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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위기를 넘어 희망으로-5부] (2) ‘아기 울음’ 잦아든 한국교회 [2014-11-28 02:03]

맑은샘77 2014. 11. 28. 18:26

[한국교회, 위기를 넘어 희망으로-5부] (2) ‘아기 울음’ 잦아든 한국교회 [2014-11-28 02:03]


9년새 어린이 급감, 청소년 없는 교회가 절반… 입시경쟁·신뢰추락도 ‘교회학교 쇠락’ 부채질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앙증맞다. 신앙의
대물림이 제대로 이뤄진 과거에는 이런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신앙전수율이 낮아
진다면 기도하는 어린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지 모른다. 허란 인턴기자


경기도 부천 A교회는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한데 묶어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A교회 관계자는 “그동안 유아부와 초등부를 나눠 전담 사역자를 별도로 뒀으나 학생 숫자가 줄어들어 부서를 통합했다”면서 “그나마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B교회는 최근 중등부와 고등부를 통합했다. 대학입시를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늘면서 고등부를 별도로 운영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교회학교 학생이 줄어드는 현상은 대도시보다 지방 중소도시가 더 심각하다. 충남 보령 C교회는 2년 전 학생 부족으로 교회학교 문을 닫았다. 한때는 학생 수가 50명에 육박했지만 2년 간 교역자 자리가 비자 급속히 줄었다. C교회는 신학대 등을 통해 전담 교역자를 구하려 애를 썼지만 대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피했다. 고육지책으로 매주 권사들에게 설교를 맡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점차 교회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교회 교육관은 텅 비게 됐다.

경북 경주 D교회 담임목사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교회학교를 구상 중이다. 지난해까지 교회에 출석하던 학생 12명은 모두 대도시 상급학교 진학과 졸업 등을 이유로 교회를 떠났다. 인근 마을에 남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조사해 보니 다문화 가정 자녀들뿐이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크리스천 부모와 학생들마저 입시경쟁에 매달리면서 교회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경고음이 울린 지는 오래지만 다음세대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투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추세라면 교회학교 아이들로 북적였던 한국교회의 주일 풍경은 머지않아 교회사의 한 페이지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 ‘텅 빈 교육관’, 학생 없는 교회 늘었다 =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유년부’ ‘초등부’ ‘소년부’로 나눠 제작했던 초등학생용 교회학교 교재를 지난해부터 ‘저학년’과 ‘고학년’ 2종으로 줄였다. 현장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교회들이 중등부와 고등부를 나누지 않고 ‘중·고등부’ ‘청소년부’ 등으로 통합해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이 같은 현상은 각 교단의 교회학교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육국에 따르면 기감 소속 교회 아동부 학생의 수는 2004년 27만1922명에서 2013년 17만6176명으로 9년 만에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2004년 이후 매년 평균 1만명 이상 줄어든 셈이다. 예장통합도 소속 교회학교 어린이(유년·초등·소년부) 수가 2004년 27만1235명에서 2013년 17만8438명으로 줄었다. 예장고신이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도 교회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학생이 전혀 없는 교회도 늘었다. 예장통합 교육자원부는 올 초 총회 소속 교회 8383개 중 절반가량은 교회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고, 6000여곳은 교육전도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예장합동의 경우 공식 통계를 내진 않지만 교단 소속 교회 중 50% 정도는 교회학교가 없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교회학교 왜 무너졌나 =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데에는 외부적으로 저출산 현상에 따른 어린이·청소년 인구의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외부 요인만 탓하기는 어렵다. 크리스천들마저 세속적 가치에 함몰돼 아이들을 사교육과 입시경쟁으로 내몰고 교회도 이를 방조했다. 신앙전수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임선 기감 교육국 교육교재부장은 “신앙 전수를 위해선 부모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데 주요 임직자들도 자녀를 교회에 데려오지 않거나 예배 때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크리스천 부모들이 신앙보다 입시를 우선시하면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보다 교회학교 어린이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음세대를 위한 전도와 교육의 비전 및 열정이 미흡했고 한국교회의 사회적 이미지가 추락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양재권 예장합동 교육국 차장은 “그간 한국교회는 장년 성도는 목회 대상으로 보지만 아이들은 교육이나 돌봄의 대상으로 봐왔다”며 “이 때문에 교회교육 전문가 양성을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김치성 예장통합 교육자원부 총무는 “교회학교 침체의 근본적 이유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리더십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교회에 대한 인식이 ‘자식 보낼 만한 곳’으로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교회학교 부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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