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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나무에 의한, 나무를 위한 집

맑은샘77 2015. 8. 20. 11:27
 나무의, 나무에 의한, 나무를 위한 집 [1]
전원지기 (pok0***)님  추천 5 | 조회 4428 | 2015.08.20 08:27 | 신고

나무의, 나무에 의한, 나무를 위한 집

산림조합주택_ 청주 중골목구조주택

 

나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제대로 지은 목조주택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건축주. 기쁜 마음으로 집짓기에 도전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동쪽을 향해 길게 배치된 주택의 정면. 박공지붕에 너른 데크를 지닌 중골목구조주택이다.

↑ 건물을 도로 가까이에 배치해 가능한 한 외부시선을 차단하고, 안뜰까지 차량이동이 가능하도록 동선을 고려하였다.


[House Plan]


대학에서 목재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인 건축주는 항상 귀감이 될 수 있는 목조주택을 짓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목조주택을 새로 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파트에서 바라보니 이쪽 부지에 터를 다지고 있더라고요. 주택단지가 들어서는구나 싶어서 얼른 땅을 분양 받았죠."

건축주 가족은 이전에도 규모 60㎡ 정도의 작은 세컨드하우스를 지어 주말이면 전원생활을 누리고 지냈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 보니 생각보다 사용빈도가 낮았고 경량목구조에 단열이 충분치 않아 늘 아쉬운 점이 있었다.

수입산 목재로 지었던 세컨드하우스와 달리 이번에는 제대로 된 집을 지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한옥을 염두에 두었으나 건폐율을 고려하면 단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고민하던 중, 산림조합중앙회의 추천으로 중골구조의 목조주택을 짓게 되었다. 2층 높이까지 올라가는 주요 기둥은 김천에서 벌채한 천연 낙엽송으로 70년 이상 자란 나무로 추측하고 있다. 나머지 목재도 모두 산림조합중앙회에서 공수해온 국산자재여서, 단가가 높고 단단해 공사기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건축주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 중골목구조 개념도

↑ 도로 반대편에 너른 정원이 있지만, 건물에 가려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 집 안의 중심이 되는 계단실


땅을 구하고, 집의 형태를 결정하고, 설계 시공 회사를 수소문하고 나서야 비로소 '집'을 짓는 일이 시작된다. 혹자는 설계와 공사가 진행되는 그 몇 개월간이 머리가 하얗게 샐 정도로 힘든 시간이라고도 하지만 이 집의 주인은 그때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회상한다. 그 기간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었기에 집짓는 기간이 길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새 집에는 그의 직업과 성향, 가족 이야기가 담뿍 담겨 있다.

대지는 도로와 수직으로 길쭉한 형태에 경사가 있는 둔덕 형태를 그대로 살렸다. 여기에 바로 옆 임야까지 매입해 자연 그대로를 마당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건물을 도로 쪽으로 배치해 땅이 더욱 넓어 보인다.

↑ PLAN - B1F

↑ PLAN - 1F

↑ PLAN - 2F


남향으로 지은 옆집과 달리 동향으로 긴 매스를 선택한 이유는 마당을 안쪽으로 두어서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하고 도로에서 마당으로 동선을 바로 연결하기 위해서이다. 정원에서 생활할 때 부담이 훨씬 덜하고, 거실과 주방은 남쪽으로 배치해 채광상 문제도 없다. 지하 차고 안쪽으로 마련된 펠릿 보일러에 땔감을 들일 때, 도로에서 바로 옮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내 공간 구성은 자녀들이 장성한 뒤까지 고려하여 부부의 생활에 맞추었다. 2층을 아이들이나 손님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1층에는 거실과 주방, 안방 등의 공간을 배치하였다. 주차장과 연결된 지하에는 사무실로 사용될 방이 있고 넓은 공간에서는 당구와 목공 등의 여가생활을 즐길 예정이다. 내부 마감재 또한 낙엽송 루버로 선택해 은은한 나무향이 가득하다. 건축주의 본래 계획은 방마다 소나무, 편백나무 등 다른 목재 루버를 사용해보고 싶었으나 여러 여건상 시도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 2층 홀에서 내려다보면 박공지붕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 집 안 공간 모두 나무로 벽과 바닥을 마감하고 가구도 짜 넣었다.

↑ 주택의 기둥에 사용된 직경 55㎝ 낙엽송의 단면. 경북 김천에서 2013년 벌채한 것으로 73개의 나이테가 선명하다.

↑ 두 면으로 창을 낸 2층 거실. 자녀들이 오면 주로 사용하도록 만든 공간이다.

↑ 부부가 주로 생활하는 1층 거실


마당의 조경은 애초에 혼자 해보려 하다가 지인을 통해 조경회사와 연결되어 작업을 맡겼다. 봄에는 꽃이 피어 여름까지 이어지고, 가을에는 색깔 있는 열매를 얻을 수 있는 마당이 되도록 하는 게 건축주의 꿈이었는데, 생태조경을 중시하는 디자이너를 만나 향이 나는 야생화와 먹을 수 있는 야생 산나물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

생활하는 데 화석에너지가 전혀 들지 않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자 자랑이다. 전기는 태양광으로 사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고 난방은 펠릿보일러여서 석탄이나 석유와 관련된 에너지가 전혀 쓰이지 않는다.

책장을 해 넣고 차양을 달고, 지금도 집을 꾸미고 완성하는 데 여념이 없는 건축주 부부. 요즘의 화두는 집 지을 때 썼던 70년 된 통나무 원판 조각을 잘 보이는 곳에 두어 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처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또 지인 중에 단청을 하는 이가 있어 집에 장식적인 포인트로 단청작품을 설치하려 궁리 중이다. 건축주의 끝없는 주택 사랑이 집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출처 <전원속의 내집>

고수이름 | 전원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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