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상담/자살 - 살자

[스크랩] 자살 암시하는 섬뜩한 문자를 받고 보니

맑은샘77 2009. 3. 20. 17:11

자살을 암시하는 섬뜩한 휴대전화 문자를 받고 당황한 나


최근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평소 가깝게 지내던 후배로부터 세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활용한 자살예방 홍보물>


“그동안 많이 신경써주고 도움줘 감사합니다. 마지막 인사드립니다”  이어온 문자에는

 

“그간 즐거웠습니다. 다음 생에서 꼭 봐요  그리고 잠시 후

 

“저도 ○○따라갑니다 (oo는 그와 제가 알고 있는 후배인데 갑작스런 심장병으로 하늘나라로 간 후배입니다)

 

순간 저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멍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외국의 자살 방지 광고, 대형버스 위에 포스터 형태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당황하면서 계속해서 '어떡하지?'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통화를 시도했는데 휴대전화가 꺼져있는겁니다. 정말 너무너무 복잡해지는 가운데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면서 온몸에는 닭살이 돋았습니다.


아마도 서른 번 정도는 재통화를 시도한듯합니다. 그러다 들리는 통화중이라는 음성음이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왔습니다.(만약 이런 상황을 접하게 된다면 절대로 당황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마치 손가락을 이용한 게임이라도 하듯 전 계속해서 통화를 시도했고 그 와 통화가 됐습니다. 그는 상당히 취한 상황이었고 굉장히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저보다는 서너 살이 적은 후배였습니다. 평소 그에게 저는 다소 냉담한 말투와 잔소리를 많이 하는 형이었습니다. 그런 우리는 그런 방식이 통했고 또 그렇게 친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왜 그러니? 무슨 일이야. 너 지금 농담하려고 나한테 그런 문제 보낸 거지? 무슨 일인데…….”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조금씩 이성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그와 20여분의 통화를 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라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살 기도자와 통화에서 중요한 것 한 가지는 ‘힘내라. 지금 당장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 않는다. 지금의 심정 이해된다. 지금은 조금 어렵고 힘들지만 조금만 참아보면 곧 좋아질 거야’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따듯하게 이야기 해주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의 누나와 통화를 할 수 있었고 그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는 다량의 수면제를 먹은 뒤 다시 토해낸 상태에서 온몸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실 그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하고 싶지만 개인적인 문제라 언급하지 않습니다.

 

 <외국의 자살 방지 포스터>

 

현재 우리나라 자살률은 계절상으로 봄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도 2-30대의 자살률이 제일 높습니다. 자살자중에는 60% 이상이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자살에 대한 암시적인 행동으로 의심해 봐야합니다.

 

-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위 사람에게 주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 성직자나 의사, 주변동료를 찾아간다.

 

- 식사량이 줄고, 말이 없어지며, 부부관계를 중지한다.

 

- 마치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이야기한다.

 

- 우울한 상태가 악화되고 점점 위축된다.

 

- 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주위사람에게 나눠준다.

 

- 유언장을 작성한다.

                                                      <한국자살예방협회 1588-9191 참고>

 


또한, 청소년들의 자살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자살 기도시 상담자가 유의할 점들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자살 전에 어떤 형태로든 자살의 의도를 주위에 암시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상이 싫다’, ‘죽고 싶다’, ‘죽고 나면 어떻게 될까’ 등의 말이나 글의 형태로 주위에 알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하게 자살충동에 사로잡히는 기간과 충동에서 시도로 옮기는 기간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살 예측행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개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청소년 자살은 대부분 대인관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살기 싫어서’라고 하더라도 대인관계상의 갈등이나 문제를 주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청소년의 자살은 같은 상황에 처한 주변의 또래들을 통해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변 위험대상들을 먼저 파악한 후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언젠가는 우리의 국어사전에서 자살이란 단어가 없어질 날을 소원해봅니다.

출처 : 경찰관이 바라본 세상에서....
글쓴이 : 박승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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