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ㆍ사진)이 2009년 MB정부 시절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같은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민중은 개ㆍ돼지” 교육부 나향욱 기획관…MB정부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기사입력 2016-07-09 10:39
-2009년 교과부 교직발전과장 당시 MB정부 친서민교육정책 보
-MB정부 청와대 행정관 근무…박근혜 정부 정책기획관 승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학구조개혁 등 교육부 정책 기획 담당
-나 기획관 “민중은 개ㆍ돼지…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민중은 개ㆍ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2009년 8월 교과부 교직발전과장 재직 시절 학습보조인턴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MB정부의 친서민교육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
교과부 교직발전과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8월 27일 나 기획관은 경상북도교육청 주관으로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강연회’를 실시했다. 이날 강연에는 학습보조인턴교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나 기획관은 이날 ‘모두를 배려하는 교육, 교육비 부담 없는 학교를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을 중시하는 교육정책’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나 기획관은 학생 잠재력과 가능성을 평가하는 대입전형 입학사정관제, 대학졸업장보다 대우받는 기술인 마이스터고, 자율형사립고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서민 부담을 덜어주는 학원비 안정화 등 MB정부의 교육정책을 설명했다.
나 기획관은 “농산어촌 전원학교, 연중 돌봄학교, 농산어촌 영어교육등 도시에서도 전학오고 싶어 하는 농산어촌 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누구든지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교육으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전날 저녁 나 기획관은 교육부 출입기자 등과의 저녁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신분제’ 얘기를 꺼냈다.
나 기획관은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발언의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는 질문에 “99%”라며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고 했다.
기획관 자녀도 비정규직이 돼서 99%로 살 수 있다. 그게 남의 일 같나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그럴 리 없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또 나 기획관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로 숨진 19세 정비공 사고에 대해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미국은 신분사회가 이렇게 돼 있는데, 이런 사회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런 얘길 한 것이다. ‘네 애가 구의역 사고당한 애처럼 그렇게 될지 모르는데’ 하셨는데, 나도 그런 사회 싫다. 그런 사회 싫은데, 그런 애가 안 생기기 위해서라도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고 했다.
사회안전망을 만든다는 것과 민중을 개·돼지로 보고 먹이를 주겠다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이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한 거다”고 했다.
이후 나 기획관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
'People > 세상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드' 현실이 된 소설…김진명 "더 무겁고 힘든 결정 다가온다" (0) | 2016.07.16 |
---|---|
[스크랩] 샌더스의 힘..민주, 최저임금 등 정강 채택 `좌클릭` (0) | 2016.07.11 |
[스크랩] 70년대 있었던 춘천파출소장 딸 강간살인사건.(스압) (0) | 2016.06.23 |
[스크랩] [팩트체크] "한국인은 숨 쉬듯이 거짓말"..정말 그럴까? (0) | 2016.06.16 |
[스크랩] [취재파일] 너무 커진 `조롱`..`타진요`와 닮은 5·18 왜곡 (0) | 2016.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