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점자 - 나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고 싶다
무엇때문에 꿈을 포기하는가?
오스트리아 빈 프라이너 콘스바토리움 성악과와 오페라과 수석 졸업, 빈 국립대학 음악학과와 음악교육학과 수료, ‘코지 판 투테’ ‘장미의 기사’ ‘수녀 안젤리카’ ‘피가로의 결혼’ ‘춘희’ 등 여러 작품 주역. 이것이 현재 내 이름 뒤에 따라붙는 프로필이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 힘든 여공 시절, 오로지 노래와 피아노가 좋아 쏟아 부어 온 열정과 꿈이 표면으로 드러난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20년 전, 나는 가난에 허덕이며 방직공장에서 실을 뽑던 여공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가난 때문에 오빠와 동생을 잃을 정도로 참담했다. 중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형편상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느 날 중학교를 보내준다는 말에 신이 나서 고모를 따라나섰다. 중학교를 졸업하니 다음엔 고등학교를 가고 싶었다. 그러나 중학교도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졸업한 마당에 고등학교는 정말 말도 안 됐다. 그러다 우연히 창원에 있는 한일합섬이란 델 가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때 나이 열 일곱 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짐을 싸서 집을 나왔다.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 앞에서 실을 뽑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8시간 공장 일에 4시간 학교 수업. 손가락이 잘려나갈 순간만도 여러 번. 몸은 몸대로 힘들고, 정신은 정신대로 힘든 생활이었다. 여공이라는 약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 갖가지 횡포, 세상에 대한 열등감과 증오…….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있을까 싶던 그 시절을 견딜 수 있게 한 유일한 돌파구는 내게 있어 노래와 피아노였다.
나의 힘으로 번 돈이 처음 손에 쥐어졌을 때, 어릴 때부터 그토록 동경하던 피아노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월급이 4만원이고 학원비는 1만 5천 원. 나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 집에는 피눈물을 흘리며 한푼 보내지 않으면서 피아노 학원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녔다. 피아노 실력이 늘어가고, 교회 합창단에서 노래 실력도 인정받으면서, 이번엔 대학을 가고 싶었다. 여공 주제에 대학, 그것도 부잣집 아이들이나 다니는 음대를 말이다. 1년을 이를 악물고 입시준비를 했다. 그 당시의 생활을 나는 ‘실컷 살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던 때. 그 몸부림은 내게 창원대 음대 합격이란 기쁨으로 이어졌다.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던 대학 시절. 열심히 해도, 국내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느껴져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피아노 학원을 경영했고, 피아노 학원은 나날이 번창해 갔다. 남들은 그대로 아이들 피아노 지도하면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그 시간은 명확한 목표 아래 요구되는 수단이었을 뿐. 4년 후, 나는 모아둔 유학자금을 챙겨 홀로 오스트리아 유학 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되고, 한편으론 유학생활이 덜 외로웠지만,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사는 처지가, 차라리 혼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처지보다 더 고단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을 훌륭한 기폭제 삼아 더 열심히 노래했다. 그리고 10년 만에 수석 졸업이라는 영예를 안고, 귀국해 모교인 창원대 강단에 서게 되었다.
오로지 나 자신과 싸우며 자신의 꿈만 향해 살아온 나, 어떤 이는 나의 삶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인생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 나만의 것, 그 어떤 것도 나 자신보다 중요한 건 없다.
무엇이 두려워, 무엇 때문에 내 꿈을 포기하는가?
돈이든, 나이든, 자식이든, 가족이든, 그 밖의 어떤 이유 때문이든 외부 상황 때문에 가슴속의 열망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제일 안타깝다.
가슴이 시키는 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보면 방법이 없을 것 같은 암담한 순간에도 신기하게 길이 보인다.
꿈을 현실로 바꾸라. 그 가능성이 여러분 안에 숨쉬고 있다. 결코 그대로 내버려두지 말길 바란다.
어떤 이유에서든 꿈을 포기해야 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오늘 좌절하고 있음은 꿈이 없는 탓이 아닌가? 생각해 봐야한다.
꿈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점자 (창원대·수원과학대 교수)
다소 내게는 도전적인 내용이 있는 책이다. 밑줄 친 내용들이 그러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당신 정말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시간상으로 볼 때, 이점자교수가 한일실고에서 일할 무렵 , 나는 그 학교정문 바로 옆에 있는 주산학원에 다녔었겠다. 팔도잔디라고 유명한 잔디밭이 있는 학교. 우리 막내이모도 거기 다녔었는데...^^
대단한 분이셔
.................
박수쳐주고 싶은 사람들.
'People > 감동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스캔들의 제왕’ 경제 앞에 무릎꿇다 (0) | 2011.11.09 |
---|---|
지식채널e - 어떤 의사들 -맨발의 의사들 (0) | 2011.11.09 |
[스크랩] 잡스가 남긴 메시지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 (0) | 2011.10.06 |
죽음 직면한 잡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 (0) | 2011.10.06 |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축사 (0) | 2011.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