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중년

'여성의 가을' 갱년기… 초기에 관리하면 젊음 되찾아폐경 후 몸상태 급변

맑은샘77 2011. 4. 2. 11:43

'여성의 가을' 갱년기… 초기에 관리하면 젊음 되찾아

폐경 후 몸상태 급변 대처 빠를수록 좋아 여성호르몬 요법으로 심혈관질환 예방까지

  • 입력 : 2009.10.27 16:00
  • 여성의 가을, 폐경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한국 여성은 평균 49.3세, 미국 여성은 51세에 폐경을 맞는다. 폐경을 기점으로 여성의 몸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매달 배란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던 난소가 기력이 쇠해지면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갱년기 장애'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 안면 홍조가 폐경 초기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마지막 생리가 끝난뒤 첫 2년간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가 서서히 호전되는데, 대개 하루 3~4번이 보통이나 경우에 따라선 10회 이상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 밖의 초기 증상으로는 불면증, 우울증, 식은땀 등이 있다. 중기에는 질 건조증으로 인한 성교통이나 빈뇨·요실금 등이 생기다가 후기로 갈수록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 치매 등이 동반된다.

    갱년기 장애, 초기 관리가 중요

    하지만 갱년기 장애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대한폐경학회 조사에 따르면, 50~59세 여성 1201명 중 80%가 "갱년기 증상으로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의사와 상담한 적이 있다"는 여성은 37% 뿐이었다. 2007년 조사에서는 40~65세 여성 486명 중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이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의 약 80%는 폐경 후 안면홍조, 우울증, 불면증 등 갱년기 장애가 찾아와 고통받는다. 여성호르몬제제로 치료받으면 갱년기장애 극복은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갱년기증상 완화제도 도움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김진홍 여의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인생 후반부 30년이 시작되는 폐경 이후를 이와 같은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받으며 보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갱년기 치료는 가급적 폐경 초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썰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폐경이 되자마자 여성의 몸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피부탄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콜라겐도 폐경 후 첫 5년 동안 30%가 줄어들고, 뼈도 폐경 후 첫 4~6년에 골소실이 급격히 증가한다. 동맥경화 예방 효과도 호르몬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여성호르몬요법, 심혈관질환 예방

    갱년기 장애 치료는 여성호르몬요법이 많이 사용된다. 여성호르몬요법은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을 정제나 패치, 크림 등의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보충해 주는 치료법이다. 20여 가지의 먹는 약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성분과 용량이 맞춤 처방된다. 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병행요법이 사용되고, 자궁을 적출한 경우에는 에스트로겐만 단독으로 처방한다.

    한때 여성호르몬요법이 심혈관질환과 유방암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지면서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런 통념을 바로잡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면서 호르몬요법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김진홍 교수는 "호르몬요법은 50대 여성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며 "60세 이하, 폐경 후 기간이 10년 이내인 건강한 여성이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유방암의 위험도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김탁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오히려 유방암의 가능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호르몬요법의 시행 기간과 관련, 김탁 교수는 "호르몬제를 몇 년만 사용해야 된다는 원칙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마다 호르몬치료의 득실을 따져본 뒤 이점이 더 많으면 평생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식물성분 증상 완화제도 도움

    유방암 환자, 간질환, 담낭질환, 혈전성 정맥염이 있는 여성은 여성호르몬치료를 받으면 안된다. 과거 유방암에 걸렸던 사람에게도 호르몬요법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나 호르몬요법에 여전히 거부감이 심한 사람에게는 훼라민Q 등과 같은 식물성분 갱년기 증상 완화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해 복용하면 된다.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독일·스위스 등지에서는 식물성분 갱년기 증상 완화제가 여성호르몬요법의 대안으로 많이 사용된다. 갱년기 여성 중 호르몬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은 이런 증상 완화제를 1년 정도 복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