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주기/결혼 - 신혼부부
[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내 희생, 자식이 알아줄 거란 막연한 기대… 당장 버려라"
맑은샘77
2012. 11. 18. 21:09
[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내 희생, 자식이 알아줄 거란 막연한 기대… 당장 버려라"
20년 벌어 40년 살아야하는데… 혼주들 결혼비용 아우성 [下]
김경록 미래에셋퇴직연금硏 사장, 부모들에게 경고
'리어왕'의 말년을 보라 - 왕위·재산 미리 다 내줬다가 평생 후회하며 비참하게 살아
유산, 자녀 결혼 때 나눠준다? 부모가 노후 다 보낸 뒤에 남는 재산을 물려주는 게 '정답'
혼주들, 지금처럼 집 사주다간 110만 가구 은퇴후 빈곤층으로 조선일보 | 최종석 기자 | 입력 2012.11.17 03:49 | 수정 2012.11.17 09:54
김경록(50·
사진)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사장은 한국의 부모 세대가 자녀 결혼을 위해 상당한 재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부모의 노후생활이)'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은퇴 후엔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생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
근로소득 없이 긴 노후를 버티려면 자녀
신혼집 값 등 급하지 않은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지 않으면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조선일보]
본지는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에 의뢰해 부모들이 지금처럼 자녀들의 신혼집 값을 대줄 경우 장차 어떻게 될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대 110만 가구가 추가로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50~60대는 이미 648만 가구 중 271만 가구가 빈곤층에 속해 있다.
김 사장은 "신혼집 값이 최근 많이 오르다 보니 부모 입장에선 자녀 결혼이 평생 모은 유산을 미리 나눠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자산운용가 입장에서 볼 때 정답은 당연히 '노후를 다 보낸 뒤 남는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모들은 이런 '정답'을 알면서도 '내가 이렇게 희생하면 자녀들이 어떻게든 도와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유산을 미리 나눠주는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
리어왕(King Lear)'을 예로 들었다. "자녀들에게 미리 왕위와 재산을 물려줬다가는 왕(王)도 평생 후회하며 비참하게 살게 됩니다."
김 사장은 자녀들도 '막연히' 부모가 도와주겠지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모가 고생해서 공부까지 다 시켰는데 집까지 마련해 주길 바라는 것은 건강한 생각이 아니다"고 했다. 은퇴 후 연금으로 긴 세월을 근근이 버텨야 하는 부모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안겨줘선 안 된다는 의식이 젊은이들 사이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부모 세대의 부담을 줄이려면 목돈이 드는 전세나 자가(自家) 위주의 주거 문화를 월세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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