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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와 장로의 관계, 서열인가 직능인가”

맑은샘77 2013. 7. 6. 20:09

“목사와 장로의 관계, 서열인가 직능인가”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 조사’ 발표

 

 

장로와 안수집사, 권사 등 한국 교회 제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직분에 대해 평신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장로와 목회자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른교회 아카데미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교회의 직제’를 주제로 진행한 ‘제10회 연구위원회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교회 직분에 대한 평신도 의식 조사’라는 주제로 교회 중직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정 교수는 “한국 교회는 직분과 관련해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직분자를 세우는 일에서부터 직분자들 사이의 역할 분담, 그리고 직분자들 사이의 의견 조정과 관련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직분자들 스스로 직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심층 면접 결과에 따르면 교회 중직자 대부분 직분을 교회 안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직분을 통해 교회 안에서 질서가 세워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교회 안에서도 질서는 필요한 것인데 신앙 연급에 따라서 집사, 권사, 장로가 되어 자연스럽게 직분 서열이 만들어지고 표현되기 때문에 질서를 세우는데 직분이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질서를 위계서열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입장이 나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계서열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에서는 교회라는 공동체에서의 위계서열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며, 모든 직분이 어떤 사역을 위한 직분이기 때문에 직분 사이에 위, 아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반해 “위계서열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일반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직분 사이에는 엄격한 구분이 있고, 조직 안에서는 이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결국 역할 분담이 분명하지 않아 생기는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영역의 한계를 분명히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일종의 사역내용 설명서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한국 교회에서는 유교식 서열의식의 영향으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 또는 교회 안의 직분을 위계식 서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에 따라 교회의 ‘평신도’를 일반기업의 평사원과 비슷한 의미로 오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유교적 사고나 관습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으나 때론 성경적 전통이나 가르침보다 유교적 전통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 있는 만큼 한국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유교적 습속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교회 중직자 중에서도 한국 교회에서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되는 장로와 목회자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 교수는 “장로와 목회자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며 “장로는 철저하게 목회자를 보좌하고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장로와 목회자는 협력 관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장로가 목회자를 견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장로들은 스스로를 평신도와 동일시했고, 평신도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다른 평신도들과는 구별하는 표현들을 했고, 어떤 직분자는 교회 헌법을 거론하며 목회자도 장로의 하나이며 목회자와 장로가 동등한 지위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교회는 공동체를 추구하나 그 형태는 사회조직의 특성을 나타낸다. 교회도 하나의 사회 조직으로써 제도화되는 경향을 피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제도화되고 형식주의화되는 교회 직분에 대해 본래의 의미를 찾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결과 한국 교회의 직분자들이 대단한 소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열정이 올바른 방향과 목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직분자들을 바로 이해하고 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