 약한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술이 간에 미치는 영향은 술 종류와 무관하며 음주의 양과 기간이 문제가 된다. 하루 40~80g의 술을 10년 동안 마신 사람은 알코올성 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즉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잘 못마시는 사람에 비해 한번 마실 때의 양이 많으므로 오히려 더 위험한 편이다.

3.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가 과식을 하면 수술부위가 터질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위를 꿰맨 부위는 생각 이상으로 견고하게 아물기 때문에 과식 등에 의해 터지지 않는다. 단, 그 주변에 심한 궤양이 생기거나 그 아래에 심한 장 유착이 발생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4. 유방암 치료 후 성생활 시 오르가즘을 느끼면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유방암 재발에 영향을 미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성관계 시나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해서 여성호르몬이 더 증가하지는 않는다. 유방암의 치료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성기능이 대부분 회복돼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피로나 통증 등이 성생활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부간의 대화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5. 담배 안피우는 할머니가 폐암에 걸린 이유는 평생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연기를 마셨기 때문이다?
흡연이 폐암의 중요한 원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흡연 이외에도 폐암을 유발하는 인자는 다양하다. 공해, 간접 흡연, 아스베스토스, 크롬, 니켈 등 공업 물질, 유기물질, 방사선 투여 등이 그것이다.

6. 위암의 경우 칼을 대면 암이 더 빨리 퍼진다?
명백한 오해다. 현재까지 위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30년 전만 해도 위암 수술 후 경과가 나빠 이런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수술 후 경과가 더 나빠졌던 것도 암이 너무 많이 진행된 이후에 병원을 찾아왔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최근 위암으로 수술한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약 60%다. 수술 받은 환자의 약 2/3 가량이 5년 후에도 살아 있다는 얘기다. 즉 수술 후 5년 이후에는 재발되는 경우가 극히 적어 완치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섣부른 속설을 믿고 기도원에 들어가거나 금식 등으로 치료하는 것은 위험하다. 암을 더 악화시켜 치료가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7. 치질이 오래되면 직장암이 된다?
치질(치핵), 치열, 치루 등은 항문에 흔히 생기는 질환이다. 이들 증상이 출혈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해 직장암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치질은 직장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8. 브레이지어의 와이어(철사)가 유방암을 유발한다?
전혀 근거 없는 말이다. 이런 오해는 브래지어가 가슴을 죄어 주고 브래지어 속에 들어있는 철사가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불어 브래지어의 소재나 모양, 기능이 유방암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근거도 전혀 없다.

9. 아무리 담배를 피워도 폐가 나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폐암과 담배는 상관 없는 것 아닌가?
유전적으로 아주 특이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오랜 시간 동안 담배를 피웠지만 장수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고속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다 사고가 나도 살아나는 사람이 있지만 누구나 다 살아 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한 개비의 담배를 피워도 건강에 나쁜 영향을 받는다. 단지 운을 믿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너무 위험한 도박이다.

10. 고기를 먹으면 암세포가 빨리 퍼지므로 채식이 좋다?
그렇지 않다. 암세포의 성장에 고기 등의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고기를 먹지 않으면 되려 환자가 영양 불균형을 겪는 등 치명적인 인체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오히려 암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력이 필수적이므로 단백질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